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가 11월 10일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2024’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올 한해 KLPGA투어는 31개 대회에 총상금 약 332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 대회당 평균 상금이 10억7,097만 원에 이른다. 그 결과 올 시즌 누적 상금 10억 원을 넘게 받은 선수만 윤이나를 비롯해 4명이다.
가장 영광스런 대상은 윤이나(21)나 차지했다. 윤이나는 대상 외에도 상금왕, 평균 타수, 톱10 피니시율 등에서 1등을 차지했다. 올해 특이한 현상으로 마다솜(25), 박지영(28), 박현경(24), 배소현(31), 이예원(21) 등 5명은 각 3승을 올려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신인상은 유현조(19)가 일찌감치 차지했다. 유현조는 데뷔 첫 해 우승하고, 2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9차례나 들었다.
치열한 경쟁과 감격스러운 순간들로 골프팬들을 매료시킨 올 한해 KLPGA투어를 정리한다.
김대진 편집국장
(윤이나가 SK 텔레콤 SK 쉴더스 챔피언십 2024' 1라운드 3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 2024시즌은 윤이나의 해...치열했던 타이틀 경쟁 끝에 대상, 상금왕 등 차지
2024시즌은 한마디로 윤이나의 해였다. 오구 플레이로 징계를 받고 필드에 복귀한 윤이나는 보란듯이 실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윤이나는 31개 대회 중 25개 대회에 나가 우승 1회, 준우승 4회, 톱5 11회, 톱10 14회의 성적을 올렸다. 컷 통과는 21개 대회였다.
그 결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대상 부문에서 박현경과 박지영을 제쳤다. 대상 포인트는 윤이나가 535점, 박현경 503점, 박지영 487점이었다.
윤이나는 상금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윤이나는 시즌 누적 상금 12억1,141만여 원으로 박현경과 박지영을 눌렀다. 박현경과는 7,800만여 원 차이가 났다.
평균 타수에선 윤이나가 70.0526으로 1위, 박지영이 70.1772로 2위, 김수지가 70.2317로 3위를 차지했다.
톱10 피니시율에선 윤이나가 56.0000으로 1위, 박현경이 48.1481로 2위, 박지영이 45.8333로 3위였다.
그린적중률에선 김수지가 80.7588로 1위, 윤이나가 78.3626으로 2위에 올랐다. 그 뒤로 유현조가 77.1868, 김민별이 76.7738, 방신실이 76.6284였다.
신인상은 유현조의 완벽한 승리였다. 유현조는 데뷔 첫 해인 올해 9월 8일 끝난 ‘KB국민은행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위 이동은과 신인상 포인트에서 훨씬 앞섰다.
유현조의 신인상 점수는 2,334점, 이동은은 1,581점이었다. 신인상은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상보다 영예로운 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현조의 2025시즌 활약에도 벌써부터 큰 기대가 모이고 있다.
(유현조와 최가빈이 'S-OIL 챔피언십 2024' 파이널 라운드 1번 홀 그린에서 브레이크를 살피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 2024시즌을 빛낸 3승 다승자 5명...사상 첫 기록
이번 시즌엔 3승을 올린 다승자가 5명이나 나왔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 텔레콤, SK 쉴더스 챔피언십 2024’에서 마다솜이 연장전 끝에 이동은을 꺾고 우승하면서 다승왕 대열에 합류했다. 5명이 총 15승을 합작했다.
한 시즌에 다섯 명의 선수가 3승을 달성해 다승왕에 오른 것은 KLPGA투어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적으로 다승왕 시상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공동 다승왕 기록을 살펴보면, 2013시즌에 김세영(31)과 장하나(32)가 3승씩을 기록하며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0시즌에는 김효주(29), 안나린(28), 박현경이 2승씩 거둬 공동 다승왕에 오른 바 있다.
(마다솜이 'SK 텔레콤 SK 쉴더스 챔피언십 2024' 2차 연장전에서 이동은을 꺾고 우승 확정지은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 세례와 꽃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시즌 2승을 올린 선수는 노승희(23)였다. 노승희는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후,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밖에 윤이나, 황유민(21), 김수지(28), 유현조, 이가영(25), 박민지(26), 김민별(20), 지한솔(28), 박보겸(26), 김재희(23), 문정민(22), 고지우(22), 최은우(29), 이정민(32) 등이 1승을 거뒀다.
