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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 왜소 신체변형공포 “수술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신체변형공포가 제때 해소되지 않고 쌓인 환자들은 ‘수술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여기게 된다. ‘정상이니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믿지 않고, 불필요한 수술을 자꾸 받으려고 든다. 수술 후 오히려 집착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맹목적인 수술보다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행동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콤플렉스에서 진정으로 탈출할 수 있다.

 

WRITER 윤종선

향상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거울을 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회활동을 하는 인간에게는 당연한 본능이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만족감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사람은 대부분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정상적인 신체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과 코가 작아서, 또는 턱이나 광대가 튀어 나와서 아주 못생겼다고 여기거나, 키가 작거나 뚱뚱하다고 느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큰 불편함을 겪고 사는 ‘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꽤 많다. 정신학적인 병명으로는 신체변형공포 또는 신체변형장애다.

 

잘못된 이상이 심신을 망가뜨린다
신체변형공포는 주로 안면(이마, 눈, 코, 입, 턱, 눈썹, 주름, 치아), 목, 가슴 또는 유방, 손과 발 그리고 성기 등에 대해 잘못된 신념(또는 이상)을 가진 경우다. 이 증상이 성기에 대해서 나타나는 경우는 약 8% 정도인데, 이를 ‘음경 왜소 신체변형공포’라고 한다.

 

주로 성기의 크기에 대한 불만족이 많지만, 모양에 대해서도 불만족을 느끼는데, 가장 흔한 것이 음경이 한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다는 것에 대한 염려, 귀두의 모양이 버섯 같지 않다는 집착, 심지어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성기 결함에 대해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좌우로 휘어지지 않은 반듯한 성기는 없고, 대부분 귀두와 음경의 몸통 크기는 비슷하므로 실제 버섯 같은 음경 외형은 일반적인 게 아니다.


불안은 결국 집착이 된다
남성 대부분은 자신의 성기 크기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지니고 살아간다.

 

자신의 성기가 정상 범주보다 작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그렇기에 잠자리에서도 ‘수준 이하’의 기능을 할 거라는 두려움도 그 불안감에 포함된다. 이는 성기가 클수록 파트너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성적 흥분을 잘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에서 비롯된 집착이다.

 

종일 ‘그곳’ 생각뿐? 일상이 무너진다
신체변형장애는 자신의 음경이 단순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서 크기와 외형에 대한 고민과 집착으로 인해 학교 또는 직장 그리고 사회생활을 수년 이상 하기 어렵고, 자신의 관심사가 ‘그곳’에만 집중되어 다른 일들을 아예 못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환자 중 일부는 자신의 결함을 보지 않기 위해서 거울을 없애기도 하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사우나 같은 곳을 아예 가지 않기도 한다.


심리적인 원인이 더 크다
필자는 특히 성기의 ‘크기’에 집착을 보이는 신체변형공포 환자의 심리적인 측면과 음경확대술의 치료적 효과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신체변형공포는 신체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이성에 눈을 뜨는 사춘기 때부터 시작한다. 이때는 자신의 걱정거리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야 진단을 받는 경우다.


가벼운 농담에도 상처, 예민한 남자들
이들은 남들이 던지는 가벼운 농담이나 의미 없는 대화에서 상처받고 심각하게 고민한다. 예를 들면, ‘거시기가 크다 말았네’ 또는 ‘저걸로 남자 구실이나 하겠어?’, ‘덩치만 크지 실속은 없네’ 같은 단순 추측성 발언에도 예민하다.

 

주로 스포츠신문에 실린 ‘관련’ 광고나 의학 칼럼, 의학서적 등을 집중적으로 탐독하면서 ‘수술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여기게 된다. 그리고 콤플렉스 탈출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안고 비뇨기과나 성형외과를 찾아온다.


막상 신체검사를 해보고 “정상적인 크기라서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쇼핑하듯 다른 병원들을 전전하면 차라리 다행이고, 무면허 돌팔이에게 혹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기도 한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일상생활
이들은 주로 부끄럼이 많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학교나 직장에서 소극적이며 여성을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린다. 자신의 음경이 작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왜소한 여자와 교제를 하는 경향도 있다.


대부분 공중화장실의 남자용 변기에서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을 엄청 꺼리고, 지인과 사우나 가는 것을 두려워해 운동 후 샤워를 같이하는 골프 같은 스포츠를 싫어한다.

 

백번 양보해 여기까지는 ‘그런가보다’하고 넘길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면 조루증이나 발기부전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신학적으로는 강박성 장애 또는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보이는 경향이 많아서, 불안감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기도를 하는 심각한 사례도 있다.


수술만이 정답 아니다
이러한 행동 양태의 변화는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하고 점진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증상의 강도가 주변 환경과 시기에 따라 변하고 집착하는 부위와 걱정하는 사항이 변할 수도 있어서 치료해도 개선되지 않아 환자와 의사 모두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음경 왜소 신체변형장애가 있는 경우 불필요한 수술을 자꾸 받으려고 하며, 수술 후 오히려 집착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맹목적인 수술보다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