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이경규 세븐스타파크골프 회장은 자격증이 있는 프로 골퍼다. 파크골프는 파3 골프장인 줄 알고 찾아간 곳에서 처음 만났다. 막 재미가 붙을 즈음 팔꿈치에 통증이 왔다. 아들과 함께 파크골프채 개발에 뛰어들었고 ‘세븐스타’가 탄생했다. 이제 이 회장은 채보다 그 채를 든 사람들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전국에서 만나 함께 공을 치고 서로 ‘친구’라 부르는 사람들. 세븐스타가 만들고 싶은 것은 결국 그런 파크골프의 즐거움이다.
이경규 회장에게 좋은 파크골프채의 조건을 묻자, ‘감각’을 먼저 꼽았다. 좋은 원목과 샤프트, 정밀한 설계와 가공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채를 손에 쥐고 공을 치는 사람이 무엇을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테스트 기계에서 좋은 수치가 나온다고 반드시 좋은 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이 헤드에 맞는 순간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 시원하게 뻗어나갈 때의 쾌감,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안정감까지 사람이 직접 느껴야 한다.
“물성자료나 테스트 수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 사용자가 쳐봤을 때 ‘뭔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파크골프채를 만드는 출발점은 결국 사용자에 대한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파3 골프장인 줄 알았는데…
이 회장과 파크골프의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오랫동안 골프를 즐겼고 프로 자격까지 갖췄지만, 파크골프는 알지 못했다. 어느 날 동네에 파3 골프장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파크골프장이었다.
호기심으로 잡은 채가 시작이었다. 몇 번 치다 보니 재미가 붙었다. 그런데 골프를 오래 쳐온 프로의 눈에는 채가 조금씩 다르게 보였다. 당시 국내 제품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고 타구감과 내구성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반복해서 공을 치면서 팔꿈치에 통증이 생겼다.
처음에는 자신의 몸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곧 생각이 달라졌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떠올리니 자신이 느끼는 충격과 불편함을 다른 사람들도 겪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팔꿈치 통증에서 비롯된 제품 개발
이 회장은 아들과 함께 파크골프채 개발에 나섰다. 기존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줄인 채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세븐스타파크골프의 시작이다.
“제가 겪은 문제가 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분들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몸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채가 필요했습니다.”
세븐스타가 제품 개발의 중심에 시니어를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30~50대까지 입문층이 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파크골프의 중심은 중장년과 고령층이다. 젊은 사람보다 힘은 떨어질 수 있고 손목과 팔꿈치 등 관절 부담에도 민감하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것이 비거리와 타구감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공이 시원하게 뻗어나가도록 하고 타격 때 몸으로 전달되는 충격은 줄이는 것이 제품 개발의 중요한 방향이다. 여기에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방향성도 빼놓을 수 없다.
“멀리만 가면 재미없습니다. 공을 쳤을 때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맛도 있어야 하고, 내가 보내고 싶은 곳으로 가야 하죠. 비거리와 타구감, 방향성이 함께 가야 합니다.”

채를 팔았더니 ‘친구’가 생겼다
좋은 채에 대한 그의 설명에는 유독 ‘재미’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제품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 사람이 공을 칠 때 무엇을 느끼느냐로 돌아온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도 생겼다. 전국에 세븐스타 이용자들이 생겼고 이들이 동호회로 모이기 시작했다. 지역도, 살아온 시간도 다르지만 파크골프라는 공통점 하나로 관계가 이어졌다.
세븐스타 동호회원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친구’다. 고객도, 회원님도 아니다. 친구다. 이 회장은 이 호칭을 꽤 마음에 들어 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보다 같은 운동을 좋아하고 함께 라운드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가깝기 때문이다.
자체 파크골프대회를 여는 이유도 같다. 올해도 10월께 ‘세븐스타 전국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우승자를 가리고 성적을 겨루지만, 이 회장이 기대하는 장면은 따로 있다.
“우리에게 대회는 동호회원들을 위한 놀이터에 가깝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 1년에 한 번이라도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같이 공을 치며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누군가는 우승하고 누군가는 순위 밖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함께 라운드했던 사람과 다시 인사를 나누고 다음 만남을 약속하는 일에는 순위가 없다. 이 회장이 말하는 ‘즐거운 파크골프’는 그런 장면에 가깝다.
30대가 들어오면, 달라져야 한다
이 회장의 관심은 현재의 시니어 이용자에게만 머물러 있지 않다. 최근 파크골프장에서는 30~50대 이용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세대가 달라지면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도 달라진다. 그는 젊은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려면 경기 방식과 시설, 장비 관련 제도도 시장 변화에 맞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면 그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현실에 맞는 파크골프 문화를 만들어갈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산 파크골프 업체들의 역할을 물었다. 그는 ‘소비자를 향한 진심’, ‘함께하는 정신’,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감’을 꼽았다. 지금의 제품 구매자층만 바라봐서는 시장이 오래갈 수 없다는 뜻이다. 세대가 바뀌어도 사람들이 계속 채를 들고 운동장으로 나오는 것. 그에게는 그것이 시장의 성장보다 먼저다.
자신을 위해, 순간을 살아도 멋들어지게
세븐스타의 중장기 목표를 물었다. 매출도, 시장점유율도, 몇 년 뒤의 사업 규모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대답은 지금 파크골프장을 채우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향했다.
그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성장기를 지나며 가족을 키우고 일터를 지켜온 세대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도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몇십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온 분들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세대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파크골프를 하면서 건강하게,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평온한 시간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팔꿈치가 아파 채를 만들었다. 그 채를 쓰는 사람이 늘어 동호회가 생겼고, 서로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였다. 이제 이 회장이 만들고 싶은 것은 많이 팔리는 파크골프채 하나가 아니다. 좋은 채를 들고 사람들이 운동장으로 나와 만나고, 웃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풍경에 더 가깝다.
세븐스타의 슬로건은 ‘순간을 살아도 멋들어지게’다. 파크골프도 그래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잘 치는 것만큼 즐겁게 치고, 점수만큼 함께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가 파크골프에서 발견한 ‘즐거움의 가치’다. 인터뷰 마무리도 그는 제품이 아닌 ‘친구들’을 이야기했다.
“세븐스타를 사용하는 분들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릅니다. 우리 친구들이 만나서 얼마나 즐겁게 지내는지, 세븐스타 사람들이 파크골프를 얼마나 재미있게 즐기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