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봉사와 직업교육을 삶의 두 축으로 삼아온 김윤세 (사)로타리코리아 이사장의 생애를 다룬 인물기록집 《로타리안 김윤세》가 출간됐다.
책은 어려운 환경에서 주경야독으로 학업을 이어간 청년 김윤세가 직업교육기관을 설립하고, 국내외 봉사 현장과 민간외교 무대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온 과정을 기록한다. 70년 생애 가운데 30년을 함께한 로타리 활동과 35년간 이어온 직업교육의 역사가 중심을 이룬다.
김윤세는 1997년 광주입석로타리클럽에 가입해 2005년 클럽 회장을 맡았으며, 2015∼2016년도 국제로타리 3710지구 총재를 지냈다. 지난 7월 1일에는 임기 2년의 (사)로타리코리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책은 이 시기에 맞춰 ‘글로벌 리더 인물열전’ 시리즈로 발간됐다.
출간에는 2027년 한국로타리 100주년을 준비하는 김 이사장의 뜻도 반영됐다. 그는 3년 전 처음 받은 인물기록집 출판 제안을 고사했으나, 로타리코리아 이사장 취임과 한국로타리 100주년을 계기로 다시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이야기가 한국로타리 회원 10만 명 확대 목표와 봉사문화 확산에 작은 역할이라도 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다.
책을 집필한 조철현 작가는 다큐멘터리 PD 출신 기록문학가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시작됐다. 당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인물기록집을 집필하던 조 작가는 현지 아리랑요양원을 찾은 국제로타리 3710지구 의료봉사단을 취재하며 김윤세를 만났다. 이후 약 10년간 그의 봉사활동과 직업교육 현장, 민간외교 활동을 지켜보며 관련 자료와 증언을 축적했다.
책은 ‘로타리안 서른 살’, ‘인생 70’, ‘35년 외길 직업교육’ 등 3장으로 구성됐다. 전체 412쪽 가운데 절반 이상을 로타리 활동에 할애해 봉사의 계기부터 클럽 회장과 지구 총재 재임, 해외 의료봉사, 로타리코리아 이사장 취임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다.
국내 봉사에서 해외 의료지원과 민간외교로
제1장 ‘로타리안 서른 살’은 김 이사장이 로타리에 가입한 뒤 봉사의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을 다룬다. 연탄배달과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장학사업 등 지역사회 활동에서 출발해 캄보디아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로 이어진 여정을 담았다.
김 이사장은 국제로타리 3710지구 총재 재임 중 지구 최초의 해외 봉사를 추진했다. 캄보디아 현지 체류와 통역 문제를 해결해 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과 봉사단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 사업은 이후 3710지구의 우즈베키스탄·베트남·필리핀 등 해외 활동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과정에서 심장병을 앓던 두 살배기 어린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수술을 지원한 일화도 실렸다. 김 이사장은 현지 봉사와 직업교육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8년 우즈베키스탄 노동부 장관 정책고문을 맡았고, 주한 우즈베키스탄 노동사무소의 광주 유치에도 참여했다. 책은 이러한 활동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노동·직업교육 협력을 지원한 민간외교의 사례로 소개한다.
코로나19 확산기에는 광주·전남 지역 외국인 노동자 지원에 나섰다. 직업전문학교의 건축·전기 분야 교육생과 전문가들이 외국인 노동자의 낡은 거주시설을 정비했고,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에도 참여했다. 직업교육 현장에서 배운 기술을 지역사회 봉사와 연결한 사례다.
주경야독으로 시작해 직업교육의 길로
제2장 ‘인생 70’은 김 이사장의 성장 과정과 가족사를 담았다. 그는 1957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잃었다. 고교 진학이 어려워졌고, 친척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옮겨 광주상고 야간부에 입학했다.
낮에는 주산·부기 기능검정 시험지를 전남지역 학교에 전달하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수업을 들었다.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직업훈련 관련 기관을 거쳐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전신인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에서 근무했다. 학력에 따른 처우 차이를 경험한 뒤 광주대 야간부에 진학해 다시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책은 청소년기의 가난과 상실, 야간학교 생활을 단순한 역경 극복담으로 다루지 않는다.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이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와 직업교육으로 이어진 배경을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당시 기록을 통해 풀어낸다.
기능인 양성과 사회공헌을 연결한 35년
제3장 ‘35년 외길 직업교육’은 김 이사장이 1992년 한국능력개발원을 설립하고 호남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해 온 과정을 조명한다. 건축과 전기, 자동차 정비, 조리, 미용 등 산업현장에 필요한 기능인을 양성하고 지역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을 운영한 내용이 담겼다.
호남직업전문학교는 1997년부터 교육생이 전공 기술을 활용해 고아원과 양로원, 소년소녀가장 가정 등을 지원하도록 했다. 전기과는 시설 점검과 형광등 교체를, 도배과는 주거공간 정비를, 한식조리과는 음식 봉사를 맡았다. 교육생은 현장에서 실무능력을 익히고 지역사회는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이었다.
김 이사장이 직업교육 현장에서 강조해 온 핵심은 ‘기술보국’이다. 우수한 기능인이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신념 아래 기능인 양성과 현장 중심 교육에 힘써왔다. 이러한 공로로 2015년 직업능력개발 유공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해외 직업교육 협력도 책의 주요 내용이다. 러시아 대학과의 교류, 재외동포 인력 양성, 우즈베키스탄 직업교육 자문 등으로 국내에서 축적한 교육 경험을 해외에 전하려 한 과정을 소개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도 담았다.
로타리안 봉사의 지속 가능성 묻다
《로타리안 김윤세》는 한 인물의 활동과 직함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봉사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개인의 시간과 재정 기부, 직업적 전문성, 교육기관의 인적 자원이 결합해 지역사회와 해외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로타리 회원에게는 한국로타리의 활동과 봉사 정신을 되짚는 자료가 되고, 직업교육 관계자에게는 교육과 사회공헌을 연결한 사례를 제공한다. 청년 독자에게는 불리한 환경에서도 공부와 도전을 이어가며 자신의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한 삶의 기록으로 읽힌다.
김윤세 이사장은 “한국로타리가 100주년을 맞아 회원 10만 명 증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 이야기가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철현 작가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아리랑요양원 10년의 기록집》, 《허선행의 한글아리랑》, 《응우옌푸쫑》,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을 펴냈다. 인물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사회적 활동을 현장 취재와 관계자 증언으로 복원하는 기록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조철현 작가는 "김윤세 이사장은 봉사와 직업교육을 각각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삶으로 실천해 온 인물"이라며 "이번 책은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봉사와 교육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로타리안 김윤세》는 도서출판 라운더바우트가 펴냈다. 152×224㎜ 크기의 양장본으로 총 412쪽이며, 정가는 2만 5,0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