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는 지금 대한민국 생활체육의 가장 뜨거운 종목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지역의 시니어 여가활동 정도로 여겨졌던 파크골프는 이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구장을 조성하고, 수많은 동호인이 대회와 여행, 교육, 용품 시장을 만들어가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반드시 직시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파크골프는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성장 방식은 이미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멈춰버린 시계, 23만 명의 딜레마
파크골프의 성장세는 한국 생활체육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궤적을 그렸습니다. (사)대한파크골프협회의 등록 회원 수는 2020년 4만 5,000여 명에서 2024년 18만 명대를 넘어섰고, 2025년에는 23만 명까지 증가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폭발적인 커브를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2026년 6월 현재 등록 회원 수는 23만 명대에서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 정체가 아닙니다. 공공 인프라 중심의 보급 정책이 만들어낸 성장 한계점입니다.
지금까지 파크골프장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공공파크골프장을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하천부지와 공원,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구장을 만들 수 있었고, 시니어 생활체육 수요와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급성장의 그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좋은 시간대 예약은 어렵고, 특정 단체의 독점 이용 논란도 반복됩니다. 하천변 구장은 침수와 복구 문제를 안고 있고, 잔디 관리와 시설 유지비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구장을 더 짓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파크골프는 이제 “몇 홀을 더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파크골프장을 만들고, 어떻게 운영하며, 어떤 산업으로 키울 것인가”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나라는 일본입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파크골프의 대중화를 경험했습니다. 지자체 중심의 공공 구장이 빠르게 늘어났고, 많은 시니어들이 파크골프를 즐겼습니다.
일본 파크골프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파크골프가 ‘고령층의 소일거리’, ‘가벼운 레크리에이션’이라는 틀 안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스포츠가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동경할 만한 선수, 돈을 지불할 만한 시설,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입니다.
일본 파크골프는 대중화에는 성공했지만, 프로 스포츠화와 하이엔드 민간 모델, 디지털 전환, 세대 확장에서는 충분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민간 구장은 수익성 문제를 겪고, 젊은 세대 유입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가 지금의 방식에만 머문다면 우리도 같은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공공 구장 중심의 양적 확장, 시니어 중심의 레크리에이션 프레임, 낮은 이용료에 익숙한 시장 구조만으로는 파크골프를 100년 스포츠산업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공공파크골프장에서 민간파크골프장 시대로
공공파크골프장은 대한민국 파크골프 보급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이 역할은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공공 구장이 없었다면 오늘날 파크골프의 대중화도 없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성장은 민간파크골프장에서 나와야 합니다. 현재의 민간파크골프장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민간파크골프장은 공공파크골프장보다 시설이 열악한 경우도 많습니다. 단순히 땅을 확보하고 홀을 만들어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민간파크골프장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유료 시설이라면 공공 구장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좋은 잔디, 안정적인 배수, 전략적인 코스 설계, 쾌적한 클럽하우스, 예약 시스템, 친절한 응대, 교육 프로그램, 대회 운영, 식음과 관광 연계까지 갖춰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민간파크골프장의 방향입니다.
최근 파3 골프장을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한 웨스트우드영천파크골프장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기존 골프장 인프라를 활용하면 잔디, 배수, 주차, 접근성, 관리 시스템 측면에서 일반 신규 조성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코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민간파크골프장은 ‘싼 구장’이 아니라 ‘가치 있는 구장’이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 앞에 서 있습니다. 파크골프 산업화를 위해서는 3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레크리에이션에서 전문 스포츠로, ▲18홀·1만4,000평 하이엔드 수익형 모델의 표준화, ▲디지털 전환과 교육 표준화가 그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AI 플랫폼 산업과 3050세대·유소년 시장 확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다음 성장 전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영창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 수석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