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G 익스트림 골프볼 국내 1호 홀인원의 주인공 나왔다..유퀴즈 변리사 유성원

  • 등록 2023.04.16 22: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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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지키는 변리사, 스스로 ‘최초’를 만들다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변리사 유성원. 그는 통칭 ‘유퀴즈 변리사’로 통한다. 2018년 중국 진출을 앞둔 국내 기업 53곳의 공동 소송을 맡아 전승을 거둔 사례가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송에 출연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에게 DM을 보내게 된 건 특허 때문이 아니라 홀인원 때문이었다. 골퍼 유성원은 지난 3월 출시한 PXG 익스트림 골프볼로 국내 1호 홀인원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그는 자타공인 골프광이다. 변리사 개업 2년 차 무렵인 2012년에 주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 목적은 비즈니스와 영업이었다. 특허와 상표를 다루는 변리사이기에 골프 브랜드와 기술들이 남다르게 느껴졌을까. 골프 자체도 좋아하지만, 골프 장비의 세계에 푹 빠졌다.

 

“공학도 출신이라 장비들의 특성과 기술을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라운드만이 아니라 이 골프라는 스포츠에 관련된 기술들은 나름대로 연구하는 재미가 상당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느새 주변에서는 ‘장비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유성원을 통하라’가 ‘국룰’이 됐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워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도 골프 관련 소재를 자주 다뤘다.

 

“유튜브도 사실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어떤 것에 관심이 생기면 끝없이 파고드는 성격을 아는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유성원이 진짜 정보를 다 안다’는 신뢰마저 생겨서 도움도 많이 됐고요(웃음).”

 

‘우연’이 ‘사연’과 맞물리면 ‘기연’이 된다

2021년 3월. 변리사 유성원의 개인 유튜브 채널 〈패플TV〉를 통해 2편에 걸쳐 PXG의 브랜드 스토리가 소개됐다.

 

2016년 창업해 약 5년 만에 수백 개의 특허를 등록하고, ‘공룡’ 테일러메이드와의 특허 분쟁 끝에 ‘크로스 라이센스’라는 쾌거를 이룬 이야기였다. 영상 말미에 그는 “(PXG가) 골프공 특허도 딱 1개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PXG의 아이덴티티인 나사 디자인이 볼에도 적용되는 것 아니냐’면서도 “(특허가 있지만 PXG 볼이)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르겠네요”라고 마무리했다.

 

만 2년이 흘렀다. 지난 2023년 3월 3일, PXG는 정말로 ‘익스트림’이라는 이름의 골프공을 출시했고, 이날부터 홀인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익스트림 볼의 국내 1호 홀인원 기록자에게 신형 6세대 아이언 세트를 증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 24일. 라비에벨 올드코스 파3 7번 홀에서 캐디를 포함한 4명의 동반자가 소리를 질렀다. 홀인원이 나온 것. 그렇다. 그 주인공이 바로 유성원 변리사다.

 

니어리스트 노렸는데 '땡그랑'

절친들과의 마음 편한 라운드였다. 내기 없이 6번 홀까지 쳤는데 ‘조금 루즈하다’는 말이 나왔다. 마침 다음 홀이 파3였다. 니어리스트 상금으로 2만 원씩 각출하기로 했고, 한 친구가 5만 원권 상품권까지 얹었다. 10만 원이 넘는 니어리스트 상금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파3에서만 쓰려고 가져온 PXG 볼을 꺼내며 유성원은 “이 볼로 홀인원 하면 신제품 아이언(을 준다더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약 160m의 긴 파 3홀이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홀인원보다는 눈앞의 상금이 목적이었다.

 

 

“너무 잘 맞았어요.”

 

에디터가 홀인원 인터뷰를 할 때면 늘 건네는 질문인 ‘잘 친 미스샷이었나, 의도대로 맞아떨어진 굿샷이었나?’에 대한 유성원의 답이다. 굿샷이 나왔고, 의도한 대로 포물선을 그렸다.

