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34골." 중학교 3학년 한 시즌 동안 리그 권역 최다 득점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긴 소년이었다.
용인시축구센터 유니폼을 입고 금강대기 준우승, 금석배 3위, 오룡기 준우승을 이끌며 모든 대회 선발 출전,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우수선수 장학금까지 받으며 누구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축구는 기록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스포츠였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 한태오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갈림길 앞에 섰다. 익숙했던 팀을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이었고,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을 실패라고 말하지 않는다.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이 있었기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태오는 다시 출발선 앞에 섰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그가 선택한 곳은 제천봉양FC U18이었다. 창단 초기의 신생팀이지만 그는 오히려 새로운 환경을 또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팀원들과 함께 성장해서 꼭 고등학교 대회 우승을 해보고 싶습니다."
■ 취미로 시작한 축구…꿈이 되다
축구와의 첫 만남은 초등학교 축구 동아리였다. 친구들과 공을 차던 즐거움은 어느새 인생의 목표가 됐다.
초등학교 4학년 포곡초등학교로 전학하면서 축구선수의 꿈은 더욱 선명해졌다. 이후 용인시축구센터 U15에 입단한 그는 빠르게 성장했다.
중학교 2학년 금강대기 준우승. 중학교 3학년 금석배 3위, 오룡기 준우승. 그리고 리그 권역 최다 34골 득점왕.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모든 대회를 선발로 뛰었고, 팀 내 최다 득점이라는 성과도 함께 남겼다.
그러나 한태오는 화려했던 기록보다 아쉬웠던 결승전을 더 또렷하게 기억한다. "중학교 2학년 금강대기 결승에서 목동중학교에 졌던 경기와 중학교 3학년 오룡기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패했던 순간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는 패배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승리와 패배를 모두 경험하면서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부모의 믿음이 다시 일으켜 세웠다
선수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길이 흔들릴 때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 팀을 떠나야 했던 시간도 그랬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흔들리지 않는 가족이 있었다.
부모는 조급하게 결정을 강요하지 않았다. 아들의 선택을 믿고 기다려 주었다. 한태오는 "그때 부모님께서 제 선택을 존중해 주셨던 것이 가장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부모 역시 그 시간을 잊지 못한다. "태오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힘들어도 스스로 운동장으로 나가는 아이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팀을 떠나야 했던 시간은 부모인 저희에게도 쉽지 않았지만,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바람입니다."
■ "항상 배우는 선수"
현재 한태오는 제천봉양FC U18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능력과 뛰어난 골 결정력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감독과 동료들은 경기 전체를 읽는 넓은 시야를 높이 평가한다.
반면 그는 자신의 부족한 점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은 반드시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슬럼프가 찾아오면 특별한 비법은 없다. 안 되는 것을 될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경기 전에는 왼쪽부터 축구화를 신는 자신만의 루틴도 지키고 있다.
롤모델은 포르투갈 국가대표 미드필더 비티냐다. 볼 소유 능력과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좌우명은 단순하지만 강하다. '항상 배우는 선수가 되자.'
■ "기술보다 더 큰 장점은 배우려는 자세"
김영욱 감독은 한태오를 '성장형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태오는 한 번의 좌절에 무너지기보다 그 경험을 자신의 성장 동력으로 바꿀 줄 아는 선수입니다.
양발을 모두 활용할 수 있고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와 축구 이해도가 좋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체력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와 배우려는 의지가 뛰어납니다. 기술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은 성실함입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한다면 충분히 더 높은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 다시 출발선에 선 소년
한태오의 꿈은 분명하다. 제천봉양FC U18에서 팀과 함께 성장해 우승을 이루고, K리그 프로무대에 진출하는 것이다.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담담하게 말했다. "프로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팬들에게는 화려한 스타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는 짧지만 진심 어린 말을 남겼다.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34골 득점왕이라는 기록은 언젠가 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좌절 앞에서 다시 일어선 경험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태오는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항상 배우는 선수가 되자.'
그 짧은 좌우명처럼, 그의 축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프로필>
- 이름 : 한태오
- 포지션 : 미드필더
- 소속 : 제천봉양FC U18
- 등번호 : 10번
- 신장 / 체중 : 166cm / 64kg
- 롤모델 : 비티냐
- 좌우명 : "항상 배우는 선수가 되자"
◇ 주요 경력
- 용인시축구센터(U15)
- 금강대기 준우승
- 금석배 3위
- 오룡기 준우승
- 리그 권역 최다 득점왕(34골)
- 전 경기 선발 출전 및 팀 내 최다 득점
- 우수선수 장학금 수상
- 제천봉양FC U18(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