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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COLUMN] 기상이변 시대의 스포츠, ‘선수·팬 안전’이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최근 한반도를 덮친 전례 없는 폭염은 스포츠 현장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 프로야구 경기가 무더위로 인해 전격 취소되거나 프로축구 경기 시작 시간이 1시간 연장되는 등 기후변화는 이제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경기의 진행 자체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요소가 되었다. 야외에서 5시간 안팎을 이동하며 경기를 펼쳐야 하는 골프 역시 폭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스폰서인 제주개발공사와 손잡고 ‘제13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개막일인 6일 제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선보인 폭염 대응 전략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향후 스포츠 현장이 나아가야 할 안전 관리의 모범 사례라고 할 만하다.

 

이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열리는 제주 지역은 내륙에 비해 섭씨 4, 5도 낮은 편이라 할지라도, 땡볕 아래 넓은 코스를 순회해야 하는 골프의 특성상 온열질환 위험은 상존한다.

 

KLPGA는 이를 단순히 ‘선수 개인의 체력 관리’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사전 예방부터 현장 대응에 이르는 총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선수들을 위해 코스 전 홀에 아이스박스를 배치해 얼음물과 얼음을 상시 제공하고 얼음주머니와 포도당을 지원하는 등 경기 중 체력 저하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더욱 눈에 띄는 점은 필드 위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갤러리’를 향한 배려와 대응책'이다. 코스 내 3곳에 몽골텐트 형태의 대피소 설치, 주요 동선 내 얼음물 및 포도당 제공, 자동 물안개 분사기(쿨링포그) 및 냉풍기 가동 등 현장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들이 도입되었다.

 

나아가 의료요원을 선수 전담과 갤러리 전담으로 이원화해 총 6명을 2개조로 편성해 배치하고, 최초 발견자부터 소방·경찰로 연결되는 단계별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한 것은 매우 촘촘한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매 정시 경기위원의 무전 보고와 운영 인력 간의 실시간 현장 공유, LED 전광판 및 문자 안내 서비스 등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여 기상 변동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KLPGA는 "선수는 물론 현장을 찾아주시는 갤러리와 대회 관계자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사전 예방부터 현장 모니터링, 응급상황 대응까지 단계별 안전관리 체계를 면밀히 운영해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의 본질은 경쟁과 감동에 있지만, 그 모든 것은 ‘안전’이라는 기본 전제 위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다.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이 일상화되는 ‘뉴 노멀’ 시대에, KLPGA가 보여준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안전관리 체계는 스포츠 이벤트가 팬과 선수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스포츠 협회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이자, 지속 가능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