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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광산구, 빛그린산단 경계 허문다…RE100·반도체·철도 공동 대응

- 100만 평 산단 확장·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 협력 논의
- 신산업선·삼도∼나산 광역도로·송변전망 확충도 공동 과제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하나의 산업단지를 행정구역이 갈라놓고 있지만, 기업 유치와 도로·철도·전력망은 경계를 따로 가리지 않는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함께 관할하는 함평군과 광산구가 RE100과 반도체 산업을 고리로 공동 대응에 나선 이유다.

 

함평군은 지난 28일 군청에서 이남오 함평군수와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만나 빛그린산단의 미래산업 육성과 광역 기반시설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고 31일 밝혔다.

 

빛그린산단은 함평군 월야면과 광산구 삼거동 일원에 걸쳐 조성된 약 400만㎡ 규모의 국가산업단지다. 이 가운데 함평지역이 약 220만㎡로 전체의 54.7%를 차지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와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등 미래차 산업 기반을 갖춘 데 이어, 최근에는 금호타이어 공장 건설과 맞물려 산업단지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번 면담에서 함평군이 꺼낸 핵심 과제는 빛그린산단의 RE100 시범단지 지정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받는 수출기업과 반도체·인공지능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용지 확대도 함께 제안됐다. 함평군은 빛그린산단 주변에 100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추가로 확보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하고, 기존 미래차 산업과 반도체·AI 제조업을 잇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함평군이 지난 21일 ‘함평 대전환 미래경제 TF’를 출범시킨 것도 이 같은 산업 전환과 맞닿아 있다. 한국RE100위원회와 대학의 AI·반도체 전문가 등 5명이 참여해 전력 확보와 기업 유치, 미래차·반도체 산업의 연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다만 산단을 넓히고 기업을 불러들이려면 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송·변전시설과 공업용수, 화물과 근로자의 이동을 뒷받침할 철도·도로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함평군이 광산구에 산업정책뿐 아니라 기반시설 확충까지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한 배경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광주 신산업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신산업선은 광주연구개발특구와 진곡·하남·평동산단, 광주송정역, 빛그린산단, 미래차 국가산단을 거쳐 함평과 영광을 잇는 산업철도다. 미래차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거점의 물류망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성격을 지닌다.

 

광산구 삼도에서 함평군 나산을 연결하는 광역도로 확장도 협력 목록에 올랐다. 도로가 확장되면 두 지역의 생활권 연결뿐 아니라 빛그린산단 근로자의 출퇴근과 기업 물류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함평군은 기대하고 있다.

 

전력 분야에서는 RE100 시범단지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망과 송·변전 기반을 공동으로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전력 수요가 큰 반도체 관련 기업을 유치하려면 기업 입주 논의에 앞서 공급 능력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공동 추진이 가능한 사업을 찾고, 함평군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논의는 협약 체결이나 사업 확정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빛그린산단을 놓고 함평군과 광산구가 각자의 산업정책을 추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계획 반영과 정부 지원 확보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공동건의문이나 실무협의체 등 협력 내용을 실행할 후속 장치를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이남오 군수는 “빛그린국가산업단지는 함평군과 광산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핵심 산업거점”이라며 “광산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하고, 주요 사업이 정부 정책과 국가계획에 반영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