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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CPTPP, 농업 위기 아닌 수출 기회 될 수도”…가입엔 신중론

“한·칠레 FTA 우려 컸지만 포도산업 오히려 성장”
“국익·농민 뜻 반하면 가입 전제로 추진하지 않을 것”
농지 전수조사 27% 심층조사…“처벌보다 정비·계도”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담은 농협법 개정도 속도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놓고 농업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가능성과 수출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살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입을 기정사실화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춘 국내 농산물에는 오히려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P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사전 대비와 공격적인 시장 개척을 병행한다면 우리 농업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하는 도전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CPTPP 가입 논의 때마다 농업계가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온 상황에서 농정 수장이 ‘기회론’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송 장관이 사례로 제시한 것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협정 체결 당시 값싼 칠레산 농산물 유입으로 국내 포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이후 국내 농가가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을 개척하면서 산업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송 장관은 국내 포도 수출이 올해 1억 달러 달성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농산물은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농업인 단체와 함께 CPTPP가 국내 농업에 가져올 위험과 기회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CPTPP 가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송 장관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국익과 농민의 뜻에 반한다면 가입을 전제로 추진하지 않고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개방 과정에서도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국내 농업 생산기반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송 장관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자체 생산기반을 유지하면서 개방과 보완 정책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농업계와 지속적으로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했다.

 

◇전국 농지 136만㏊ 기본조사…27%는 심층조사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민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까지 전국 농지 136만㏊에 대한 기본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 전체 필지의 약 27%가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됐으며 정부는 연말까지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전수조사가 농지법 위반자를 대규모로 적발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단속이나 처벌 자체가 조사의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법을 최대한 유연하게 해석해 처벌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자진 정비와 양성화, 계도를 우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속도…“이달 상임위 정리 기대”

 

농협 지배구조를 바꾸는 농협법 개정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핵심은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이다.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에는 조합원인 농업인이 중앙회장 선출에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 도입 방안이 포함돼 있다.

 

송 장관은 직선제 도입에 대해 여야 의원뿐 아니라 농협도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 감사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 역시 방향성에는 상당 부분 합의가 이뤄졌으며, 감사조직을 내부적으로 어디에 둘 것인지 등 세부적인 조정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장관은 “이달 내 상임위 차원에서 원만하게 정리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PTPP와 농지제도, 농협 지배구조는 각각 시장 개방과 농업 생산기반, 농민의 의사결정권이라는 서로 다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가 시장 개방 가능성을 새로운 수출 기회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만큼 향후 논의의 관건은 농업계가 우려하는 피해를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인 보호·보완책으로 해소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