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바람이 짭짤하다. 바다는 저 멀리 있지만 감자밭까지 그 염기를 실어 날랐다. 보성군 득량과 회천 일대의 감자밭에선 지금, 포슬포슬하고 은은히 짭조름한 봄이 땅속에서 올라오고 있다.
전남 보성군이 자랑하는 ‘봄 햇감자’가 올해도 전국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보성 감자는 해풍과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 깊은 맛을 자랑하며, 감자 중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초봄 기온이 낮아 생육이 다소 지연되면서 수확 시점이 예년보다 10일가량 늦어졌지만, 오히려 맛과 품질 면에서는 더욱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분 함량이 높고 조직감이 뛰어난 이 감자는 별다른 조리 없이도 고소한 풍미를 낸다.
보성군은 현재 약 1,000여 농가가 총 920헥타르에서 감자를 재배 중이며, 올해 생산량은 약 1만 5,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성 감자의 진짜 힘은 ‘시작부터 남다른 품질’에 있다. 보성군농업기술센터가 직접 생산·보급하는 고품질 씨감자는 병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높아,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품종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 품종 ‘추백’을 중심으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품종 ‘금선’, 가공용에 적합한 ‘대서’, 간식감자 ‘수미’까지 다양하게 재배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해풍을 가장 많이 맞는 득량·회천 지역에서 나는 감자는 포슬한 식감과 함께 은근한 짠맛이 살아 있어 어린이 간식부터 반찬용, 가공용까지 활용 폭이 넓다.
보성군은 이들 감자를 도매시장뿐 아니라 온라인 직거래 장터 ‘보성몰’(www.boseongmall.co.kr)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직배송하고 있다. 산지에서 바로 보내는 신선함에, 지역 브랜드의 진정성까지 더해져 꾸준한 구매층도 형성되고 있다.
보성군 관계자는 “씨감자 품질관리부터 병해충 방제, 재배기술 교육, 품평회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상기후에 강한 신품종 개발과 친환경 재배 확대를 통해 ‘보성 감자’ 브랜드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맛으로, 품질로, 그리고 건강한 유통으로. 땅속에서 올라온 이 감자들이 올해도 전국 밥상 위를 포슬하게 채울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