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스마트폰의 두뇌와 부품들을 연결하던 얇고 유연한 회로기판 기술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핵심 전장 부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부품 기업 시노펙스가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전기차(EV) 배터리 시장의 핵심 부품 양산을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섰다.
시노펙스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필수 전장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용 ‘유연 인쇄회로기판(FPCB) 모듈’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약 150억 원(1,000만 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집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형 전기차 출시에 맞춘 양산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최대 ‘2.2미터’ 초대형 부품… 끊어짐 없어 배터리 화재 위험 낮춘다
FPCB는 딱딱한 기존 기판과 달리 얇고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배터리용 회로기판이다. 전기차는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크기가 커지면서 이를 연결할 거대하고 정밀한 기판이 필수적이다. 길이가 길어질수록 진동이나 고온 등 가혹한 환경에서 부품이 떨어지거나 끊어질 위험이 커져 기술 장벽이 매우 높다.
시노펙스는 베트남 옌퐁 사업장에 2단계에 걸쳐 설비를 투입, 국내 최대 수준인 ‘2.2미터 길이’의 초대형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중간 연결 부위 없이 단 하나의 기판으로 길게 뽑아내 부품을 정밀하게 얹는 기술이다. 연결 부위가 없어 공간 효율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차량 진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접합 불량을 원천 차단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4년 연구 결실, 개발에서 ‘대량 양산’ 체제로… ESS·방산 확장
이번 투자는 지난 2022년 전기차 부품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이후 4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시노펙스는 까다로운 자동차 품질경영시스템(IATF16949) 인증과 글로벌 고객사의 최종 양산 검증을 모두 통과하고, 오는 2027년 본격적인 대량 공급을 시작한다. 이 기술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열 발생이 심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방산 분야의 냉각 시스템 기판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크다.
최상언 시노펙스 부사장은 이번 투자가 지난 4년간 공들여온 전기차 시장 진출이 개발을 넘어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접어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2.2미터 대형 생산 기술을 완성한 만큼, 압도적인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앞세워 전기차 전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