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정규 27홀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생활하는 최주한과 호주의 윌 베이치는 나란히 2언더파 106타를 기록했다. 세계 챔피언을 결정하기 위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두 어린 선수는 세 홀을 더 치르고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최주한이었다. 최주한은 네 번째 연장 홀에서 베이치를 따돌리고 생애 첫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일곱 살 선수가 사흘간의 경기와 네 차례의 추가 승부를 견디며 완성한 우승이었다.
최주한은 미국 현지시간 8월 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의 미드 파인스 인 & 골프 클럽에서 끝난 2026 U.S. Kids Golf World Championship 남자 7세부에서 정상에 올랐다. 대회 공식 자료에는 미국 뉴저지주 크레스킬을 기반으로 출전한 선수로 표기됐다.
27홀 뒤에도 끝나지 않은 승부
남자 7세부 경기는 미드 파인스 골프클럽의 전반 9홀에서 사흘 동안 하루 9홀씩, 총 27홀로 진행됐다. U.S. 키즈 골프는 어린 선수들의 연령과 신체 조건을 고려해 연령별 코스 전장을 별도로 설정한다. 2026년 남자 7세부의 목표 전장은 9홀 기준 1650∼1800야드였다.
최주한은 정규 라운드를 2언더파 106타로 마쳐 베이치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우승자를 바꿀 수 있는 연장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승부가 네 번째 홀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최주한이 샷 기술뿐 아니라 집중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또래 이상의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주니어 선수에게 연장은 성인 선수와는 또 다른 부담이다. 정해진 경기 준비와 생활 리듬을 벗어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승부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주한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까지 자신의 플레이를 유지하며 세계 정상에 섰다.
5세에 잡은 골프채, 2년 뒤 세계 정상
2018년 한국에서 태어난 최주한은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한 것은 다섯 살 때다. 입문한 지 불과 2년 만에 세계 각국의 유소년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어린 나이에 시작한 골프는 스윙 기술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코스에서 직접 거리를 판단하고, 클럽을 선택하며, 실수 이후 감정을 추스르는 과정이 함께 필요하다. 최주한의 우승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도 최종 스코어뿐 아니라 4차 연장이라는 압박 속에서 승부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곱 살의 우승을 곧바로 미래의 프로 성공과 연결할 필요는 없다. 이 시기에는 성적보다 골프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고 신체 성장에 맞춰 기초를 쌓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낯선 코스와 세계 각국의 경쟁자, 연장 승부의 압박을 이겨낸 경험은 최주한이 앞으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세계 주니어들이 모이는 ‘꿈의 무대’
U.S. Kids Golf World Championship은 만 5세부터 12세까지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유소년 골프대회다. 2026년 대회는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미국 골프의 대표적인 지역인 파인허스트 일대 여러 코스에서 열렸다. 국가별 선수단이 참여하는 퍼레이드와 부모·자녀 대회, 기술 체험 행사, 사흘간의 본대회와 폐막식 등이 함께 진행된다.
대회의 시작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지아주 지킬 아일랜드에서 처음 열린 월드 챔피언십은 이후 세계 각국의 주니어 골퍼들이 목표로 삼는 무대로 성장했다. U.S. Kids Golf에 따르면 월드 챔피언십과 13∼18세 대상 월드 틴 챔피언십에는 매년 50여 개국에서 23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역대 연령별 우승자 명단에는 렉시 톰프슨, 앨리슨 코푸즈, 톰 매키빈, 마이클 토르비욘센 등 이후 세계 골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이 대회가 단순한 해외 원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100년 역사의 코스에서 거둔 우승
최주한이 우승한 미드 파인스는 골프 코스 설계의 거장 도널드 로스가 설계해 1921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코스다. 구릉과 소나무 숲으로 이뤄진 노스캐롤라이나 샌드힐스의 자연 지형을 살린 전략적인 코스로, 2013년 카일 프란츠의 복원 작업을 거쳐 로스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았다.
백 년이 넘는 골프 역사가 축적된 코스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들과 겨뤄 얻은 우승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최주한은 성인 선수에게도 정교한 거리 조절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고전적인 코스에서 사흘간 언더파를 기록했다.
한 번의 주니어 대회 우승이 한 선수의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골프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세계 무대에 올라 27홀과 네 번의 연장전을 이겨냈다는 사실은 충분히 특별하다.
일곱 살 최주한의 이름이 세계 주니어 골프 우승자 명단에 새겨졌다. 이제 관심은 우승 트로피의 크기보다, 이 작은 챔피언이 골프를 즐기며 얼마나 길고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지에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