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처음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고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다. 예상보다 훨씬 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과 대규모 내부자 지분(락업) 해제를 앞둔 부담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장중 한때 12% 가까이 밀린 뒤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9% 안팎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까지 이어졌던 강한 상승 흐름도 하루 만에 상당 부분 반납했다.
실적 자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스페이스X의 2분기 매출은 7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68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순손실도 5억41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보다 크게 줄어 수익성 개선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실적보다 투자 규모에 쏠렸다. 스페이스X는 2분기 AI 관련 자본지출을 전 분기 대비 두 배 수준인 약 160억 달러까지 늘렸으며, 이 같은 투자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컴퓨팅 투자 회수 기간이 1년 미만"이라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고, 67억 달러 규모의 신규 클라우드 계약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연환산 매출(ARR) 1000억 달러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일론 머스크 CEO 역시 AI 인프라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올해 말 2GW 수준인 컴퓨팅 용량을 2027년 말에는 10GW에 가까운 규모까지 확대하고, 관련 설비에는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연매출 1조 달러 달성 시점도 기존 전망보다 1년 앞당긴 2030년으로 제시했다.
AI 사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AI 부문 매출은 2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및 전 분기 대비 모두 3배 이상 늘었다. 다만 상당 부분이 AI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월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일부 투자기관은 AI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며 마진 악화를 우려했다.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 중심의 구조에서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낙관론도 적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과거에도 대규모 투자 이후 성장성을 입증해왔던 만큼 목표 자체는 현실성이 있으며, 결국 핵심은 실행력이라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현재의 공격적인 투자도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6일 예정된 대규모 락업 해제다.
이번 해제로 최대 9억1150만 주, 약 101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의 내부자 보유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해진다. 현재 유통 주식 수를 크게 웃도는 규모여서 단기적인 매도 압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매도도 이미 크게 늘어난 상태다. 현재 유통 가능한 주식의 약 35%가 공매도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투자자들은 AI 투자 확대와 락업 해제가 단기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향후 주가가 AI 투자금을 얼마나 빠르게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회사가 강조한 '1년 미만 투자 회수'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가 연말 예정된 2차 대규모 락업 해제 이전 가장 중요한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