 

라비에벨에서 제공하는 해당 홀 공략에 따르면, 사실 이곳은 페이드로 공략하는 게 좋다. 아쉽게도(?) 그의 구질은 드로우고.

 

라비에벨 파3 7번 홀

거리가 매우 긴 파 3홀로 그린 폭이 좁고 길며, 앞이 높고 뒤가 길다. 따라서 티샷은 그린 중앙을 목표로 페이드 샷을 구사하는 게 이상적이며, 그린 우측 앞자락에서 어프로치로 승부를 걸어 보는 차선책도 좋다(라비에벨 홈페이지 내 해당 홀 프로 팁 참조).

 

“저는 페이드를 잘 못 쳐요. 그래서 그린 초입의 오른쪽에 언덕이 있으니, 실수하더라도 오른쪽에 떨어지면 맞고 내려오겠다고 생각했죠. 어쨌든 목표는 홀인원이 아니라 니어리스트였으니까(웃음).”

 

바람도 잔잔해 ‘노린 대로만 치자’는 심정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잠시 후 4명의 동반자 모두가 오른쪽 언덕을 맞고 구르며 홀로 빨려드는 ‘PXG 익스트림 볼’의 국내 1호 홀인원을 목격했다.

 

PXG “한번 들러주시죠”

지금이야 PXG가 고가정책을 내려놓았나 싶을 정도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클럽을 구하기 쉬워졌지만, 초창기에는 얘기가 달랐다. PXG 아이언 클럽 1개 당 백만 원이 넘는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던 시절이다. 유성원 또한 1세대부터 몇 차례 PXG의 클럽을 썼다 팔았다를 반복했다.

 

‘개인적으로 사실 좋아하진 않는다. 선호하는 타감이나 성능이 아니다. 연철 단조 소재를 좋아하는데, PXG는 중공 구조라. 비거리가 일정하지 않다는 느낌도 있었고. 아이언은 정확성인데 1~2클럽 편차가 있다고 느끼니 장기간 쓰기는 어려웠다. 2번이나 영입했다 팔았다.’

 

그가 〈패플TV〉에서 밝힌 PXG 사용기다. 영상이 나가고 얼마 안 돼 PXG에서 연락을 받았다. 얼떨떨했다. 사실 좋은 리뷰를 한 것도 아니고, 브랜드를 특별히 우호적으로 다룬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연철 단조 마니아가 PXG 맨이 된 사연

당시 그는 이토보리 MXH 아이언을 사용했다. 굉장히 만족하며 썼던 클럽이었고, 제일 좋은 채라고 확신했다고.  이전에도 에폰 등 여러 일본 단조 아이언을 주로 썼는데, 2021년 당시는 일본과의 관계가 나빠져 특히 유튜버로서 조심스럽던 시기이기도 했다.

 

PXG에서는 ‘우리 브랜드에 대해 저렇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우리 제품에 대해 좀 더 이해시켜 보자’는 취지의 협찬 제안을 보내왔다. PXG로 찾아갔다. 당시 관심이 있었던 스틸파이버 샤프트를 제공받고, 젠4 아이언 헤드는 구매하기로 했다.

 

“스틸파이버 샤프트도 너무 좋았지만, 젠4 아이언이 저한테 정말 잘 맞았어요.”

 

PXG 아이언(Gen 4)은 지난해 2번의 이글과 1번의 사이클링 버디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올해 그 아이언과 PXG 최초의 볼로 홀인원까지 달성했으니 의미가 남다르다.

 

“뭐랄까요. 성능이 어떻고, 타감이 좋고, 디자인이 이렇다는 감성적인 걸 떠나서 이 아이언이 저한테는 정말 기쁘고, 감격스러운 추억을 너무 많이 만들어줬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PXG가 됐습니다(웃음).”

