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이랜드복지재단과 마가공동체 교회가 서울역 인근에서 운영 중인 민간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가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아침애만나는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독거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하루 세 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무료급식소가 점심 시간에 집중된 것과 달리, 이곳은 하루를 가장 힘겹게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아침 식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식사는 새벽부터 준비된다. 조리와 배식에는 인천·경기권 마가공동체 소속 교회 성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하루 평균 600여 명이 이곳을 찾으며, 지난 1년간 누적 이용자 수는 17만 명을 넘었다.
이 공간은 이랜드복지재단과 5개 교회가 협력해 마련한 민간 나눔 플랫폼으로, 공공 예산 없이 자발적인 시민 후원과 봉사로 운영된다.
현재까지 약 100명의 개인 후원자와 40여 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누적 봉사자는 1만 명에 달한다. 후원금과 물품 규모는 4억5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아침애만나는 하루의 시작을 책임지는 '존엄한 한 끼'에 집중해 온 공간"이라며 "이른 새벽부터 헌신해온 이들의 땀과 마음이 지금의 운영을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하늘소망교회 구재영 목사는 "가장 간절한 시간에 가장 필요한 분들과 마주하고 있다"며 "한 끼 식사가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급식소 운영은 단순한 끼니 제공을 넘어, 이용자의 존엄을 지키는 돌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갈한 조리 환경과 실내 대기 공간, 인격을 존중하는 인사 등 세심한 배려가 이어진다. 점심에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저녁에는 주 2회 짜장면 데이 및 거리 배식을 진행한다.
민간 협력도 활발하다. 광주의 도시아낙네는 김치를, 이랜드팜앤푸드와 킴스클럽은 식자재를 정기 후원한다. 아워홈은 셰프 데이를 통해 특별식을 제공하고, 할렐루야교회는 짜장면 데이에 봉사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식사 이후의 삶을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인천 필그림교회는 우쿨렐레 수업과 알코올·법률 상담을 운영하고, 하늘소망교회는 생계·주거·의료·취업 등 종합 상담을 통해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1주년 기념식에서는 이용자들이 우쿨렐레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는 18일에는 연예인 봉사단 더 브릿지가 현장을 찾아 배식, 이미용 서비스, 치과 진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아침애만나는 이랜드복지재단이 추진하는 민간 긴급복지 프로그램 SOS 위고(SOS WE GO)의 철학도 실천 중이다. SOS 위고는 생계·주거·의료·자립 등 복합 위기 가정을 위한 맞춤형 민간 지원 모델로, 공적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앞으로도 민간 협력 기반의 복지 생태계를 확대해, 취약계층의 존엄한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