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고려아연-영풍, MBK 공방…진실과 실체는

  • 등록 2026.01.10 05: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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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감리 결과에 쏠리는 시선
공방 속에서 커지는 실체 규명의 필요성
3월 주총 앞둔 판단의 기준
시간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검찰과 금융감독원, 공정거래당국의 절차가 각기 다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을 둘러싼 사안들은 장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안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절차들이 어떤 시점에 어떤 형태로 정리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경영권을 둘러싼 고려아연과 영풍, 그리고 MBK파트너스 간의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윤범 체제의 향방 역시 이러한 판단과 무관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논쟁의 핵심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사안은 2022년 진행된 미국 전자폐기물 처리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다. 고려아연은 당시 해당 회사를 약 5800억 원에 인수했으며, 이후 이 거래의 적정성을 두고 여러 해석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당시 매수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했고, 충분한 실사와 평가를 거쳐 이그니오를 인수했다”며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으로, 당시 영풍 측 인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도 이사로 참석해 승인한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관련 민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이 증거개시 절차 중단 요청을 기각하면서, 현지에서는 증거 수집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국내외에서 병행되는 절차가 각기 다른 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최종 판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손자회사 SMC를 통한 영풍 지분 취득과 그에 따른 의결권 제한 문제를 놓고,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 규정 적용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현재 이 사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심이 돼 검토 중이며, 검찰 수사는 공식적으로 개시된 단계는 아니다. 다만 당사자 간 고소·고발을 통해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둘러싼 시각차도 여전하다. 지난해 10월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89만 원으로 상향되자, 영풍 측은 회사 가치 훼손 가능성을 문제 삼았고,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방어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합법적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역시 최종 평가는 감독당국과 사법 판단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는 또 다른 변수다. 이그니오 인수와 투자 손실 반영 문제를 포함해 감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일부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감리 대상에는 영풍의 환경 관련 사안도 함께 포함돼 있어, 단순히 특정 기업만을 겨냥한 지연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이 사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방’이 아니라 ‘판단의 시점’이다. 절차는 필요하고, 시간도 요구된다. 다만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자연스럽게 결과와 설명을 기다리게 된다. 이는 어느 한쪽을 재촉하기 위한 요구라기보다,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합리적 기대에 가깝다.

 

다가오는 주주총회는 그 기대가 집중되는 계기다. 연임 여부나 경영권의 향방을 넘어, 투자자들은 공방 속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충분한 설명과 납득 가능한 결론이 제시될 때, 비로소 이 논쟁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해석의 확대가 아니라 사실의 정리다. 사법과 감독당국의 판단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시될지에 따라 고려아연을 둘러싼 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시장은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시선으로.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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