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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칼럼] 골린이 증가로 달아오른 골프 인구,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

 

[이원태 칼럼골린이 증가로 달아오른 골프 인구,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


전국 골프장은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땡볕, 폭염(섭씨 35℃ 습도 85%)에도 연연하지 않고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한국인의 근성은 대단한 것이다. 

이런 골프에 대한 관심이 골프 산업을 유례없는 호황 국면을 만들면서 골프 인구가 지난해 4000만 명을 넘어서 골프가 한국에 도입된 이후 가장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반짝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새로운 골프 인구의 진입을 보면 이런 호황이 이어지면서 오래 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회 이상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한 골프 인구는 637만 명으로 최근 3년간 35.8% 증가(2017년 469만 명)하였다. 연간 누적으로 4371만 명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평균 7회 정도 라운드를 한 것이다. 골프장, 골프용품, 골프 관련 인력 등을 총괄하는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 2342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2017년 처음 12조 원대에 오른 뒤 3년간 답보 상태였다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14조 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러한 호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신(新) 수요층’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최근 골프에 빠져든 20·30세대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놀이문화로 골프를 선택한 것이다. 2017년 70만 명이던 30대 이하 골프 인구는 매년 급증해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20~30대 여성 골퍼의 증가율은 세대별·연령별 증가율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MZ세대의 골퍼들을 이제는 아예 골린 이(골프+어린이, 골프 초보자를 어린이에 빗댄 말)라 부르는 신조어가 나타날 정도로 이들이 코로나 사태를 이기면서 호황을 누리게 만든 주인공이다. 골린이가 2020년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새로 골프에 입문하는 30대 이하가 과거에도 존재하였지만 골린이라 부를 정도의 골퍼들은 지금에 비해 소수였다. 

 

