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윤종선 | 남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크기’가 평균 이상이길 바란다. 또 많은 수가 평균에 못 미치거나, ‘작은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
남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음경 크기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매우 궁금해한다. ‘평균 또는 그 이상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혹시 평균 미만인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갖고 사는 남성도 많다. 시중에 다양한 조사 결과나 통계로 ‘평균 크기’라는 게 존재하지만, 사실 이는 주변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친한 친구들이 대물이거나, 단골 사우나의 손님들이 비교적 크거나, 성인 동영상에 출연하는 남자 배우들의 음경 크기를 평균으로 삼는다면, 실제 평균 크기의 남성은 자신감이 뚝 떨어질 것이다.
일반인 남성들의 평균 크기를 알면 고민할 필요도 없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일반인끼리 각자의 음경 크기를 재거나 비교해보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고, 제대로 검증(?)하려면 이완 시만이 아니라 발기 시의 길이와 둘레를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며, 자연발기의 정도에 따른 편차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러한 측정을 개인에 맡긴다면 오차도 많이 생기기 때문에 전문가가 명확한 원칙과 기준으로 측정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복잡하고 쉽지 않은 과정임은 틀림없다. 또 나이, 지역, 직업, 환경 등의 다양성을 고려한 많은 수의 표본이 필요한데 이 또한 쉽지는 않다.
평균치를 맹신하지 말 것
일반으로 음경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길이를 잴 때는 ‘음경 기저부’와 ‘치골’이 만나는 부위에서 시작해 ‘귀두 끝 부위까지’ 측정한다. 발기 시 음경의 길이는 귀두를 잡고 최대한 잡아당긴 상태에서 길이를 측정한다.
다만 하복부에 살이 찐 경우는 측정용 자를 얼마나 누르냐에 따라 오차가 발생한다. 둘레는 음경 ‘몸통의 중간’을 측정한다. 발기 시 몸통의 둘레는 성관계할 때 재는 것이 아닌 데다 발기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가장 많은 오차가 생긴다.
요컨대 시중에 떠도는 남자 음경 크기의 평균은 허황된 결과인 경우도 많으니 평균에 못 미친다고 해서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특히 과거에 발표된 자료는 그저 참고로만 여기는 게 좋다. 필자가 본원에 내원한 환자들의 음경 크기를 꾸준히 측정한 결과, 젊은 층은 과거보다 외부 생식기 발육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연령대에 따라 음경 크기의 평균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원에서는 음경 확대를 위해 내원한 환자들은 ‘휴지심’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확대할 것인가를 정한다. 이 휴지심의 길이는 10.5㎝, 둘레는 13㎝다. 그래서 발기 시 음경이 휴지심을 통과해서 위로 조금 고개를 내밀고, 음경의 둘레가 휴지심의 90% 정도를 차지하면 평균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필자의 임상 경험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자의 음경 크기 평균은 이완 시 ‘길이 7.5㎝, 둘레 8.3㎝’이며, 발기 시 ‘길이 11.1㎝, 둘레 11.8㎝’다. 40대 미만 남자는 이완 시 ‘길이 8.9㎝, 둘레 9.1㎝’, 발기 시 ‘길이 12.9㎝, 둘레 12.7㎝’가 평균에 가깝다.
이처럼 40대를 기준으로 연령대에 따라 길이와 둘레가 약 1㎝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한국 남자는 정말 작을까?
주변에서 한국 남자의 음경은 세계적으로 매우 작은 편이라는 자료나 주장이 상당히 자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알아보려면 세계 남성의 음경 크기 평균을 알아야겠다.
2015년 영국 의학 저널인 ‘BJU International’에서 세계의 남성 15,52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평균 수치는 이완 시 ‘길이 9.16㎝, 둘레 9.31㎝’, 발기 시 ‘길이 13.12㎝, 둘레 11.66㎝’로 확인됐다. 참고로 발기 시 음경 길이가 16㎝ 이상인 경우는 상위 5%에 해당한다.
이 자료와 비교하면 40대 이상의 한국 남성은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40대 미만의 한국 남성은 세계 평균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한국 남성의 음경 크기가 평균보다 작다는 선입견은 이제 그만 버리는 게 옳겠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 자신의 음경 크기에 만족하는 남성은 약 55%였다. 평균 크기의 남성 중 절반 정도는 불만족이라는 얘기도 된다.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다른 남성들도 자신의 음경 크기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지는 않고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사우나나 탈의실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부와 명예에 관계없이 음경의 크기가 하나의 계급이 되고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남성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