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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에 물든 함평, 나비 따라 걷다 보니 사막이 펼쳐졌다

- 꽃과 나비 사이, 이국적 사막정원…머무는 축제로 변신한 함평나비대축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함평군에 봄이 내려앉았다.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사람들은 그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함평나비대축제는 그렇게,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자리다.

 

‘꿈꾸는 나비, 시작되는 여정’이라는 이름처럼, 축제장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작은 여행의 시작점이 된다. 형형색색 꽃밭 위를 스치는 나비의 움직임은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을 잠시 멈추게 한다.

 

이 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전국 대표 봄 축제 중 하나다. 나비 생태관, 야외 꽃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가 어우러지며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살아있는 나비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전시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체험하는 교육의 장이 된다.

 

그런데 이곳, 예상 밖의 장면이 있다.
다육식물관 안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풍경이 확 바뀐다. 꽃 대신 모래의 감성이 스며든 ‘사막정원’이다.

 

은은한 빛을 내는 램프, 바닥에 펼쳐진 양탄자, 그리고 어딘가 비밀을 숨긴 듯한 보물상자. 여기에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더해지며 사막의 질감이 공간 전체를 채운다.


최근 관람객 참여형 전시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이곳은 ‘머무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관람객들은 그 공간에 오래 머문다. 걷기보다는 멈추고, 보기보다는 담는다. 사진 속에, 기억 속에. 실제로 포토존 곳곳에는 가족과 연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며 축제장의 또 다른 중심이 되고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친구와 웃음을 나누는 연인들.
누군가는 “여기, 한국 맞냐”고 웃으며 말한다. 그 말 속에는 낯설어서 더 즐거운 감정이 담겨 있다.

 

함평군은 이 낯섦을 의도했다.
익숙한 봄 풍경 속에 작은 이국을 끼워 넣어, 관람객에게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을 만들겠다는 것. 단순한 전시를 넘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축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 의도는 꽤 성공한 듯하다.
사람들은 꽃길을 걷다가도, 결국 그 사막에 다시 발걸음을 멈춘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나비 방사 체험, 지역 농특산물 판매,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축제.
나비를 보러 왔다가, 뜻밖의 풍경 하나를 더 가져가는 곳.
지금 함평은, 그런 계절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