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대한민국 프로파크골프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이름은 신동석이었다. 38년 동안 체육교사로 학생들과 함께했던 그는 정년퇴직 후 파크골프에 또 한 번의 인생을 걸었다. 그 도전은 KPPGA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공식 프로파크골프대회 남자부 초대 우승으로 이어졌다. 철저한 준비와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으로 원년 우승을 거머쥔 신동석 프로를 만나 첫 프로챔피언의 의미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원년 프로대회 초대 챔피언은 단 한 번뿐이다. 신동석 프로는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안았지만, 정작 그가 먼저 꺼낸 이야기는 기쁨보다 책임이었다.
“첫 프로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라 정말 기쁩니다. 오랫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감사한 마음이고요. 대한민국 첫 프로 챔피언이라는 이름은 제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지만, 그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함께 안겨줬습니다. 앞으로도 프로다운 경기력과 자세를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38년 체육교사에서
프로선수로 시작한 두 번째 무대
신동석의 첫 번째 무대는 학교 운동장이었다. 38년 동안 그는 단순히 운동 기술만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친구와 함께 뛰며 배려와 협동심을 배우는 과정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겼다. 학교 체육행사와 스포츠클럽 활동, 각종 대회까지 학생들과 함께 흘린 땀은 교사의 자부심이었고, 지금의 프로선수 신동석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제자들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때 배운 인내와 기본을 중시하는 자세가 지금 프로선수 생활에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년퇴직 후 강원도 고성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서 처음 클럽을 잡았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파크골프 특유의 전략성과 섬세한 기술에 매료됐다. 당시에는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영상을 찾아보고 스윙을 연구하며 독학으로 실력을 키웠다.
이후 국내 최초 프로선수 선발 소식을 접한 그는 망설임 없이 제1회 프로테스트에 도전했고, 프로번호 212번을 부여받으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프로 자격을 취득한 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대회를 준비하는 방식이었다.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코스를 분석하며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프로가 된 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훨씬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점검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네 번의 도계파크골프장 답사
준비가 만든 프로 원년 챔피언
첫 프로대회를 앞두고 신동석 프로는 삼척 도계파크골프장을 네 차례 찾았다. 긴 거리 홀이 많은 코스 특성을 고려해 60m와 100m 티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변화가 많은 그린에서는 거리별 퍼팅 감각을 반복해서 익혔다.
결승 라운드 당일에도 그는 경기 시작 훨씬 전부터 코스 주변을 걸으며 몸을 풀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이어갔다. 예선 공동선두로 챔피언조에 편성됐지만 긴장보다 자신감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출발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샷 감각이 쉽게 살아나지 않았고, 평소 버디 확률이 높았던 전반 4번 홀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OB까지 기록했다. 신 프로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기 원칙대로 한 홀씩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갔고, 전반 막판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흐름을 되찾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샷은 더욱 안정됐다. 5~6번 홀을 지나면서 경기 흐름이 자신에게 넘어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계 카메라가 계속 자신을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실감했다.
“전반 OB가 나왔을 때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침착하게 경기하라는 신호라고 생각했습니다. 후반에는 샷 감각이 살아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글 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한민국 첫 프로 챔피언의 마지막 장면도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완성됐다.
우승 직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함께 훈련했던 동료 선수들이었다. 그는 감독과 동료 프로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혼자 만든 우승이 아니라 함께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
무리하지 않는 게 가장 큰 강점
신 프로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화려함보다 안정감이라고 표현했다. 한 번의 승부보다 18홀 전체의 흐름을 읽으며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란 설명이다.
평소 연습에서는 티샷의 방향성과 거리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강한 스윙보다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교직 시절 몸에 밴 꾸준한 운동 습관으로 지금도 체력을 관리한다. 학생들에게 평생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교사는 이제 스스로 그 가치를 실천하는 프로선수가 됐다.
“운동을 무척 좋아합니다. 골프는 30년간 세계 100대 골프장을 섭렵한 취미이고, 자전거와 오토바이크, 배드민턴도 즐깁니다. 운동은 절대 무리하지 말자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파크골프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강점은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경기 운영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계파크골프장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구성돼 있어 전략적인 공략이 필요한 코스라며, 꼭 한 번 라운드를 해보길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활체육과 프로무대는 서로 다른 목적이 있지만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생활체육의 저변이 넓어질수록 프로무대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프로는 도전과 완성
프로파크골프의 내일을 향해
신 프로는 프로투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협회의 행정적 지원과 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 프로를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국 프로파크골프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의 목표도 분명하다. 선수로서 더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38년간 체육교사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와 행정가로도 한국 프로파크골프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파크골프는 저에게 ‘도전과 완성’입니다. 끝없이 도전하고 완성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흘린 땀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믿음을 갖고 후배들도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선수는 물론 지도자와 행정가로서 한국 프로파크골프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원년 초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기록으로 남는다. 신 프로는 그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더 좋은 선수로 뛰고, 더 좋은 지도자로 후배를 키우며, 더 건강한 프로 문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 첫 프로파크골프 챔피언 신동석이 꿈꾸는 내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