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2.6℃
  • 맑음강릉 14.8℃
  • 맑음서울 15.8℃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4.2℃
  • 맑음울산 14.3℃
  • 맑음광주 14.9℃
  • 맑음부산 17.9℃
  • 맑음고창 12.1℃
  • 맑음제주 18.4℃
  • 맑음강화 12.6℃
  • 맑음보은 8.6℃
  • 맑음금산 9.4℃
  • 맑음강진군 14.4℃
  • 맑음경주시 9.7℃
  • 맑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기획]명현관 해남군수, 에너지상생회사 추진…발전이익 지역에 남길 ‘100억 출자’ 검토

- 지역기업 일감·주민 이익공유 이어 군 출자회사 설립 구체화
- 30억 원 설립안에 100억 원 검토 의견…투자·운영 재원 함께 살펴
- 발전사업 참여부터 전력 판매·배당 관리까지…2027년 출범 목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것과 그 이익이 지역에 돌아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건설 과정에서 지역기업이 일감을 얻고 주민이 고용되더라도, 발전 이후의 수익을 지역에 남기려면 장기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통로가 필요하다. 해남군이 개발이익 공유 기준 마련에 이어 군 출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명현관 해남군수가 이끄는 해남군은 가칭 ‘해남 에너지상생 주식회사’를 준비하고 있다. 군이 출자하는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발전사업에 참여해 투자와 수익 관리를 맡고, 주민의 경제적 참여를 지원하는 구상이다.

 

설립 사전협의안에 담긴 초기 자본금은 30억 원이다. 이후 9월 30일 에너지산업과 신재생에너지팀이 작성한 적정 출자금 검토안에서는 100억 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종 출자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참여할 사업의 범위와 조직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지역기업 일감에서 주민 이익공유로…발전 이후까지 이어갈 참여 기반

해남군은 발전사업이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만큼 공사 물량과 고용, 자재 구매에서도 지역의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과 사업의 경제적 혜택을 받는 지역 사이의 간격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지난해 제정한 개발이익 공유 조례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세부지침안에도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군은 지난 8월 군의회 의원 간담회에서 적정 시공 능력을 갖춘 관내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권고, 지역 주민 채용, 관내 생산 자재 우선 구매, 지역사회 공익사업 기여 등의 기준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주민 참여율은 4% 이상으로 제시했다. 이익금 지급 시기와 방법을 정하고 사업자와 주민 사이에 협의서를 작성해 공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사업 참여 당시의 약속을 문서로 남겨 향후 지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기준이 개별 사업의 참여 조건을 마련한다면, 에너지상생회사는 공공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수익을 관리할 기반을 갖추는 역할을 맡는다. 직접 참여한 주민의 이익에 더해 회사가 얻은 수익을 지역사회 전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30억 원과 100억 원 비교…참여 가능한 사업의 폭 달라져

회사 설립에는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출범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설립 이후 어떤 발전사업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가 초기 출자 규모를 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기존 사전협의안은 2027년 자본금 30억 원을 한 차례 투입하고, 이후 태양광 발전사업 수익으로 운영비 등을 조달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후속 검토자료는 이 금액의 장점으로 초기 군 재정 부담이 작다는 점을 들면서도, 사업별 특수목적법인 투자와 사업개발비 확보에는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수목적법인은 개별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세우는 법인이다. 검토안은 자본금 30억 원일 때 동시 참여가 가능한 법인을 1개 수준으로 봤다. 한 사업에 자금이 투입되면 다음 사업을 준비할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100억 원은 초기 부담이 커지는 대신 특수목적법인 2~3곳에 동시 참여할 수 있고, 조직 운영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민펀드 연계와 신규 전력사업 대응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에 실무 검토안은 초기 출자금 100억 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사업 성과와 투자 수요에 따라 자본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담았다. 당장의 재정 부담과 향후 사업 수행 능력을 함께 놓고 판단할 사안이다.

 

■군산 사례에서 살핀 운영 재원…투자금 회수까지 시간차 고려

투자할 자금을 마련했다고 회사 운영이 곧바로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발전사업에 돈을 투입한 시점과 배당을 받는 시점 사이에는 간격이 생길 수 있다. 해남군이 군산시민발전 주식회사 사례에서 주목한 부분도 이 시간차다.

 

군 검토자료에 따르면 군산시민발전은 2020년 6월 설립됐으며, 군산시가 100억 원을 전액 출자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조직은 7명으로 정리돼 있다. 주요 사업은 새만금 육상·수상 태양광과 공공 유휴부지 활용 발전사업, 시민참여형 태양광 등이다.