이들은 대거 골프장과 스크린골프장을 찾았고 골프용품을 구매하면서 2020년 골프업계를 살렸다 할 정도로 이제는 골프 산업에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1년도에도 여전히 골린이 열풍이 식을 줄 모르면서 골프업계 안팎에 훈풍을 불어오고 있다. 이들은 다소 부족한 실력을 명품이나 장비에 돈을 아끼지 않고 공기가 맑은 자연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에게 관심을 가게한 것이다. 국내외 클럽 제조사들은 그동안 쌓아온 비결을 활용해 골린이들에게 적합한 제품을 계속 출시하자 이들의 반응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한, 언택트를 발판으로 인터넷 판매가 폭발하면서 최근 힘이 부족하거나 미스샷이 나더라도 비거리 손실과 정확도를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관성모멘트의 장점이 있는 장비들을 골린이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30 골린이’들이 골프 복장이나 장비에 투자하는 비용은 기존 골퍼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골프 예절을 익히고 유튜브 등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젊음 특유의 개인적인 성향으로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안전사고 예방에는 적극적이지 않고 소흘한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7월 중순 이천의 00골프장에서 폭염 속 라운드 중인 골린이가 카트로 이동 중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한 손에는 손 선풍기를 들고 한 손으로 음료를 마시다가 내리막 급경사 언덕길에서 추락하여 두개골 골절로 인한 의식불명으로 아직도 사경을 헤매고 있다. 비슷한 시기 여주의 00골프장에서는 캐디가 급커브를 돌고 있는 순간 골퍼가 잠시 손잡이를 놓고 내기 중 잃은 돈을 주기 위해 뒷좌석 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골퍼의 몸이 바깥쪽으로 꺾이면서 카트에서 떨어졌다. 머리가 아스팔트 도로에 부딪혀 뇌출혈 진단을 받고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경주의 00골프장에서도 30대 커플이 라운드 도중 여성 골퍼의 티샷을 도와준다고 함께 티잉구역에 올라온 남성 골퍼가 뒤쪽에서 드라이버 샷을 준비하던 여성 골퍼의 연습스윙에 머리를 맞아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하였지만 심한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지자 이들이 캐디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군산의 00골프장에서는 비 오는 날 티샷하던 여성 골프가 양피 장갑을 끼고 스윙을 하다가 젖은 그립이 미끄러지면서 클럽을 놓쳐 커플 남성의 머리에 맞아 안구 손상으로 실명 위기에 처하거나, 러프 옆의 깊은 해저드로 빠진 여성 고객의 공을 찾겠다고 깊은 수풀 속으로 들어간 캐디 앞에 갑자기 출현한 독사가 캐디의 코를 물어 급히 이송되는 사고도 있었다. 
양산의 00 골프장에서는 전반 마지막 홀에서 앞팀이 밀려 티잉구역 뒤쪽에서 승차한 카트에서 대기하던 중 갑자기 뒤 팀의 카트가 내리막을 전력 질주하면서 앞 카트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인해 앞 팀의 골퍼들은 앞으로 몸이 심하게 튕겨 나가면서 추락하여 심한 골절상의 손상을 입었다. 캐디를 운영하지 않은 골프장에서 사고 운전자와 사고로 상처를 입은 골퍼 모두가 골린이였다. 골프장의 '전동카트'는 보통 시속 10km 정도로 속도가 빠르지 않아 편리한 이동수단이지만 시속 20km까지 달릴 수 있다. 전동카트도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하는 자동차로 인정하고 있기에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적용(대구지법 2006가합9822)받고 있다. 천천히 이동하는 카트도 안전거리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최근의 다양한 형태의 안전사고 대부분은 2030 골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력을 보완해주겠다는 커플의 지나친 관심과 함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골프 예절(Etiquette)은 매너(Manners)이다. 매너의 기본 예의는 ‘안전(Safety)의무 준수’이다. 골프에서 매너를 강조하는 이유는 골퍼들의 주위에 산재한 위험 요소가 많으므로 항상 안전에 대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프의 모든 시작은 티잉구역(Teeing area)에서 출발한다. 골프는 안전을 생활화하면서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첫 티잉구역에 서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심호흡 후 티샷한다면 평소보다 공이 더 잘 날아갈 것이다. 우리 인생은 항상 어리석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심지어 포크레인으로 막아 왔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출발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골린이들이 연습장 준비를 마치고 실전 테스트로 골프장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안전의식을 가져야 한다. 오직 공만 잘 치려는 생각으로 그저 공만 쫓아다니는 행동을 보인다면 동반자뿐 아니라 주변의 골퍼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다. 또한, 초보이면서도 공은 반드시 있는 장소에 따라 벌타로 옮겨 쳐야 할 경우가 발생하여도 스코어에 의존하여 그 자리에서 다시 치기를 고집하는 돌발적인 행동이나 한 개의 공으로 한 번만 티샷이라는 기본을 무시하고 잘못 맞은 공이라고 필드에서 여러 번 멀리건을 남발하거나, 분실구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함으로 뒤 팀의 진행까지 방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골프장에서 실수로 발생하는 티샷은 지역규정에 따라 앞뒤 팀의 진행에도 신경을 쓰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가 선용의 즐거움을 나누는 골프장에서 안전사고로 인해 장애를 입거나 아까운 생명을 잃어버린다면 사고를 당한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그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골프장은 건강과 클린 산업의 대표적인 운동 공간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골프 종목이 쾌적한 환경과 건강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코로나19의 위험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무리 골프가 좋고 야외에서 하는 운동으로 감염 가능 위험성이 적다지만 이럴 때 더욱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여야 한다. 코로나19 위험에도 국내 골프 산업은 역사상 ‘지금이 최고의 호황’이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한 한 축으로 골린이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골프장과 골린이들이 상생하면서 건전한 골프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나라 골프는 더욱 성장할 것이다. 

 

 이원태 프로필

 

 

-대원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겸임교수

-대한인명구조협회장

-사회복지학 박사

-응급구조사

-골프 안전지도사

-골프장(캐디) 안전교육기관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