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가 애플의 AI 핵심 책임자를 영입하며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애플 내부 인재 유출이 본격화될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AI 전쟁’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의 AI 파운데이션모델(AFM) 팀을 이끌어온 **루오밍 팡 수석 엔지니어가 메타 초지능연구소(Meta Super Intelligence Lab, MSL)**로 자리를 옮겼다고 보도했다. 팡은 약 100여 명 규모의 팀을 이끌며 애플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이 모델은 AI 비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으로, 이메일 요약, 젠모지 생성, 알림 우선순위 설정 등의 핵심 기능을 담당해왔다.
팡의 이탈은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 애플 내부 AI 전략의 균열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팡의 퇴사는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추진한 이후 가장 중대한 인재 유출”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애플이 시리(Siri) 개선을 위해 오픈AI, 앤트로픽 등 외부 모델 도입을 검토하면서 내부 사기가 크게 흔들렸다는 전언도 있다.
업계는 팡의 이탈을 시작으로 AFM 팀의 추가 유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메타는 수천만달러 수준의 파격적인 연봉 패키지를 제시하며 AI 핵심 인재를 공격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애플보다 훨씬 높은 보상 수준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를 회사의 ‘최우선 전략’으로 천명하고, 범용 AI(AGI)·슈퍼인텔리전스 개발에 전사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메타는 팡 외에도 스케일AI의 알렉산드르 왕, 다니엘 그로스, 낫 프리드먼 전 깃허브 CEO, 오픈AI와 앤트로픽 출신 연구진 등을 잇달아 영입하며 ‘AI 드림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애플 AFM 팀도 자체 모델을 활용한 차세대 시리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핵심 리더의 이탈로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떼려던 애플에게는 뼈아픈 악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