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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어느 새부터 골프는 안 멋져

 

쇼미에 나와 쇼미를 저격하다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 이건 하나의 유행 또는 TV쇼. 우린 돈보다 사랑이, 트로피보다 철학이, 명품보다 동묘 앞 할아버지 할머니 패션. 쇼 미 더 머니가 세상을 망치는 중이야. 중요한 건 평화, 자유, 사랑, my life.”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힙합계 등용문 격인 ‘쇼미더머니’에 나와 쇼미더머니를 저격했다고 평가받는 노랫말이다.


‘쇼 미 더 머니가 세상을 망치는 중’이라는 가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 힙합 문화가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매김을 한 건 분명하지만, 한국 힙합씬의 뿌리를 이루던 소공연 문화가 사실상 전멸하게 됐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더 인상적인 건 ‘우린 돈보다 사랑이, 트로피보다 철학이’라는 부분이다. 이건 2022년 현재 어느 업계에 대입해도 울림이 있을 가사다. 사랑은 오글거리고, 철학은 위선적이라는 시대니까 말이다.

 

어쨌든 과거에라도 힙합이 멋졌던 건 힙합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식이 멋졌기 때문이었을 거다.

 

힙합씬 대표 아티스트인 래퍼 팔로알토(본명 전상현)는 한 인터뷰에서 이 가사와 관련해 “힙합 특유의 솔직함과 와일드한 멋이 사라지고 있다. (이찬혁의)이 가사도 그러한 인식의 연장선에서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골프잡지도 골프를 저격하자
어느 새부터 골프도 안 멋지다. 골프업계 코로나19 특수를 견인한 2030 세대가 해외여행이나 화려한 문화 대신 ‘플렉스’ 거리로 찾았다는 골프의 대체재를 찾고 있다.


업계는 ‘비싼 그린피에 관리 안 된 코스’와 ‘이쁜 건 알겠는데 왜 이 정도로 비싸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용품들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나름 정확한 진단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건 새로 유입된 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15~20년 구력의 된 골퍼들도 골프를 떠나 등산으로 낚시로 간단다. 그래도 아직 골프를 즐길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환호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골프 인구가 줄어들기를 바란단다.

 

“골프 친다고? 호갱이구나?”
뭐가 문제일까. 점점 골프를 친다는 게 ‘흑우(=호구) 인증’을 하는 것 같아진다는 게 문제다. 분명 3~4년 전 “요즘 골프를 치고 있어”라고 말하면 “오~잘 나가는데?”라는 말을 듣는 일이 많았다. 실제로 잘 나가서 골프를 시작한 게 아니었으니 별 의미도 감흥도 없는 추임새에 불과했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취미를 가지게 됐다는 게 만족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골프 친다는 얘기를 잘 안 한다. 길게 서술할 필요도 없이 “골프? 돈 써도 대접 못 받는 걸 뭐하러 해?”라는 말을 더 자주 듣고 있기 때문이다. ‘

 

쇼미더머니가 세상을 망치는 중’이라는데 골프를 망치고 있는 건 누구일까.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골프업계 내의 특정 한 산업군의 문제만은 아닐 것 같다.

 

아직도 골프를 치나?
수십 년 전, 누구나 흡연하던 시기를 지나 금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무렵을 떠올린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요새 누가 담배를 피워”,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나?” 하는 사람이 많아질 그 무렵 얘기다. 몇 년 뒤 “아직도 골프를 치는 사람이 있네”라는 얘기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가이드 8월호

편집장 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