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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한국·대만에 이어 일본 아마추어 골프 정상에 서다

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초등학생 시절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드라이버 한 방. 그 아름다웠던 궤적이 이제 한국과 대만, 일본의 내셔널 아마추어 타이틀을 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국가대표 김민수, 열여덟 살. 아직 아마추어 신분. 하지만 이미 마음은 프로의 문턱을 향하고 있다.

 

 

김민수는 7월 3일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10회 일본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 준우승자 후지이 타이키를 5타 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일본골프협회는 강풍 속에서도 김민수가 3버디 노보기 플레이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숫자는 그의 우승이 얼마나 탄탄한 플레이를 했는지 말해준다. 1라운드 66타, 2라운드 67타, 3라운드 69타, 4라운드 69타. 72홀 동안 이글 1개, 버디 16개, 보기는 단 1개뿐이었다. 드라이버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했지만, 우승을 완성한 건 흔들리지 않는 코스 매니지먼트와 아이언 샷, 그리고 위기의 순간 빛난 침착함이었다.

 

김민수는 이 우승으로 한국 남자 골프의 일본 아마추어 우승 계보를 18년 만에 이었다. 2004년 이동환, 2005년과 2006년 김경태, 2008년 김비오 이후 한국 선수의 이름이 다시 일본 아마추어 정상에 새겨졌다. 일본골프협회는 김민수를 두고 “300야드 이상의 비거리, 섬세한 쇼트게임, 철저한 코스 매니지먼트로 난코스를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의 진짜 이야기는 그의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김민수는 8위였다. 우승자와 버디·이글 수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차이는 보기였다. 김민수는 자신의 경기를 곱씹었다. 왜 우승하지 못했는지, 우승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인했다. 김민수는 지난해 경기 뒤 “보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번 대회 전 공식 연습일부터 어프로치에 연습에 오랜 시간을 쏟았다.

 

장타는 타고난 재능일 수 있지만, 보기를 줄이는 능력은 훈련의 결과다. 그 변화가 이번 일본 우승의 핵심이었다. 최종 라운드 1번 홀, 맞바람이 부는 티잉 구역에서 김민수의 공은 높은 탄도로 날아 300야드 지점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졌다. 그러나 함께 경기한 일본 선수들이 더 주목한 것은 비거리보다 아이언 정확도였다. 라프에서도 좀처럼 그린을 놓치지 않는 샷, 긴장 속에서도 파를 지켜내는 쇼트게임이 김민수를 우승자로 만들었다.

 

김민수의 상승세는 어느 날 갑자기 우연처럼 일어난 게 아니다. 2024년 허정구배 제70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그해 빛고을중흥배, 최등규배 매경아마대회, 허정구배까지 3승을 거두며 KGA 아마랭킹 1위에 올랐다. 2025년 허정구배 제71회 대회에서도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라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해외 무대에서도 그의 노력은 통했다. 2025년 4월 대만 가오슝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만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김민수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뒤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당시 그는 “대만에 처음 와서 어색한 게 많았지만, 한국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경쟁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을 배움의 장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일본 우승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복선이었다.

 

프로 무대에서도 이미 가능성은 확인됐다. 2025년 한국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랐고, 2026년 한국오픈에서는 공동 8위로 베스트 아마추어상을 받았다. 2년 연속 국내 최고 권위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낸 것이다. 그는 2026년 한국오픈 뒤 “프로 대회에 가면 국가대표라도 기가 죽는데, 아마추어 대회에 나왔다는 마음으로 했다. 기 안 죽고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민수의 말처럼 그는 자신을 크게 보이려 애쓰기보다, 스스로 작아지지 않으려 한다.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은 김민수가 지난해 AAC 데뷔를 앞두고 자신의 골프를 “두려움 없는 골프”라고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골프 인생에서의 목표는 분명하다. PGA투어다. 김민수는 2025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PGA투어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 잰더 쇼플리의 우승 장면을 보며 꿈을 키웠고, 언젠가 매킬로이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는 날을 바라본다고 했다. 2026년에는 “프로가 되기 전에 프로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민수에게 일본아마추어선수권 우승은 끝이 아니라 다음 무대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10월 일본오픈골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아마추어 자격을 유지한다면 일본의 톱 프로들과 같은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시험하게 된다.

 

한국, 대만, 일본을 거쳐 더 큰 무대로 가는 길. 열여덟 살 김민수는 그 길 위에서 말한다. 골프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되고 싶다고. 그리고 2026년 여름, 그는 그 꿈의 첫 발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