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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정선미의 생생한 분석] 실행하게 하는 긍정적 언어 체계 vs 못 움직이게 하는 부정적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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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CONOMY(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타일러라는 방송인이 유튜브에서 한국과 미국식 영어 표현을 비교하면서 “코트를 벗지 마라”라는 한국식 영어 표현은 “Don’t take your coat off”이고, 미국식 영어 표현은 “Keep your coat on”이라고 소개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하지 마’라는 부정적인 언어로 지시하는 반면, 영어는 ‘~~하고 있어’라는 긍정적인 언어로 지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홀썸(교육, 심리상담, 건강서비스) 정선미 대표

이렇게 우리가 “00 하지 마, 00 하면 안 돼”라고 말할 때, 우리는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까? 중고등학교 생활지도교사 연수에서 질문해 봤다. “뛰지 마, 지각하지 마, 싸우지 마, 떠들지 마, 라고 지시하실 때 어떤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지나요?” 대다수 선생님들은 복도에서 뛰는 학생, 지각하는 학생, 싸우고 있는 학생들, 떠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어른들은 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아이들은 어른들이 머릿속에서 그린 이미지 파일을 전송받은 듯이 그렇게 행동했다. 그래서 교실에서 “떠들지 마”라고 소리쳐도 머릿속 그림처럼 금세 떠들고 있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 

 

하라는 그 행동을 하게 하려면 부정적인 언어 대신, 긍정적인 언어로 말하는 것이 좋다. 명확하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일수록 행동하게 하기 쉽다. 예를 들면 ‘뛰지 마! 대신에 사뿐히 걸어’, ‘지각하지 마! 대신에 5분 일찍 도착한다’, ‘떠들지 마! 대신에 수업 시간에는 발표자 이외는 입을 다문다’처럼 안해야 하는 행동이 아니라 해야 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애매모호하게 말하면 갈등이 생긴다. “핸드폰 하지 마! 게임 하지 마!”라고 잔소리하고 돌아서면 이 말이 소용없었음을 발견하는 부모들이 꽤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지 말라는 말은 움직이게 하는 명령어일까? 아니면, 안 할 거거든 하며, 버티게 하는 명령어일까? 

 

행동하게 하는 언어의 예시로 코딩 언어를 살펴보자. 코로나 이전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코딩 교육의 열풍이 불었다. 학부모 유튜브 활용 특강에서 학부모들의 관심사인 코딩에 관해 이야기했다. 로봇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의 언어 체계인 코딩을 실습하기 위해 로봇을 원하는 위치로 움직이게 하는 코딩 명령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먼저, 로봇을 오른쪽으로 한 발, 왼쪽으로 한 발 움직이기로 했다. 첫 번째 명령어를 제시한 사람은 “오른쪽으로 한 발 움직이시오”라고 말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인데 이 명령어를 들은 로봇은 어디를 움직여야 할지 몰라하며 허리를 오른쪽으로 비틀었다. 

 

이 모습을 본 학부모들은 당황해하며 맨 처음 움직이게 할 명령어가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오른발을 들어 90도 회전한 후 제자리에 놓고, 왼발을 들어 90도 회전한 후 오른발 옆에 놓으시오”라는 명령어를 제시했고 로봇이 된 나는 드디어 첫 스텝을 뗄 수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아이에게 첫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은 아이가 해야 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와 핸드폰 사용 때문에 말싸움하는 경우가 잦다. 실례로 “넌 어떻게 맨날 핸드폰만 하니? 안 하기로 했잖아!”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아니거든. 지금 방금 했거든, 맨날 하게 해주기나 했어? 겨우 30분 밖에 못 했거든~~”라며 씩씩거린다. 

 

여기서 무엇이 아이들을 감정적으로 저항하게 한 말인가? 우선, 아이의 행동에서 팩트는 무엇인가? 핸드폰을 한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을 짜증 나게 한 말은 무엇인가? 부모가 붙인 ‘맨날’은 거짓이다. 자신이 한 행동인 팩트에 거짓이 붙으면 아이들은 엄청 짜증을 낸다. 

 

팩트는 명확하게 ‘~~한다’라고 표현되는 긍정적인 언어 체계이다. 행동으로 실행했기 때문에 행동한 것에서 팩트를 찾는 건 쉽다. 부모가 아이에게 팩트 위주로 “00아 지금 핸드폰 하고 있네~ 우리 30분 하기로 했지~ 30분 다 했으니 핸드폰 끄고 다음에 하기로 한 00 행동할 거지?”라고 말하면 아이는 ‘네~’라고 대답하고 그 행동을 하게 된다.

 

부정적인 언어체계를 사용하면 저항이 많이 걸린다. 부정적인 언어 체계인 ‘~~하지 마’는 행동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이거다 저거다’ 각자 해석하거나 따질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내 말이 맞거든, 내 뜻이 옳거든’ 이런 말싸움을 하면 감정적인 소진과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된다. 그러면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거나 일을 미루게 되어 실행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행동하게 하는 긍정적인 언어 체계는 시작 단계에서 목표 행동에 도달할 때까지 디테일한 세부사항을 챙기기 때문에 더 많이 실행하는 쪽으로 가게 한다. 시작 단계에서 1번을 행동하면 그다음은 2번, 그다음은 3번… 목표 행동에 도달할 때까지 해야 하는 행동을 다 완수하면 미션 클리어~ 

 

이렇게 행동하게 하는 긍정적인 언어 체계에서 디테일은 중요하다. 개인이 자신의 미션을 수행할 때도 명확하게 행동하게 도와주고, 다른 사람들과 팀 프로젝트를 할 때도 각자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하는 디테일은 정말 중요하다. 실행하기 위한 디테일이 없는 팀워크에서는 일이 잘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팀원들과 갈등만 커져 스트레스를 폭풍처럼 생성한다. 

 

다음 편에는 ‘디테일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하기 vs 디테일에 따라 실천하고 협력하기’라는 주제로 긍정적인 언어 체계의 디테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