 

 

PXG Troops

홀인원 이후 PXG 본사 내 그라파이트 도곡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해 상품 수령을 위한 피팅을 했다. 2023 신형(젠6) 0311 블랙호크 에디션 아이언 세트를 기다리는 그에게 짧게나마 리뷰를 요청했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타감이 너무 좋아졌다고 느꼈어요. 기존에 젠4를 썼는데, 젠6에서는 페이스가 더 얇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그가 얘기한 대로 이쯤 되면 성능이니 타감이니 같은 것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더 앞설 것 같다.

 

지난해 PXG 코리아에 따르면 멤버십 제도인 ‘PXG TROOPS’의 최상위 등급은 전체 회원의 5%다. PXG가 그의 골프 라이프에 기쁜 추억을 만들어줬다면, 유성원은 PXG에 ‘최초’라는 기록을 선사했다. 이거야말로 VIP가 아닌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으니까.

 

4개월간의 백돌이 탈출 프로젝트

변리사는 기업의 ‘최초’를 지켜내는 일을 돕는 직업이다.

그가 2018년 중국 진출을 앞둔 국내 기업 53곳의 상표권 집단 소송을 맡아 최초 53승을 해내면서도 그가 뿌듯했던 건 상표 브로커들의 선점으로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최초’를 지켜냈다는 점이었다.

‘53전 53승의 변리사’라는 ‘트로피’도 얻었지만, 이 판례로 향후 중국에서 활약할 수많은 한국 기업을 위한 ‘길을 열었다’는 게 그의 자부심이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유성원 특유의 ‘집요함’ 덕분이다. 그 집요함은 골프에서도 빛을 발했다.

“입문하고 1년을 쳤는데 100타를 탈출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죠. 겨울 비시즌을 틈타서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본업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연습장에서 살았습니다(웃음).”

약 4개월간 거의 매일 연습과 스크린 골프에 매진한 결과, 이듬해 3월에 간 라운드(태광CC)에서 무려 88타를 기록했다. 골프를 치며 느낀 가장 큰 성취감이었다.

 

 

  ‘변리사’ 유성원과의 특허와 무관한 Q&A  

Q. 홀인원은 처음인가?

사실 스크린골프에서 1번 했고(웃음), 필드에서는 2번째입니다.

 

Q. (이 지긋지긋한 ‘될놈될’!) 생애 첫 홀인원은 그럼 언제?

2019년 7월 24일, 마찬가지로 라비에벨 올드코스에서 첫 홀인원을 했습니다. 라비에벨 올드코스가 제게 좋은 추억이 많은 골프장이죠. 라베(76타)도 했고, 이글도 몇 번 했으니까요.

 

Q. 보험은 들어놨나?

아쉽게도 안 들었습니다(울상).

 

Q. 골퍼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있다. ‘죽기 전에 홀인원은 한번 꼭 해보고 싶다’ VS ‘뒷감당 때문에 홀인원 나올까 무섭다’다. 이번 홀인원 뒷감당은 괜찮았나?

뒷감당 지금 안 괜찮고(?) 있어요(웃음). 골프 치는 지인들도 많고, 모임도 많아서 소문이 금방 나버렸습니다. 예전에 출연했던 YTN 프로그램 ‘청년창업 런웨이’ CEO 모임이 있는데 멤버가 사오십 명 되거든요. 그 단톡방에 소문이 나버려서…이…뒷감당이 상당히 쉽지 않게 됐습니다.

 

Q. 그래도 홀인원하면 3년간 운이 좋다고 하니 거기에 기대보자. 만회가 되지 않겠나. 그냥 홀인원도 의미가 큰데. PXG에서 공식적으로 축하하는 홀인원이라는 것 자체로도 만회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혜택을 받은 건?

그 홀(파3 7번 홀)에 바이네르 제화에서 홀인원 시 동반자 모두에게 30만 원 상당의 구두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걸려있었어요.

 

Q. 홀인원을 염원하는 많은 이들에게 팁을 준다면?

제가요(웃음)?

