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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COLUMN] “나이스 샷” 뒤에 숨은 정체불명의 골프 용어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정작 필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여전히 정체불명의 외래어와 국적 없는 은어들로 가득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무심코 쓰는 용어 중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 잘못된 표현이 많다. 품격 있는 골퍼가 되기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대표적인 오용 사례들을 짚어보자.

 

‘라운딩’과 ‘몰간’

흔히 쓰이는 잘못된 용어 중 하나는 ‘라운딩(Rounding)’이다. “어제 라운딩 갔어” “언제 라운딩 한번 할래” 등 라운딩이란 표현을 누구나 자주 쓴다.

그러나 ‘라운딩’이란 용어는 골프규칙에는 없다. 올바른 표현은 ‘라운드’다. ‘라운드(Round)’란 골프에서 위원회가 정한 순서대로 18개 홀(또는 그 이하)을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라운딩이란 잘못된 용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해선 안된다. 골프 전문 여행사의 상품에도 ‘라운드’ 대신 ‘라운딩’으로 표기돼 있다. 이는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 잘못된 용어다. 프로 골프대회 TV 중계방송을 보면 첫날은 1라운드, 둘째 날은 2라운드, 셋째 날은 3라운드, 마지막 날은 4라운드로 분명하게 자막(字幕)에 나온다.

그다음은 ‘몰간’이다. 이는 ‘멀리건(Mulligan)’을 잘못 표현한 것이다. 멀리건은 샷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동반자가 벌타 없이 다시 샷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정식 골프룰에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친선 경기에서 실력 차가 클 때, 혹은 동반자가 초보일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멀리건이 사용된다.

정확한 용어가 아닌 잘못된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그 사람의 골프 수준을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만다. 룰을 알고 에티켓을 갖춘 골퍼라면 본인이 사용하는 골프 용어도 그만큼 적확해야 한다.

 

‘핸디’와 ‘홀컵’, ‘OK’

아마추어 골퍼들이 자신의 실력을 얘기할 때 “내 핸디는 18개야” 혹은 “나는 핸디가 9야”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핸디(Handy)’는 영어로 ‘유용한, 편리한’ 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손재주가 있는’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자신의 골프 실력 기준을 말할 때는 명사형인 ‘핸디캡(Handicap)’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린 위 깃대가 꽂힌 구멍을 ‘홀컵(Hole cup)’이라고 부르는 것은 역전앞(驛前-)과 같은 중복 표현이다. ‘홀(Hole)’ 또는 ‘컵(Cup)’ 중 하나만 써야 한다.

그린에서 공이 퍼터 길이(그립을 제외한 샤프트 부분) 정도로 홀에 붙었을 때 그 퍼트를 성공시킨다는 가정 하에 동반자가 흔히 ‘오케이(OK)’를 주는 데 이는 ‘컨시드(Concede)’의 잘못된 표현이다. 물론 ‘컨시드’는 매치플레이나 친선 경기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정식 스토로크 방식 경기에선 컨시드가 없다.

 

‘빠따’ ‘라이’ ‘오너’ 등

‘퍼터(Putter)’를 ‘빠따’라고 하는 것은 일본어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린에서 스트로크를 할 때 사용하는 골프채는 분명 ‘퍼터’다.

그린에서 공이 굴러가는 경사면을 ‘라이(Lie)’라고 부르며 “라이가 안 좋다”고 하지만, 라이는 ‘공이 놓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린의 경사나 흐름은 ‘브레이크(Break)’ 또는 ‘슬로프(Slope)’라고 표현한다.

티샷을 하는 구역은 ‘티잉구역(Teeing Area)’이다. 종전에는 ‘티잉그라운드(Teeing Ground)’라고 했으나 2019년 개정된 룰에선 티잉구역으로 바뀌었다. 티잉구역에서 첫 번째로 플레이할 권리를 말하는 ‘아너(Honour)’도 ‘오너(Owner)’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오너는 소유주란 뜻으로 플레이 순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라운드 시작 시각을 뜻하는 ‘티오프(Tee Off)’를 ‘티업(Tee Up)’으로 잘못 부르는 경우도 많다. 티오프는 티에서 공이 떠난다는 뜻이고, 티업은 티 위에 공을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티오프 시간이 정확한 표현이다. 최근에는 ‘티 타임(Tee Time)’이란 용어를 많이 쓴다.

 

언어는 골퍼의 품격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로, 스스로 규칙을 지키는 ‘Self-Regulation(자기 통제)’과 동반자에 대한 ‘Respect(존중)’를 근간으로 한다. 필드에서 사용하는 언어 역시 규칙의 일부다. 무심코 쓰던 잘못된 용어들을 바른 표현으로 고쳐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싱글 핸디캡 골퍼로 가는 첫걸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