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재개발 관련 분쟁과 각종 소송에서 이모 씨가 자신을 어떻게 설명해왔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 있다. 대학 관련 직함과 정치권·기업인 인맥, 재개발 전문가라는 경력, 거액의 소송과 경제력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외형’이다. 이번에는 언론인이라는 신분이다.
본지가 확보한 재판자료에는 이씨가 검경합동신문의 회장으로 표시된 신분증을 비롯해 PRESS 기자증과 기자수첩, 차량에 사용하는 ‘취재보도’ 표식 등이 포함돼 있다. 이씨가 정금식 이문1구역 조합장과 관련해 진행 중인 재판에 자신의 경력과 활동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만 보면 이씨가 상당 기간 언론계에서 활동해온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도 이씨가 ‘회장’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검증해야 할 것은 오히려 명확해진다. 이씨는 실제로 해당 언론사에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언론활동을 했을까.
본지는 검경합동신문이라는 매체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의 규모가 작거나 인터넷 매체라는 이유로 해당 언론사나 그곳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기자들을 폄훼해서도 안 된다. 이번 취재 대상은 이씨 개인이다. 재판부에 제출한 회장 신분증과 PRESS 기자증, 기자수첩, 취재보도 차량 표식이라는 ‘외형’과 실제 활동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 기자증이 기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자증은 언론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이지 그 자체가 기자라는 직업의 실체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국회나 정부기관, 법원, 각종 행사장처럼 출입이 제한되는 곳에서는 신분 확인을 위해 기자증이나 별도의 출입증을 제시하고, 취재 대상자가 신분 확인을 요구할 때 소속을 밝히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업 기자들이 일상적으로 기자증을 내보이며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거나 차량에 붙인 ‘취재보도’ 스티커 자체를 기자라는 증거로 내세우는 것은 취재활동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 기자증은 필요할 때 신분을 확인하는 보조수단이고, 기자의 직업적 실체는 결국 어디를 취재했고 무엇을 확인했으며 어떤 보도를 남겼느냐를 통해 확인된다.
따라서 이씨의 언론인 이력을 검증하는 방법도 복잡하지 않다. 언제부터 해당 언론사에서 활동했는지,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취재기자로 활동했다면 어떤 현장을 취재하고 어떤 기사를 작성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직접 기사를 쓰지 않는 경영진이었다면 편집·경영·대외업무 등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본지가 현재까지 확인한 범위에서는 이씨가 직접 작성한 기사나 지속적인 취재·보도 활동을 했다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의 취재 결과다. 이씨가 실제 언론활동을 입증할 기사나 취재·업무 기록 등을 제시한다면 추가 확인해 반영하면 될 일이다.
◇ 홈페이지엔 ‘회장’…이름 뒤에 실제 역할이 있었나
이씨 측에서는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이 ‘회장’으로 표시돼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실제 언론사 임원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이씨의 이름과 직함이 올라 있다면 그 사실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것과 실제 회장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임직원 명단은 해당 언론사 내부에서 관리하는 정보다. 이름 한 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됐고 실제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갖고 활동했는지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확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보수 지급 여부다. 이씨가 상근하거나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회장이었다면 급여나 활동비,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용 등 관련 비용 지급 기록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급여를 받지 않는 비상근·명예직이었다면 임명·위촉 자료나 내부 의사결정 기록, 회의 참석자료, 언론사를 대표해 수행한 대외활동 등의 흔적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급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름만 올려놓은 회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무보수·비상근 임원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실질적인 언론활동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급여 하나가 아니라 일련의 기록이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회장으로 재직했는지, 어떤 절차로 선임됐는지, 급여나 활동비를 받은 적이 있는지, 회의와 경영에 참여했는지, 취재·보도 또는 대외활동에 관여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보수 지급도, 임명·위촉 과정도, 업무와 회의 참석도, 취재·보도 또는 대외활동도 확인되지 않는다면 홈페이지에 적힌 ‘회장’이 실질적인 직책이었는지 명목상의 직함이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해진다.
직함은 홈페이지에 한 줄로 적을 수 있지만 실제 역할은 여러 기록으로 남는다.
◇ 출근처는 뚜렷하지 않았고…주변이 기억하는 일상은 스크린골프
본지가 이씨의 언론인 이력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이유는 당시 그의 실제 생활과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가 보여주는 외형 사이에 간극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당시 이씨를 자주 접했던 복수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씨에게 일정하게 출근하는 별도의 직장이나 사무실이 있었다는 정황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특정 장소에 출근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주변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들이 공통적으로 기억하는 이씨의 일상은 구리지역 스크린골프 모임이었다. 회원들과 스크린골프를 치고 식사를 하는 모습은 자주 목격됐지만, 언론사에 출근하거나 취재현장을 다니고 기사를 작성·송고하는 등 언론활동을 하는 모습은 주변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이씨가 언론인이 아니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인터넷신문이나 프리랜서 기자는 사무실에 상근하지 않을 수 있고, 언론사 회장이나 대표 역시 직접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있다. 스크린골프를 자주 쳤다는 사실 역시 언론인 여부와는 무관하다.
