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계절 중 가장 힘든 라운드는 여름 골프일 것이다. 여름 골프는 나름 장점도 있지만 호우와 폭염이 이어지고, 건강과 목숨’ 둘 다 지키면서 무엇보다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준비할 것도 많다.
여름 골프는 자체의 매력이 있다. 잔디가 가장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라 페어웨이가 융단을 깐 듯 짙푸르고 푹신하여 샷을 할 때의 손맛과 질감을 느끼기에 최상이다. 무엇보다 여름은 일조 시간이 길어져 많은 시간을 골프장에 머물 수 있기에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며, 자연 속에서의 힐링도 함께 누릴 수도 있다. 일몰을 바라보면서 동반자와 함께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제공한다.
그러나 골프에서 사망사고도 주로 여름철에 발생한다. 라운드 도중 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 벼락을 맞아 사망하는 낙뢰 사고, 그리고 동물(멧돼지·고라니 등)로부터 그린이나 페어웨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전기 울타리에 감전되어 사망하는 감전사고 등이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익사 사고는 타구, 카트 사고에 비해 발생 빈도는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사고이다.
여름철 가장 위험한 골프장 사고는 연못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이다
골프장 익사사고 태반이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들이다. 골프장 안전사고 중 익사사고는 해마다 발생하는 중대 사고로 최근 10년간 골프장 안전사고 사망자 중 익사 사고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익사 사고의 원인으로 연못 근방에 떨어진 골프공을 줍기 위해 경사면에 접근하다가 미끄러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골프장 연못이 위험한 이유
골프장 인공 연못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만드는 경관용 연못(수심 1m 내외)과 물을 저장(잔디에 물을 주기 위해)하는 저류형 연못(수심 3~10m)이다. 저류형은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로 스프링 쿨러 등 잔디관리를 위해 필요한 연못이기에 수심도 깊고 익사 위험성이 매우 높다.
특히 제주도나 그밖의 일부 지방에선 물이 땅밑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못 바닦에 방수 시트를 깔아 놓는다. 때문에 연못 경사면에 발을 디디는 순간 깔때기 구조처럼 중심부로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손으로 붙잡을 게 없어 한번 빠지면 자력 탈출이 힘들다. 여기에 골프복을 입고 골프화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물속에서 수영하거나 균형을 잡기가 매우 힘들어 결국은 익사 사고가 생기기 쉽다.
해저드 익사 예방을 위한 골프장의 준비사항
익사 예방을 위한 안전 시설물 설치로 골프장 연못 주변에 진입 막기용 안전 펜스(울타리) 설치 및 위험 경고 표지판 배치, 그리고 구명환이나 구명로프를 설치하여야 한다. 캐디 교육을 통해 해저드 위험 지역으로 이동하는 골퍼에게 적극적으로 주의를 주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골프장이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운영할 것이다. 라운드 전에 이용객들에게 안전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코스 지형 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비회원의 경우 급경사나 커브길 등에서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로 인해 연못에 카트가 빠지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건설 당시부터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대비한 카트 도로와 코스를 설계한 골프장이 드물고, 연못 주변의 경사에 대한 대비 또한 미비한 상태이다.
연못에 떨어진 공은 절대 줍지 말자
연못에 공이 빠지면 절대 공을 직접 줍지 말고 1벌타를 받은 후 안전한 구역에서 드롭하여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이 목숨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물속으로 들어간 골프공이 통닭 한 마리값이 아니라 양계장 값이라도 목숨보다 더 비싸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날아간 모자가 연못에 빠지면 이를 줍기 위해 연못 가까이에서 클럽으로 건지는 행위도 일체 하지말아야 한다.
카트 운전 때 연못 주변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연못 근처를 지날 때는 카트의 운행속도를 줄이고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거리(최소 1.5m 이상)를 두도록 한다. 특히 후진 때 동승자와 주변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연못 주변의 경사지가 많은 내리막길이나 연못 인근에서는 카트 조작에 각별히 유의하도록 한다.
익수자 구조를 위한 구명 장비 위치를 확인한다. 사고 발생 시 즉시 던질 수 있도록 연못 주변에 비치된 구명환이나 로프 위치를 눈여겨 봐두도록 한다.
연못에 빠졌을 때 생존 방법
연못에 빠졌을 때 가까운 거리(1~5m 정도)에선 단연 스스로 헤엄쳐 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이게 어렵다면 고함을 질러 동반자나 주위에 알려야 한다. 무리하게 벽을 기어 오르거나(방수포에 이끼로 미끄러움) 발버둥치지 말고 몸을 뒤로 눕혀 누워뜨기로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만약에 골프채를 쥐고 있다면 버리지 말고 구조자가 뻗어주는 골프채나 로프를 잡는 연장 도구로 사용하도록 한다.
익수자 발견 때 주변 동반자나 캐디의 대처 방법
절대 물속으로 직접 뛰어들지 않는다. 익사 사고의 상당수는 구조하려던 동반자까지 함께 미끄러져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경우이다. 즉시 현장에서 구명장구를 익수자에게 던져줘서 익수자가 이를 잡고 탈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구명장구가 없다면 여러 개의 골프채를 서로 맞잡아 길게 늘여 빠진 사람에게 잡도록 한다. 그리고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골프장 경기과에 연락하여 구급 장비(AED 등)를 요청하도록 한다.
골프공을 주우려고 연못가를 배회하는 골퍼도 있다
유난히 골프공에 집착하는 골퍼들이 있다. 물에 빠진 골프공을 무리하게 찾는 행위는 그만큼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크다. 이런 그릇된 심리를 이용하여 연못에 빠진 골프공을 건지는 장구들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런 장구를 버젓이 골프빽에 넣어 다니는 골퍼도 상당수다. 그러나 골프공을 건지려다 목숨을 잃는 어리석은 짓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익사 사고 예방을 위해 골프장들은 안전 펜스와 표지판을 구명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골퍼의 안전불감증이다. 저자는 골프를 배우기 전에 먼저 수영을 배우기를 권장한다. 이것도 힘들다면 생존수영, 아니면 개헤엄 정도는 배우고 난 뒤에 골프에 입문하기를 권한다.
‘스코어와 건강’ 둘 다 지키는 여름골프를 하자
여름 라운드는 수분은 채우되 마음은 비우도록 한다. 거리 욕심으로 힘을 쓰다 보면 평소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덥고 땀을 많이 흘리면 집중력이 떨어져 샷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럴 때 무모하게 장타를 치려고 덤비면 샷은 엉망이 되고, 공은 연못에 빠지게 된다. 연못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체력, 스코어, 기분을 모두 갉아먹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위협하는 것이다. 여름철 이동 중에는 항상 우산을 써서 햇볕을 막고 뛰거나 빨리 걸으면 금세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 것도 건강과 함께 목숨을 살리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원태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