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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중성화 수술, 생활 편의보다 치명적 질병 예방이 주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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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CONOMY(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침과 뜸으로 치료하는 수의사 박의 반려동물 칼럼

 


중성화 수술, 당신의 생각은?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할까요?”
동물병원에 내원한 고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누구나 ‘이 사랑스럽고 어린 강아지에게 굳이 힘든 수술을 시켜야 할까?’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럼 어떤 답이 맞을까요? 여러분이 수의사라고 상상하고 직접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할까?
A. 그렇다 / 아니다

 

 

보호자가 중성화를 꺼리는 이유

먼저 보호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술에 부정적입니다.

하나. 6개월령 전후의 어린 나이에 수술해야 한다.
둘. 반려견이 2세를 얻을 기회를 잃는다.
셋. 수술 비용이 든다.
넷. 반려견을 불편하게 또는 힘들게 한다.
다섯. 개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빼앗는 것 같다.
여섯. 체중이 늘 수 있다.


수의사가 중성화를 권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사가 보호자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권유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영역 표시, 공격성 등의 나쁜 습관을 막아 사람과 친화적으로 바뀐다.
둘. 짝짓기, 발정기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막아줘 ‘성적인 표현’이 덜해진다.
셋.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중성화는 사실 선택 아닌 필수
흔히 수캐에서 중성화 수술은 불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소변을 이곳저곳 눈다든가 하는 문제 같은 불편은 보호자가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충분한 일이라고 여겼던 겁니다.


그러나 뜻밖에 수캐의 성격을 특정 짓는 ‘영역 표시’와 ‘공격성’으로 인한 생활상의 불편, 또는 위험은 그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반려견의 배뇨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끝에 가족 간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길 가다가 갑자기 짖으며 달려드는 ‘우리 강아지’로 인해 식겁했던 적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지인의 방문 시에 돌보는 개가 ‘볼썽사나운 행동’을 보여 민망했던 경험은요? 통계적으로도 이런 문제를 겪는 반려인구는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수의사들이 중성화 수술을 권하는 건 이런 문제보다도 '질병'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중성화의 주목적은 치명적인 질병 예방
최근에 동물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할까 합니다. 보호자와 수의사 사이 생각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근거가 될 듯합니다.


2㎏이 채 안 되는 ‘콩이’와 ‘몽이’는 12년령의 요크셔테리어들이고, 한 배에서 태어난 자매지간입니다. 이 녀석들이 어미 배 안에 있을 때부터 돌봐왔으니 제가 주치수의사인 셈입니다만, 어찌 된 일인지 두 아이 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호자는 12년 전 앞서 거론한 여러 가지 이유로 중성화 수술을 마다했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주치의라고 해도 보호자가 원치 않는 수술을 강권할 수는 없었죠.


‘몽이’는 지난해 유선 종양이라는 질병을 얻었습니다. 유선 종양의 절반은 악성입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노출된 덩어리는 곧잘 터지고 심한 염증까지 동반하기 일쑤죠. 8개에서 10개의 유선 모두가 발병 가능하니, 전체 유선을 모두 떼어내는 ‘전적출’이 해결 방법입니다. 종양 제거와 중성화 수술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콩이’가 자궁축농증 수술을 받았습니다. 자궁축농증은 중년령 이상의 암캐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병입니다. 세균 감염으로 자궁 안에는 고름이 차고, 뱃속은 팽창된 자궁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위와 장이 압박을 받으니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잦은 구토를 합니다. 온몸은 세균 혈증과 극심한 염증으로 고열에 시달립니다. 잔뜩 물을 마시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오줌을 눕니다.


유선 종양과 자궁축농증, 두 질병은 암캐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그러나 이 두 질병은 어린 시기에 중성화 수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큰일을 겪고 난 보호자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두고두고 후회하며, 제게 무거운 당부를 남기셨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병이 생길 줄 알았더라면 당연히 어릴 때 수술을 해줬을 겁니다. 선생님께서 다른 분들께는 꼭 좀 더 강조해서 권유해주세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언급한 질병들이 무조건 생긴다는 보장은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여러분이 수의사라고 상상하고 직접 답해 보신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Q.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할까?
A. 그렇다 /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