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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무원이 종입니까?”…구리시 공무원 시민 응대 논란, 공직기강 도마

빗물펌프장서 차량 이동 요구 과정 시민과 실랑이
담배 피우며 응대 지적하자 “개인 기호식품인데 뭔 상관”
반복 주정차에 “스트레스 받는다”…끝내 “공무원이 종입니까?”
신동화 시장 체제 ‘시민 중심 행정’ 현장까지 작동하나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구리시(시장 신동화) 소속 공무원이 공공시설을 찾은 시민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이어간 데 이어 “담배 피는 게 개인 기호식품인데 뭔 상관이냐”, “공무원이 종입니까?”라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반복되는 차량 주정차로 인한 현장 관리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직자가 시민을 대하는 과정에서 보인 언행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구리시의 공직기강 관리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동화 구리시장 체제에서 시민과 직접 맞닿는 일선 행정의 신뢰와 공직기강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주목된다. 시장이 내세우는 행정 방향과 별개로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수준은 결국 현장 공무원의 말과 행동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 간 실랑이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지이코노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기자는 구리시 파크골프 관련 현장 취재를 위해 빗물펌프장 인근 파크골프장을 찾았다. 기자는 펌프장 입구에 차량을 잠시 세운 뒤 골프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이동하던 중 차량 경적이 울리자 곧바로 입구로 되돌아갔다.

 

차량에서 내린 남성은 펌프장 출입문을 열면서 이곳에 주차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차량 이동을 요구했다. 기자가 파크골프장 취재를 위해 잠시 차량을 세웠다고 설명하자 그는 “이게 주차한 게 아니고 뭐냐”는 취지로 따져 물었다. 기자는 이후 요구에 따라 차량을 이동시켰다.

 

여기까지는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시설 출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차량에 이동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후 상대방의 신분과 차량 이동 이유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기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묻자 남성은 공무원이라고 밝혔지만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명함을 요청하자 “없다”며 차량을 빼라고 요구한 뒤 펌프장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가 정확한 신분과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공무원을 다시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이후 자신이 구리시 소속 이모 공업주사라고 밝혔다. 담당 업무에 대해서는 펌프장 관리자이며 전기·소방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 피우며 시민 응대…지적하자 “뭔 상관이냐”

 

이 과정에서 이 주사는 담배를 피우며 기자와 대화를 이어갔다.

 

기자가 “지금 이야기를 하는데 담배를 피우면 됩니까”라고 묻자 이 주사는 “차 빼세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공무원으로서 이 같은 방식으로 시민을 응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현장 취재 중이라고 신분을 밝히자 이 주사는 자신이 펌프장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다시 담배를 끄고 대화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하자 이 주사는 “제가 스트레스 받아서 그래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처음 마주쳤을 당시부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지적하자 그는 “담배 피는 게 개인 기호식품인데 뭔 상관이냐”고 말했다.

 

흡연 자체가 이번 사안의 핵심은 아니다. 해당 장소가 관련 법령이나 시설 관리규정상 금연구역인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시민이 대화 과정에서 흡연에 불편함을 표시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거나 양해를 구하기보다 “뭔 상관이냐”는 취지로 대응한 것이 공직자의 적절한 시민 응대였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이 주사는 명함을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저희는 명함을 안 갖고 다닌다”며 구청에서 명함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스트레스 받는다”더니…“공무원이 종입니까?”

 

이 주사는 자신의 대응 배경으로 반복되는 차량 주정차 문제를 들었다. 그는 “계속 그렇게 차 박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저희는 스트레스를 받아요”라고 말하며 시설관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빗물펌프장은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인 만큼 긴급상황에 대비해 차량 진·출입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가 시설 출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차량에 이동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필요한 업무일 수 있다. 기자 역시 차량 이동 요구를 받은 뒤 차를 옮겼다.

 

그러나 반복되는 주정차로 담당 공무원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정과 시민을 대하는 태도의 적절성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차량 이동 요구가 이미 이행된 이후에도 시민 응대 방식과 관련한 문제 제기에 감정적인 표현으로 맞섰다면 공직자로서 적절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자가 반복되는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차공간 확보 등 행정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묻자 이 주사는 “그걸 제가 어떻게 합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근 공사가 마무리되면 주차장이 확보될 예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화 막바지에는 이번 논란을 상징하는 발언이 나왔다. 기자가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공무원이시잖아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취지로 지적하자 이 주사는 “공무원이 종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기자가 “내가 공무원이 종이라고 했느냐”고 되묻자 이 주사는 “나가세요”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개인 일탈인가, 공직기강 문제인가…신동화 시장 체제 행정력 시험대

 

이번 사안의 핵심은 차량 이동 요구 자체보다 공직자가 행정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보인 태도에 있다. 펌프장 관리에 필요하다면 차량 이동을 요구할 수 있고 시민 역시 정당한 요구에 협조해야 한다. 하지만 시설관리 권한이 시민에게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 주사가 스스로 반복되는 주정차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힌 만큼 구리시 역시 현장 관리체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실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면 안내표지판과 차량 통제시설을 보강하거나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 제도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누적된 현장 직원의 불만이 개별 시민과 충돌하는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면 이는 직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조직 관리의 영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무원 역시 악성 민원과 폭언·폭행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과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것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사항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면서 행정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공직자의 기본적인 업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신동화 시장 체제의 공직기강 관리에도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시장의 정책과 행정철학이 아무리 시민을 향해 있더라도 일선 현장에서 시민이 경험하는 공무원의 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민이 만나는 ‘구리시’는 시장실보다 민원창구와 현장에 있는 공무원일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구리시가 이번 일을 현장 공무원과 시민 사이에서 벌어진 일회성 실랑이로 볼 것인지, 시민 응대와 공직기강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지 주목된다. 특히 “개인 기호식품인데 뭔 상관이냐”, “공무원이 종입니까?”, “나가세요” 등의 발언이 어떤 경위에서 나왔는지와 이 같은 대응이 시의 공직자 행동 및 시민 응대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이코노미는 구리시 측에 △해당 공무원의 소속과 담당 업무 △빗물펌프장 차량 출입·주정차 관리기준 △당시 차량이 시설 운영에 실제 지장을 주고 있었는지 △해당 공무원의 언행이 시의 공직자 행동 및 민원응대 기준에 부합하는지 △해당 장소의 흡연 관련 규정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한 시의 입장 △공직기강 차원의 사실관계 확인 및 후속 조치 여부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주사에게도 당시 발언의 구체적인 경위와 반복되는 차량 주정차로 겪고 있다는 관리상의 어려움 등에 대한 입장을 추가로 확인해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