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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국립공원 32홀 파크골프장 추진 논란

환경단체, “국립공원에 위법 승인 절대 불가” 반발
기후부, “유휴 주차장 활용한 제한적 시범사업” 설명
정읍시, "동호인 증가에 따라 인프라 확대 필요" 입장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전북 정읍시가 추진 중인 내장산국립공원 내 32홀 규모 파크골프 시설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환경단체와 정부, 지역 체육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는 “국립공원 개발 규제를 우회한 위법 승인”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정읍시는 급증하는 생활체육 수요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반 시설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5개 시민·환경단체는 13일 성명을 통해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의결한 ‘내장산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단체들은 “정읍시가 당초 ‘파크골프장’으로 추진하던 사업 명칭을 법적 근거가 없는 ‘파크골프 체험시설’로 변경해 승인 절차를 통과시켰다”며 “사실상 명칭 변경을 통한 편법 승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업은 내장산 공원자연환경지구 내 약 4만 1,394㎡ 부지에 32홀 규모 파크골프 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축구장 6개 규모에 달하는 면적으로 환경단체는 자연공원법 시행령상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금지 시설이며 파크골프장 역시 공원시설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기후부가 법제처 유권해석 없이 자체 판단만으로 안건을 통과시켰고, 의결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반 도시공원에서도 파크골프 시설 규모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립공원 내에 32홀 규모 시설을 허용한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단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선례가 되면 전국 국립공원 곳곳에서 유사 개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며 “국립공원 보전 체계 전반을 흔드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부 장관의 공원계획 변경 고시 중단과 심의 과정 공개를 촉구했다.

 

반면 기후부는 “사업 대상지는 단풍철을 제외하면 활용도가 낮은 공원 입구 주차장 부지”라며 “주차 기능과 체육시설 기능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제한적 허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태계 영향과 환경적 합리성, 운영 효과 등을 검토하기 위해 3년간 시범운영 후 국립공원위원회가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파크골프 열기와도 맞물려 있다. 정읍에는 동진강변에 조성된 36홀 규모의 신태인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지난해 전북 최초 대한파크골프협회 공인구장 인증을 받았다. 전국 39번째 공인구장으로 이름을 올린 신태인파크골프장은 각종 동호인 대회와 전북권 교류전이 열리는 대표 생활체육 공간으로 연간 2만 명 이상이 찾는 지역 대표 체육시설이다. 

 

정읍천 둔치 일대에서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형 파크골프 공간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까지 늘어나면서 중장년층과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참여 인구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정읍시는 파크골프를 관광과 연계한 체류형 스포츠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내장산과 구절초지방정원, 정읍천 관광권 등을 연계한 스포츠 관광 모델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고령층 여가 수요 증가와 생활체육 활성화 흐름에 맞춰 파크골프장 확충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전국대회 유치와 관광객 증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내장산 사례처럼 국립공원과 자연보호구역 내 체육시설 조성을 둘러싼 환경성과 공공성 논란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생활체육 확대 필요성과 자연 보전 원칙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향후 정부와 지역사회 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