그래서 다시 기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씨가 실제 언론인이었다면 무엇을 취재했고, 회장으로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 사용하지 않아도 보이는 ‘취재보도’…PRESS 표식의 무게
기자증과 ‘취재보도’ 차량 표식은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언론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를 상시 소지하거나 차량에 부착했다면 굳이 “나는 기자다”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언론 관계자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이나 공무원처럼 업무 과정에서 상대방의 신분을 인지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신호위반이나 주정차 위반 등으로 교통경찰관의 단속을 받는 차량에 ‘취재보도’라는 표식이 붙어 있다면, 경찰관이 운전자나 동승자를 언론 관계자로 인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제로 “봐달라”고 요구했느냐만은 아니다.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언론인이라는 신분표시를 인식하고 자신의 대응이 향후 보도와 연결될 수 있다고 의식한다면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자증을 소지하거나 차량에 취재보도 표식을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경찰관에게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단속을 회피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는 당시의 발언과 행동, 구체적인 상황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기자증과 차량용 표식은 노출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기자증은 필요한 취재현장에서 꺼내 신분을 확인하는 수단인 반면, 차량에 부착된 ‘취재보도’ 표식은 운전자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아도 경찰이나 공무원, 일반 시민의 눈에 들어온다.
따라서 실제 언론활동 여부가 불분명한 사람이 이러한 표식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면 단순히 스티커 한 장을 소지한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제3자가 자신을 언론인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외형’을 왜 지속적으로 필요로 했는지는 충분히 검증할 사안이다.
기자라는 직업적 신분은 취재를 위한 것이지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취재보도’라는 네 글자 역시 경찰이나 공무원을 상대로 한 통행증이 될 수 없다.
◇ 건국대 교수부터 3000만원까지…분쟁 때마다 등장한 ‘확인서’
이씨의 언론인 이력을 검증하면서 본지가 주목한 또 하나의 지점은 앞선 취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사실확인서’다.
본지는 앞선 보도를 통해 이씨가 정비사업 관련 약정서 등에 건국대 관련 연구기관의 ‘단장’ 직함을 사용한 경위를 검증했다. 취재 결과 과거 일정 시점 연구원 성격의 자격이나 활동이 있었던 것과 이후에도 ‘단장’이라는 직함을 현재형으로 사용하는 것이 같은 문제인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과거 자신에게 연구원 성격의 자격을 부여했던 교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문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교수가 요청을 받아 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파악됐다.
여기서 확인서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교수가 자신의 기억과 사실에 근거해 문서를 작성했다면 하나의 증빙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학 관련 공식 경력이나 직책은 학교의 인사·행정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 우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사자가 과거 관계자에게 별도의 사실확인서를 요청해 자신의 경력을 소명했다는 과정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확인서가 언제 작성됐고 당시 학교의 공식 기록과 내용이 일치하는지까지 대조해야 비로소 직함의 실체를 판단할 수 있다.
비슷한 모습은 금전 문제에서도 나타났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씨가 재개발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해온 돈을 둘러싸고 당초 5000만원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후 해당 관계자가 작성한 확인서에는 실제 대여금이 3000만원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처음 언급된 5000만원과 이후 확인서에 적힌 3000만원 사이에 왜 2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는지 역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건국대 직함과 3000만원 대여금은 서로 다른 사안이다. 그러나 분쟁이나 사실관계 논란이 불거진 뒤 당사자 또는 주변 관계자의 ‘확인서’가 등장해 이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됐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 언론인 경력에서도 같은 검증 원칙이 필요하다.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이씨의 이름이 회장으로 올라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그 등재 시점이 언제인지가 중요하다. 이씨가 실제 언론사 회장으로 활동해온 것인지, 이번 소송과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홈페이지에 동일한 직함으로 등재돼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이씨가 소송을 전후해 언론사 측에 자신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를 사실로 전제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앞선 두 사안에서 논란이나 분쟁 이후 자신의 기존 설명을 뒷받침하는 확인자료가 등장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홈페이지의 최초 등재 시점과 변경 이력, 회장 선임 시점, 기자증 발급 시점을 소송 제기 및 재판자료 제출 시점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씨의 회장 등재와 기자증 발급이 분쟁 이전부터 이어져온 정상적인 언론사 활동의 결과라면 기록이 이를 보여줄 것이다. 반대로 소송을 전후해 직함이나 관련 자료가 집중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정비됐다면 그 경위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해진다.
중요한 것은 의심을 결론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날짜와 기록을 대조하는 것이다.
