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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시중은행도 물꼬 트나

기업은행이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시중은행들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물꼬를 트면 시중은행들도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금융당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의사결정 자율성이 높고, 기존 주주들의 찬성도 필요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오는 2, 3월 사외이사 두 명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4명(김정훈·이승재·신충식·김세직 이사)으로 이중 김정훈 사외이사가 오는 2월 12일, 이승재 사외이사가 3월 25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두 명의 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후보 추천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기업은행 노조는 노사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을 약속한 만큼 더 이상 시기를 미루지 않고 이번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노사는 지난해 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홍배 전국금융노동조합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 공동 선언문을 통해 ‘은행은 노조 추천 이사제를 유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추진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과 정관에 따라 임기가 3년인 사외이사를 최대 4명까지 둘 수 있고,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노조 측은 이를 개정해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갖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한 최종 결과가 시중은행에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다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금융당국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시중은행의 최종 인사 결정권은 주주들에게 있고 노조추천이사제는 금융혁신위원회의 ‘권고사항’ 이어서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KB금융지주의 경우 4번의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모두 실패했다. KB금융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 등 주주들의 반대표로 번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과 KB금융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은행도 우리사주조합과 노조가 꾸준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아직 미지수다.

 

잔여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노조측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신속하게 진행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 외 시중은행은 노조추천 이사제에 대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추진하겠다는 언급만 있을 뿐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노동 이사제’의 맥락으로,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 이사로서 기업 의사 결정에 있어서 의결권과 발언권을 행사하는 제도이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자와 근로자가 성과를 함께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