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이 받게 될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 특히,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관세 25%가 적용되면 한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의 투싼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 약 480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경쟁 모델인 혼다 CR-V는 4980만원으로 조금 더 비싸다. 그러나 투싼은 한국 울산공장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면, 혼다 CR-V는 미국 내 인디애나주에서 생산되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이 경우, 투싼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이 약 1000만원 상승하게 되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 약 50조원에 달했다. 만약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수출액은 약 4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최소 9조원 이상의 감소가 예상되며, 이는 총 수출액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내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에서는 각각 연간 36만대와 34만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올해 가동을 시작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총 연간 생산량이 1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수출량은 170만대에 달해, 이러한 생산량 증가로도 수출량을 전부 소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예고는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2018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관세를 25%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GM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강력한 반발과 물가 상승 우려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한국 정부는 미국 내 자동차 업계의 반발과 함께 우리 기업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량을 강조하며, 쿼터제나 종목별 차등 관세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무기류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품목의 수입량을 늘려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협상 전략은 한국의 입장을 강화하고,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세 부과의 실제 가능성과 기업들의 대응 전략,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노력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모두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