 

Q. 두 번이나 홀인원을 한 ‘선배’니까.

음…어…홀인원을 기대하고 치면 안 나오는 것 같고요. 이걸 팁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핀을 정확하게 노리기보다는 그린 지형에 따라서 오조준하면서 붙이겠다고 할 때가 홀인원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Q. 구력은 11년 차가 됐다고 했다. 그럼 핸디도 싱글?

라베는 76타지만, 보통 10~13오버파를 칩니다. 싱글 핸디캐퍼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합니다.

 

Q. 골프존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는데 G핸디는 그럼?

-1.2~1.6 정도입니다.

 

Q. 유튜버 심짱 채널에도 출연했었다. 상당한 장타자(출연 당시 드라이버 볼 스피드가 70㎧를 상회했다)던데, 아이언마저 날카롭다니 이게 나라…아니, 혹시 프로를 준비했다거나?

드라이버는 특기라고 생각했고, 아이언은 약점이라고 여겼다. 마지막으로 레슨을 좀 오래 받았던 프로가 장원주 프로(타이틀리스트)였어요. 그때 아이언이 부쩍 좋아졌고요.

 

Q. 골프 자체를 즐기는 명랑 골퍼로도 보이지만, 골프에 진지하게 임하는 ‘시리어스 골퍼’의 면모도 보인다. 골프에 대한 철학이랄까, 골프를 잘 치기 위한 덕목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는지.

겸손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는 개념은 아니고요. 예를 들면, 연습장에서 연습하다가 뭔가 깨달은 것 같을 때가 있잖아요. 이제 알았다, 됐다! 이런 생각이 들면 다음 날 라운드는 망하잖아요. 어제 느낀 감이나 깨달음 같은 건 고사하고, 아예 어떻게 치는지 모르겠는 느낌(웃음). 골프란 게 항상 그런 것 같거든요.

 

요컨대 골프라는 게 한번 감이 왔다가도 금세 사라지는 게 반복되면서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누구나 겪는 스포츠잖아요. 이 과정을 잘 참아내고 내 몸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혹시 뭔가 깨달았다 싶어도 ‘아직 더 알아야 할 게 많다’, ‘이 깨달음도 언젠가는 또 사라지겠다’라고 받아들이려면 골프에 대한 겸손함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골프를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 거고, 본인을 훨씬 더 매력적인 동반자로 만들어주지 않겠어요?

 

Q.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패플TV〉를 몇 편 봤다. 예상보다 더 지적인 충족이 되는 채널이었다. 골프가이드의 소재로 쓰고 싶은 이야기들도 많았고. 최근에는 영상 업로드가 안 되고 있던데.

저도 유튜브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였어요(웃음). 정말 재개하고 싶은데 최근에 별도로 스타트업을 하나 창업을 하게 돼서 유튜브는 조금 미뤄둔 상태입니다.

 

Q. 어떤 분야인지?

반려동물 관련 플랫폼 앱인데 ‘펫멀스(PetMirth)’라는 앱입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잖아요. 다른 스타트업도 같은 고민을 하겠지만,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Q. 홀인원 하면 3년간 운이 좋다는 속설이 있다. 만약 3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첫 번째는 이 ‘펫멀스’가 잘 돼서 반려동물의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게 솔직히 현재 가장 큰 소원입니다. 두 번째는 본업인 인텔런트 특허법률사무소가 성장하는 게 되겠고요. 세 번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고 신나게 골프를 즐기는 인생을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연습은 자주하는 편?

거의 못합니다. 라운드 나가는 게 거의 전부죠.

 

Q. 혹시 그러면 필드를 몹시 자주 나가는지?

한 달에 너덧 번 정도?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데, 간혹 두 번 나가게 될 때가 있는 정도입니다.

 

Q. 역시 바쁘기 때문인가.

두 번 나가면 아내가 워낙 싫어하니까요.

 

Q. 아?(사모님 여깁니다!!!)

아, 물론 바쁜 것도 있죠. 정말 바쁘기도 하고요! 아니, 저기…가시는 거예요?

 

 

박준영 기자 901fgu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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