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9.1℃
  • 흐림강릉 25.8℃
  • 흐림서울 31.2℃
  • 흐림대전 29.8℃
  • 구름많음대구 34.8℃
  • 맑음울산 32.3℃
  • 흐림광주 30.9℃
  • 맑음부산 30.4℃
  • 흐림고창 27.1℃
  • 흐림제주 28.6℃
  • 구름많음강화 30.0℃
  • 흐림보은 28.5℃
  • 흐림금산 30.4℃
  • 구름많음강진군 31.7℃
  • 맑음경주시 34.8℃
  • 맑음거제 31.3℃
기상청 제공

카페베네 창업자 김선권 전 대표, 요양원 사업 자금 유용 혐의 1심 징역 3년

건축주 공사대금 다른 사업·개인 용도로 사용
피해 규모 294억…횡령 혐의도 대부분 유죄 인정
법원 "합리적 자금계획 없이 사업 무리하게 확장"
일부 사기액은 입증 부족…특경법 일부 무죄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카페베네 창업자인 김선권 전 대표가 요양원 신축사업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투자금을 다른 사업과 개인 용도로 돌려 사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 회복과 합의 기회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아모르파티실버케어와 아가페디앤씨, 아모르파티건설 등을 운영하며 전국 각지에서 요양원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건축주들에게 토지 계약금과 일부 공사비만 부담하면 나머지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책임지고 1년 안에 준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이러한 방식으로 건축주 18명으로부터 토지 매입대금과 공사비 등 약 294억61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 규모는 현장별로 1억원대에서 최대 66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계약 당시 이미 신용상태가 악화돼 있었고, 운영 중인 법인 역시 요양원 사업 외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없었던 점에 주목했다. 일부 현장의 공사가 지연되고 자금난이 심화된 상황에서도 별다른 재원 마련 없이 사업을 계속 확대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건축주들이 납부한 공사대금과 대출금은 다른 지역 사업장의 토지 매입과 기존 사업장의 금융비용 상환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자금은 카드대금과 차량 리스료, 개인 주식투자 등에 사용됐으며 직원 명의의 증권계좌로 이체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법인 자금 약 165억7500만원을 본인과 가족 계좌로 옮겨 부동산 매입과 주식 투자 등에 사용했다며 횡령 혐의를 적용했고, 법원 역시 대부분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아가페디앤씨 소유 토지를 건축주에게 이전하기로 한 뒤 다시 다른 법인에 넘긴 계약과 요양원 완공을 약속해 본인 소유 부동산의 가압류를 해제하도록 한 행위 역시 배임 및 사기 혐의가 인정됐다.

 

김 전 대표 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건축자재 가격 급등과 공사비 증가, 시공사와의 협상 결렬 등 외부 요인으로 공사가 지연됐을 뿐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장 간 자금 이동 역시 건설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자금 운용 방식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약속한 공사를 정상적으로 마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별다른 자금조달 계획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현장 간 자금 이동 규모와 기간 등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일시적 자금 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수 피해자가 여전히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김 전 대표가 계약 당시 공사를 수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며 책임을 부인한 점도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봤다.

 

다만 객관적 사실관계를 다투지는 않은 점, 횡령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일부 배임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 권고형 하한인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한편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일부 사기 금액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유무죄로 봤으며, 배임 및 가압류 해제 관련 사기 가운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라는 부분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특경법 위반 일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김 전 대표가 2016년 카페베네 경영권을 넘긴 이후 별도로 추진한 요양원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다수의 민간 개발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사업장별 자금을 분리 관리하고 제3자의 관리·감독 장치를 마련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