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DGB금융지주(회장 황병우)가 지난해 실적 하락의 깊은 수렁에 빠지며 8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아이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로 인해 DGB금융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DGB금융의 이번 실적 감소는 단순한 수치의 감소를 넘어, 전체 금융지주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3년 5343억 원에서 2024년 2711억 원으로 무려 49% 감소했으며, 당기순익 또한 4122억 원에서 2075억 원으로 49.7% 줄어들었다. 이는 업계의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부정적인 결과로, KB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모두 실적 개선을 이루는 상황에서 DGB금융만이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DGB금융의 자회사인 아이엠증권은 이 같은 실적 감소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이엠증권은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PF를 과다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적자에 빠졌다. 지난해 아이엠증권의 연결 영업손익은 85억 원 적자에서 2241억 원 적자로 악화되었고, 당기손익도 31억 원 적자에서 1588억 원 적자로 전환되었다. 이 같은 수치는 각각 2547% 및 5089%의 급증을 의미하며, 이는 심각한 부실 관리와 리스크 통제를 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지적된다.
부동산 PF는 금융시장 내에서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엠증권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13.39%에 달하며, 이는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 BNK투자증권(17.7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부동산 PF 관련 신규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022년 1155억 원에서 2023년 1288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2951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아이엠증권의 재정적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PF의 부실은 단순히 아이엠증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많은 금융기관들이 유사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부실 관리와 신속한 리스크 정리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는 반면, DGB금융은 여전히 부실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이다.
DGB금융의 실적과 경쟁사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그 격차는 더욱 뚜렷해진다. BNK금융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8012억 원에서 9754억 원으로 21.7% 증가하였으며, 당기순익도 6789억 원에서 8241억 원으로 21% 상승했다. BNK금융은 이자 및 비이자 이익이 증가하고, 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함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반면 DGB금융은 아이엠증권의 부실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한 점이 대조적이다.
JB금융지주 역시 연결 당기순익이 2239억 원으로, 2023년의 1875억 원 대비 19% 증가하였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서는 등 11% 증가하였으며, 신한금융도 3.3% 증가한 4조 6255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쟁사들의 성장은 DGB금융의 실적 하락과는 상반된 결과로, 금융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DGB금융의 실적 감소는 단순히 한 해의 부진으로 끝나지 않고, 향후 몇 년간의 경영 전략과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아이엠증권의 부동산 PF 부실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할지가 DGB금융의 미래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DGB금융은 부동산 PF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자회사의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전략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