◇ 정보를 줄 때는 취재원, 관계 틀어지자 “나는 쓰지 말라고 했다”
이씨의 ‘외형과 실제 역할’을 검증하게 된 배경에는 장위15구역 재개발 취재 과정에서 나타난 태도 변화도 있다.
본지 기자는 이씨로부터 관련 정보와 자료, 취재 단서를 제공받아 장위15구역 지종원 조합장과 관련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취재했고 20여 차례 관련 보도를 했다. 물론 취재원이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서 보도의 책임까지 취재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취재한 내용을 검증해 기사를 작성하고 게재한 책임은 전적으로 언론사와 기자에게 있다.
문제는 양측 관계가 틀어진 이후다. 본지가 확인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이씨는 이후 지 조합장 측 관계자에게 연락해 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오히려 기자에게 관련 기사를 쓰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실제 상황과 가까운지는 기록으로 확인하면 된다. 이씨가 보도를 만류했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런 의사를 전달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관련 자료와 취재 단서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면 이후 기사 대상자 측에 자신은 보도를 말렸다고 설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이와 비슷한 간극은 구리지역 스크린골프 모임에서도 나타났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복수 참석자에 따르면 이씨는 여러 명이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자신이 본지 기자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기사 한 꼭지에 1000만원씩 준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이씨를 상당한 재력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는 이씨로부터 기사 작성 대가로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복잡한 검증이 필요한 문제는 아니다. 실제 기사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면 금융거래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거래가 없었다면 왜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기자에게 거액을 지급하는 사람처럼 이야기했는지가 남는다.
◇ 관계가 끊어진 뒤에는 ‘돈’과 ‘여성’ 이야기까지
양측의 관계가 악화된 뒤에는 기자를 둘러싼 금전 문제와 여성 관련 주장까지 주변에서 등장했다.
기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한 유통업계 인사로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도움을 받은 경험을 이씨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어려울 때 생활비를 빌려주고 형편이 나아지면 갚으라는 식으로 도움을 줬던 고마운 선배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후 이 이야기가 기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 생활한다는 취지로 변형돼 전달됐다는 것이 기자의 주장이다. 이씨가 직접 말하기보다 제3자를 통해 기자의 금전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주변으로 전달됐다는 정황도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다.
여성 문제도 등장했다. 기자가 재개발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여성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제3자를 통해 전달됐다는 것이다. 기자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본지는 현재까지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러한 주장을 모두 허위라고 미리 결론 내릴 필요도 없다. 근거가 있다면 확인하면 된다. 다만 관계가 좋았던 당시에는 등장하지 않던 금전·여성 관련 이야기가 관계 단절 이후 주변에 전달됐다면 최초 발언자가 누구였고 어떤 과정을 거쳐 확산됐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취재가 문제 삼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싸움이 아니라 관계의 변화에 따라 동일한 사람과 사건에 대한 이씨의 설명도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 기자증보다 강한 증명은 ‘기자의 기록’
결국 이번 ⑧편의 질문은 기자증의 진위 여부가 아니다.
이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언론사 회장 신분증과 PRESS 기자증, 기자수첩, ‘취재보도’ 차량 표식이 실제 그의 언론활동을 얼마나 뒷받침하느냐가 핵심이다.
실제로 해당 언론사 회장으로 활동했다면 선임 과정과 재직기간, 급여·활동비 지급, 회의 참석, 경영·편집 참여, 대외활동 등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취재기자였다면 취재원과 취재노트, 기사와 보도 결과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실질적인 언론활동은 확인되지 않는데 기자증과 PRESS 표식, 취재보도 차량 스티커만 지속적으로 사용했다면 질문은 달라진다.
왜 그에게 ‘기자라는 외형’이 필요했는가.
이 질문은 앞선 연재에서 검증해온 다른 사안과도 맞닿아 있다. 대학 관련 직함과 정치권·기업인 인맥, 재개발 전문가라는 경력, 거액의 소송과 경제력, 그리고 이번에는 언론인이라는 외형까지 등장했다.
그렇다고 본지는 이 모든 것이 허위라고 미리 결론 내리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기록의 대조다.
특히 언론인이라는 신분은 사회적 영향력을 동반한다. 경찰이나 공무원에게 직접 “기자다”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눈에 보이는 PRESS나 ‘취재보도’ 표식이 상대방에게 일정한 인식을 줄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언론인일수록 기자라는 신분을 사적인 편의나 특별한 대우를 얻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씨가 스스로 재판부에 언론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검증해야 할 질문은 오히려 단순해졌다.
‘기자증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기자였느냐’다.
홈페이지에는 직함을 올릴 수 있고, 기자증은 손에 들 수 있으며, 차량에는 ‘취재보도’라는 글자를 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실제로 무엇을 취재했고 무엇을 보도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그와 성격이 다르다.
기자를 증명하는 것은 PRESS라는 몇 글자가 아니다. 결국 취재와 보도의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