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기업은행 금융사고도 결국 끼리끼리 문화, 온정주의 문화, 외형 확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IBK기업은행(김성태 은행장)의 부당대출 사건 조사를 마치며 한 말이다. 조사 결과, 부당대출 규모는 처음 예상했던 240억 원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원장이 지적한 ‘끼리끼리’와 ‘온정주의’, ‘외형확장’은 결과적으로 내부 통제와 윤리적 기준을 무색하게 했다.

부동산 담보가치를 부풀려 대출을 실행한 이번 사태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다. 내부 시스템과 문화를 살펴야 본질이 드러난다. 특히, 부당대출에 연루된 직원들이 금감원 수시검사 기간 중 자료를 삭제한 것은 심각한 내부 통제 실패를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은행의 금전적 손실을 넘어, 고객 신뢰 손상과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은행의 내부 문제는 또 있다. 기업은행은 전현직 직원과의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기업은행의 경영 환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고객과 주주들의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무엇보다 투명한 내부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독립적인 감사 기구를 설립하고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내부 감사를 강화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이고 고객과 주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윤리적 경영 문화 정착도 필요하다. 모든 직원에게 높은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윤리적 행동이 기업 성패에 얼마나 영향을 큰 미치는지 이해시켜야 한다. 윤리를 준수하는 직원이 인정받고 보상받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고객과의 소통 강화도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경영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고객의 문제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고객들이 기업은행의 변화와 향후 계획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 고객과의 신뢰 관계도 강화될 것이다.
IBK기업은행의 부당대출 사건은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여 다시는 이러한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에서 시작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행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을 걷어내고 더욱 강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