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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마켓의 목소리] 인플레이션 시대 연준 ‘굵고 짧은 긴축’ 펼치나

75bp 금리 인상, 잠재성장률 1.7% 하향 조정.
투자 시장 최대 화두 인플레이션, 어떻게 볼 것인가?

연초 이후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당연히 인플레이션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현재로서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도대체 언제 물가가 피크아웃(Peak out, 정점을 찍고 하락할 기미)을 보일 것인가?’보다 ‘물가를 잡아내기 위해 중앙은행은 어떻게 할 수밖에 없는가?’가 되어야 한다.


요컨대 주요국 중앙은행은 나선형 물가 상승 압력을 끊기 위해 침체를 각오한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시차를 두고 하반기에는 시장의 이목이 ‘경기’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해 본다.

 

WRITER 김주신

 

침체 각오한 긴축전략
미국이 발표한 ‘5월 CPI’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며, 볼커 의장 시대인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기할 점은 같은 날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 심리지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인 197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국경제는 볼커 시대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과 가장 낮은 소비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매크로 환경’에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가장 중요한 연준 입장에서는 ‘긴축 강공’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Fed의 ‘긴축 속도 조절’은 당분간 기대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


1bp도 오르지 않은 BEI
실제로 5월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연준 긴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미국 2년/10년 스프레드는 한 자릿수로 축소됐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근래의 물가 서프라이즈에도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Breakeven Inflation Rate, BEI)은 단 1bp도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시장은 연준의 ‘침체를 각오한 긴축전략’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국 물가는 통제되고 경기는 둔화되는 국면으로의 전환을 프라이싱한 것이다.


지금은 합리적, 그때도 그럴까?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시장의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인 2.5~2.75%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언급하며 금리 상승 폭을 키웠다.

 


한국 기준금리가 2.75%까지 가려면, 베이비스텝 기준으로 올해 남아있는 모든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어야 한다. 가능할까?


2월에 이주열 전 총재는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인 1.75~2.00%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었다. 결국, 정책 전망의 핵심은 지금은 합리적으로 보이는 수준의 인상이 실제 단행될 시점에서의 물가와 경기 여건에도 합리적일까를 고민하는 데에 있다.


주요국의 긴축이 불러올 효과
올해 4분기 우리나라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 핵심근거는 수출 국가 특성상 수출 대상국의 공격적 긴축 효과가 한국으로 전이되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연준이 ‘침체를 각오한 긴축’에 나설 때 미국의 경기 하방 압력이 한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도 사상 최고 수준인 미국의 전략, 즉 ‘중립금리를 크게 상회하는 기준금리’가 한국에서도 유효할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높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불러올 효과’로 시장의 이목이 점차 이동할 전망이다.


자이언트 스텝, 정말 밟을까?
6월 미 FOMC는 여러모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8.5%와 시장 기대치 8.4%를 넘어선 6월 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이후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가 이틀 만에 12% 선에서 무려 98%로 올라서고, 실제 연준이 전격적으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까지 그야말로 숨 가쁘게 진행됐다.


6월 FOMC는 끝났지만, 시장은 7월 FOMC 금리 인상 폭과 우리나라 금통위의 통화 결정 등 이후 예정된 일정에 대한 전망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의 관심은 ‘75bp’라는 금리 인상 폭에 몰려 있는 모습이다.


향후 3년, 미 경제성장률 2% 미만
미 연준은 1년에 4번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이번 6월은 지난 3월에 이어 수정된 경제전망치를 발표하는 FOMC다. 6월 FOMC에서 눈길을 끈 것은 75bp라는 금리 인상 폭도 있지만 1.7%라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지난 3월과 달리 6월 전망치는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지난해 12월 4.0%와 2.2%로 제시됐던 2022년과 2023년 미국경제 성장률은 3월 각각 2.8%와 2.2%로 하향 수정됐고, 올 6월에는 각각 1.7%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

 

이 수치는 통상 2% 전후로 평가되는 미국 잠재성장률이 올해부터 향후 3년 동안은 그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연준, 굵고 짧은 긴축 정책 펼치나
미국경제는 지금 극심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을 누적하는 확장 국면(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국면)이 아니라 디플레 갭(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국면)을 만들어내는 ‘둔화국면’으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는 것은 3월 이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도 있고, 주식시장 등의 자산 가격이 조정되는 영향도 있겠지만, 가파르게 상승한 비용이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 여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이 내놓은 경제전망을 통해 이번 6월 연준의 정책을 해석해 볼 수 있다.

 

당면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지만, 예상보다 경기 둔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강한 긴축 정책을 펼칠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정책의 ‘강도는 높이되 긴축 정책을 펴는 기간은 줄이는’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