 

사업별 특수목적법인에 투자하고 배당과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에서는 발전법인의 이익이 투자회사의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동안에도 인건비와 경비는 지출되므로, 사업 투자금과 별도로 운영 재원을 남겨두는 일이 중요하다.

 

해남군 자료는 군산의 초기 출자금에 발전사업 투자금과 장기간의 운영 비용을 고려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사업에 투자가 집중되면 신규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전문인력 채용의 어려움 역시 사업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해남군은 군산 사례를 참고해 향후 회사 설립 과정에서 출자 규모와 자금 사용 방식을 세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초기 자본금의 크기뿐 아니라 사업 간 투자 비중과 운영비 배분이 함께 다뤄질 부분이다.

 

■후보지 조사부터 전력 판매까지…사업 수행할 9명 조직안

자금 운용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은 실제 사업을 맡을 조직이다. 설립 사전협의안은 회사의 업무를 후보지 발굴부터 건설, 전력 판매와 주민 배당 지원까지 이어지는 과정으로 정리했다.

 

우선 염해 농지와 군유지, 간척지 등 후보지를 조사하고 예상 발전량과 공사비를 산정해 사업성을 분석한다. 이후 사업별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출자 타당성을 살피며, 민간 투자자와의 협약 및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을 수행하는 안이다.

 

건설 단계의 업무는 설계·조달·시공 관리와 품질·안전 점검, 전력망 연계 협의 등이다. 발전 이후에는 전력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판매, 장기 고정가격 계약, 재생에너지 사용 기업과의 전력구매계약 등을 다룬다. 시설 조성과 생산 전력의 판매를 함께 관리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초기 조직은 대표이사와 사무국장 각 1명, 경영관리팀과 사업기획팀 각 2명, 에너지센터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하는 안이 제시됐다. 재무·행정 관리와 사업 추진에 주민 소통을 담당할 인력을 함께 배치했다.

 

■주민 참여 창구 에너지센터…협약부터 배당 관리까지

발전사업에 주민이 참여하려면 투자 기회와 함께 사업을 이해하고 의견을 전달할 창구도 필요하다. 회사 조직에 포함된 에너지센터는 사업 업무와 주민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민설명회와 의견 수렴, 민원창구 일원화를 비롯해 갈등 조정과 상생협약 체결을 지원한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의 의견을 듣고 협의 내용을 정리해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찰에 대응하는 기능이다.

 

경제적 참여를 돕는 업무도 부여했다. 주민 펀드·채권·조합 등의 방식을 설계하고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며, 배당금 산정과 배분의 투명성을 관리하도록 했다.

 

주민 참여가 투자 모집에서 끝나지 않도록 사업 진행과 이익배분까지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개발이익 공유 지침에 담긴 약속을 현장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발전수익을 주민 생활로…복지 활용과 새로운 수입원 모색

회사가 확보한 수익의 활용 방향으로는 지역 재투자와 일자리 창출, 주민 소득 지원 등이 제시됐다. 설립자료는 햇빛연금과 아동수당·장학금, 에너지 취약계층 전기요금 지원 등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이들 항목은 지급이 확정된 지원사업은 아니다. 실제 수익과 배분 기준에 따라 대상과 범위, 지원 방법을 정하게 된다. 주민이 체감할 혜택의 크기도 회사의 사업 성과와 재정 여건에 달려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입원으로 발전사업 투자 외의 영역도 모색하고 있다. 출자금 검토안에는 재생에너지 전력중개사업자 등록을 통한 가상발전소 사업과 데이터센터 연계 가능성이 담겼다. 여러 발전설비를 묶어 전력을 거래하는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살피는 내용이다.

 

출산·육아 정책과 연계한 펀드 조성·투자, 햇빛소득마을 조성 및 운영 지원도 검토 대상이다. 사업 수익과 주민 참여를 지역정책에 접목하는 방안으로, 구체적인 수행 방식은 후속 논의를 거쳐야 한다.

 

■2027년 출범 목표…타당성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 거쳐

해남군은 2025년 9월부터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주식회사 설립 용역을 올해 5월 마쳤다. 이달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 사전협의를 추진한다.

 

설립 사전협의안은 2027년 11월 출범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타당성 검토와 결과 공개, 주민 의견 수렴, 설립협의 및 조례 제정 등의 절차를 밟는다.

 

사업별 투자 방식과 조직 운영, 주민 이익공유 기준은 이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초기 자본금 역시 기존 30억 원 설립안과 후속 100억 원 검토 의견을 함께 살펴 최종 설립안에 반영하게 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해남의 햇빛과 바람으로 얻은 이익이 군민의 소득과 지역기업의 성장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며 “에너지상생회사 설립을 충실히 준비해 주민이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그 혜택을 함께 나누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