(배소현이 'S-OIL 챔피언십 2024' 파이널 라운드 2번 홀에서 캐디와 함께 코스를 파악하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 생애 첫 우승의 감격...배소현, 노승희, 유현조, 김민별, 문정민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은 각별하다. 수많은 선수들이 투어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반면 데뷔 첫 해에 우승을 하는 행운아가 있는 반면 10년이 넘게 걸려 우승하는 선수도 있다. 올해 KPGA(한국프로골프협회)투어에선 이대한(34) 선수가 데뷔 15년만에 첫 우승을 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올해 3승을 기록한 배소현과 2승을 올린 노승희, 1승을 기록한 김재희가 모두 첫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배소현은 5월 26일 끝난 ‘제13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노승희는 6월 16일 레인보우힐스에서 끝난 메이저 대회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현조는 2013시즌 ‘기아자동차 제27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전인지(30)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신인 우승자가 되어 주목받았다.
2023시즌 신인상 수상자인 김민별은 ‘2024 동부건설 ·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김민별은 작년 우승을 하지 않고 신인상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으나 올 시즌 첫 우승을 거뒀다. 2023시즌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인 문정민은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다.
△ 상금 10억 원 넘긴 선수 윤이나 등 4명, 박민지 동일 대회 4연패, 이정민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 이예원과 마다솜 노 보기 우승 등
올 시즌은 각종 다양한 기록이 쏟아졌다. 먼저 상금 부문에선 10억 원을 넘긴 선수가 4명이나 나왔다. 윤이나와 박현경, 박지영, 황유민이 시즌 상금 10억 원을 넘겼다.
그 뒤로 김수지, 마다솜, 이예원, 노승희가 9억 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다. 배소현은 8억1,719만 원으로 상금 순위 9위를 차지했다. 상금 순위 10위 방신실은 6억9,249만 원으로 배소현과 1억2,470만여 원 차이가 났다.
박민지는 ‘2024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투어 사상 최초로 동일 대회 4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정민은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에서 72홀 최소 스트로크 우승 타이 기록인 23언더파 265타(68-69-62-66)를 기록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예원과 마다솜은 각각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과 ‘S-OIL 챔피언십 2024’에서 빈틈없는 경기 운영으로 노 보기 우승을 기록하며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최은우, 이예원, 박민지, 노승희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계속 선두를 유지한 채 우승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해 독보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송이가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 텔레콤, SK 쉴더스 챔피언십 2024' 최종 라운드 1번 홀 그린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 안송이 통산 360번 째 대회 출전으로 역대 최다 출전 기록 갈아치워, 이예원 104홀 연속 노보기 기록, 전예성 버디 12개로 한 라운드 최대 버디 기록 경신, 올 한 해 21회 홀인원 나와 명장면 연출
‘꾸준함의 대명사’ 안송이(34)는 ‘S-OIL 챔피언십 2024’에서 KLPGA투어 통산 360번째 대회 출전을 기록했다. 종전 홍란(38)의 359개 기록을 넘고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연속 노보기 홀 기록도 다시 썼다. 이예원이 ‘2024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 16번 홀부터 ‘2024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 11번 홀까지 104홀 연속 노보기 홀 기록을 세웠다. 김자영2(33)이 갖고 있던 99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예성(23)은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12개를 기록했다. 이는 한 라운드 최다 버디 기록이다. 이 외에도 2024시즌 동안 총 21회의 홀인원이 터져 나와 다채로운 명장면들이 연출됐다.
2024시즌에는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노승희다. 노승희는 344개의 버디를 기록했다. 노승희는 작년 266개보다 78개의 버디를 더 많이 기록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증명해 냈다. 평균 버디 수로 보면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윤이나가 25개 대회에서 76개 라운드를 뛰며 308개의 버디를 기록해 평균 4.0526개로 1위에 올랐다.
(안선주, 김수지, 방신실이 'S-OIL 챔피언십 2024' 2라운드 1번 홀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KLPGA)
△ 장타퀸은 평균 드라이버 거리 256.23야드 기록한 방신실, 달걀 골퍼 김해림 은퇴
올 시즌 장타퀸은 방신실(20)이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장타퀸에 올랐다. 올해 방신실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56.2344야드. 윤이나가 254.9820야드로 그 뒤를 이었다.
시즌 말미에는 KLPGA투어 통산 7승을 달성한 ‘달걀 골퍼’ 김해림(35)이 은퇴식을 갖고 필드를 떠났다. 2007년 입회 후 오랜 시간 동안 투어에서 활약하며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김해림은 은퇴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김해림은 후원사였던 삼천리 골프단 코치로 활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