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군정의 방향은 취임사보다 첫 발걸음이 먼저 말해준다.
이남오 함평군수의 민선 9기 역시 그랬다. 취임 첫날 충혼탑 참배를 시작으로 경로식당과 재해위험지구, 노인복지시설을 차례로 찾았고, 미래산업과 생활 기반을 넓히는 정책도 잇달아 내놓았다. 민선 9기 함평군이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군민의 삶 가까이에서 시작하는 행정이었다.
전남 함평군은 민선 9기 출범 이후 산업과 복지, 안전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함평 대전환 시대'를 위한 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첫 일정이 보여준 군정…행사보다 군민을 먼저 찾았다
이남오 군수는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함평공원 충혼탑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렸다. 방명록에는 군민과 함께 새로운 함평의 미래를 열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이후 열린 취임식에는 기관·사회단체장과 군민, 공직자 등 2천여 명이 함께하며 민선 9기의 출발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이 군수는 '함평을 새롭게, 군민을 이롭게'를 군정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군민의 목소리를 군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소통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취임 선서 직후에는 함평군과 한국RE100위원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RE100 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핵심 공약을 공식화한 자리였다.
이 군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새로운 기회로 규정하며 "빛그린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청년과 기업이 모이는 활력 있는 함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군정은 ▲미래경제 ▲농산어촌 경쟁력 ▲문화관광 ▲생활복지 등 네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산업을 키우면서도 군민의 일상을 함께 바꾸겠다는 것이 민선 9기의 기본 방향이다.
■ 취임 첫날 발걸음은 복지와 안전으로 이어졌다
취임식을 마친 뒤 이 군수는 곧바로 경로식당을 찾아 배식 봉사에 나섰다. 어르신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생활 속 불편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노인회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복지 정책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발걸음은 재해위험지구로 이어졌다.
집중호우에 대비해 재난예방시설 운영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한 그는 "재난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철저한 대비와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노인복지시설도 찾아 운영 현황과 이용자의 불편 사항을 살피고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군정에 적극 반영해 촘촘한 복지 안전망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취임사보다 현장에서 먼저 실천됐다.
■ 생활 기반 넓히는 첫 성과…58억 원 확보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생활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함평군은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를 포함한 총 58억 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손불면 대전리에는 문화·복지·행정 기능을 함께 갖춘 '손불채움복합센터'가 들어선다.
군은 주민 의견을 반영한 사업계획을 마련해 공모 평가를 통과했으며,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복합센터 건립과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 생활서비스를 주변 마을까지 연결해 정주여건을 높이고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생활 거점을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의미다.
■ 기후위기 시대…재난 대응도 달라졌다
여름철 집중호우를 앞두고 축산농가를 위한 선제 대응도 시작됐다.
함평군은 (사)전국한우협회 함평군지부에 고성능 수중펌프 5대를 지원하고 공동 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협회가 장비를 통합 관리하고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필요한 농가에 즉시 지원하는 방식이다.
장비 구매 부담은 줄이고 긴급 대응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농업 행정 역시 피해 복구보다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의미가 크다.
■ 우기철 안전관리도 선제 대응
군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나산면 앵두공원도 우기철 특별 안전관리에 들어갔다.
함평군은 오는 9월 말까지 공원 일원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야영과 취사, 차박 등 장시간 체류 행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집중호우와 상류 수문 방류 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 이용객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대피를 안내하는 등 대응 수위도 한층 높였다.
휴식 공간도 안전이 먼저라는 원칙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민선 9기 함평군의 첫 장면은 화려한 취임식이 아니었다. 충혼탑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복지와 재난, 산업과 생활 기반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군정이 향할 방향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함평 대전환'은 이제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평가받게 됐다. 군민의 일상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쌓이느냐가 민선 9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