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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칼럼] 난청인들의 귀 되어주는 별난 직업 “청능사를 아시나요?”

 

청능사(Audiologist)는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청각학을 전공하고 민간자격시험에 합격한 전문인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직업군이라 보청기를 구입할 때도 청능사에게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낮은 편이다. 앞으로 소비자가 보청기를 구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전문청능사의 세계를 소개한다.

 

WRITER 정순옥

 

청능사라는 직업을 소개하기에 앞서 기억에 남는 사연 하나를 소개한다.

 

전문 청능사로서 18년간 매년 형편이 어려운 분을 선정해보청기를 기부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남학생이었다. 본인과 부모님, 어린 동생 둘까지 모두 청각장애가 있었다. 이 친구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동생이 보청기가 없어 후원을 청하는 내용이었다.

 

이가족을 만나보니 부모는 구화와 수화로 일상 소통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겪고 있었지만, 두 동생은 보청기 없이는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 사연을 보낸 아이 본인도 이미 낡고 부식된 보청기를 교체해야 할 판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어린 동생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고, 결국 세 아이 모두에게 보청기를 후원해주기로 했다. 온 가족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보였다. 청능사로서 일하며 처음 보는 장면도 아니었지만, 이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뿌듯함으로 남았다.

 


사연을 보낸 아이의 착한 마음도, 청력을 되찾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아이들의 미래도, 그런 모습을 지켜볼 부모도,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이지만 전문청능사로서는 늘 ‘이렇게 되기 전에 보청기를 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새는 이어폰을 쓰지 않는 사람이 없다. 영상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타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귀에 뭔가를 꽂고 있다. 난청이 비단 노년기에 국한되지 않고, 젊은 난청인이 늘어나는 이유다.

 

난청은 본인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불편을 준다. 사람을 만나는 일을 꺼리게 되고, 고립되다 우울증을 겪고, 기억력 저하로 결국 치매에 이르는 경우도 상당수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데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착용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는 보청기를 써도 효과가 반감되거나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듯 난청이 있으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게 당연하지만,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보청기 착용을 미루는 일도 잦다.

한번 손상된 청신경은 회복되지 않는다. 경도 난청이라도 조기 발견했다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세계서는 이미 유망 직종인 청능사
청능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업이지만,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인기 직종 10위 안에 들어가는 직업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민간자격이지만,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등록되어 있으며, ‘청능사’로 상표등록(등록번호 제40-1868874호)도 되어있는 정식 직업군이고, 청능사는 현재 4년제 대학 또는 대학원에서 청각학을 전공해 자격요건을 갖춘 후 청능사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청능사 자격이 주어지는 전문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청각학과 청능사라는 학문과 직업이 생소해 보청기 상담 시 ‘전문가’에게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청능 재활 전반 모두가 청능사의 일
청능사의 주요 업무는 난청인의 전반적인 청능 재활이다.

 

청력검사, 보청기·인공와우 등 청각기기의 평가 및 적합, 청능 훈련 등은 물론, 어음 청취를 돕기 위한 청각 보조기기의 착용과 교육,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청력보존 프로그램 시행, 청각 보호구 착용 지도, 선천성 난청의 선별검사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청능사는 보청기 전문센터뿐만 아니라 종합병원, 개인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특수학교, 보청기 제조사, 연구소 등에서 일을 한다.


먼저 병원에서는 청각 능력의 평가, 인공와우를 통한 재활, 신생아에 대한 난청의 선별검사, 이명, 어지럼증 등 귀와 관련된 검사를 하며, 보청기 제조사에서는 보청기 제작 및 청각 검사기기 교육, 컨설팅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학이나 청각 관련 연구소에서 청각 기기 관련 기술 또는 어음의 인지와 관련된 연구를 주 업무로 하기도 한다.

 

  청각사, 청능사, 전문청능사  
이러한 청능사에 대해 현재 ‘청능사자격검정원’에서는 그 자격을 ‘청능사’와 ‘전문청능사’로 구분하고 있다.

 

청능사 자격검정에 대한 공정한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인 ‘청능사자격검정원’은 국가 직무능력표준(NCS)과 청각 관련 국제표준에 근거한 자격관리 및 운영규정에 따라 청능사 배출을 위한 철저한 관리에 임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대한청각학회’에서 주관하는 ‘청각사’도 있다. 서류면접에 통과한 후 3개월간 실습을 이수하고, 필기와 실기시험 평가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자격이며, 현재는 자격증이 아닌 이수증으로 발급된다.

 

청각사의 유지조건, 유지비용 및 사후교육은 없다. 일련의 교육을 수료한 건 맞지만 교육의 양과 질 측면에서 청능사와는 전문성에서 차이가 난다.

 

청능사 자격 분류① 청능사
먼저 ‘청능사’가 되려면 ‘청각학을 전공한 학사 이상의 학위소지자’가 청능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합격해야 한다.

 

세부적인 요건으로는 청각학 각 분야의 학문을 배우고, 240시간 이상의 실습이 요구된다. 대학에서 3학년 이상 수료한 경우와 대학원에서 석사 3학기 이상을 수료한 경우 ‘청능사 자격검정원’이 실시하는 청능사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청능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해당 학과를 졸업하고 청능사 연수를 받아야 청능사로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청능사 자격 분류② 전문청능사
이러한 청능사 보다 한층 더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한 직군이 ‘전문청능사’다.

 

‘청각학 학사학위 소지자’가 청능사 경력 6년과 보수교육 120시간 이상을 수료하거나 ‘청각학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청능사 경력 3년과 보수교육 60시간 이상을 받아야 자격요건이 충족된다.

 

이러한 자격요건은 청능사자격검정원의 ‘청능사관리운영규정’에 의해 관리된다.


청능사 직업 전망은?
한국은 현재 고령화 등으로 노인성난청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청능사라는 직업은 고령화 시대에 실버산업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직종이다.

 

게다가 최근 무분별한 이어폰 사용, 소음공해와 이독성 물질에 대한 노출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난청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한 청력보존프로그램과 청력 보호구 개발, 선천성 난청의 조기 선별 프로그램 등 최근 국가 차원에서도 이 분야에 관심이 높다.

 

다양한 학문이 결합된 청각학이 학문적인 발전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청능사 또한 유망 직종으로 주목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