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붉은 절벽과 푸른 물길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풍경 앞에, “이런 곳이 광주 옆에 숨어 있었나”라는 감탄이 이어졌다. 화순 적벽에서 시작된 이 하루는 여느 관광 일정과는 달리, 도시와 농촌, 은퇴자와 지역 현장이 어우러진 뜻깊은 만남의 장으로 이어졌다.
(재)화순군문화관광재단(이사장 구복규)은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행정동우회(회장 강왕기) 임원진을 초청해 화순의 주요 관광지와 지역 자원을 소개하는 문화탐방을 진행했다. 행정동우회는 광주시와 자치구에서 근무했던 퇴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자문은 물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탐방은 도시와 농촌이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광주와 화순이 상호 이해를 넓히고, 지역 자원의 가능성을 공유하기 위한 교류 행사로 마련됐다. 특히 풍부한 행정적 경험을 가진 이들이 화순의 현재를 직접 보고 느끼며, 향후 협력의 여지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로 의미를 더했다.
탐방의 첫 코스는 화순 적벽이었다. 평소에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이곳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 가능한 천혜의 자연 유산이다. 붉은 암벽이 물가에 병풍처럼 둘러선 모습은 이름 그대로의 ‘적벽(赤壁)’이었고, 고요히 흐르는 물과 어우러져 장대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전문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참가자들은 수천만 년 전 지질 활동과 수질 보존을 위한 지역의 노력에 대해 들으며 자연 보전과 관광 자원의 조화를 직접 확인했다.
이어서 찾은 연둔리 숲정이는 자연과 마을이 함께 만든 생태 공간이다.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손수 가꾼 이 숲은, 지역민의 정성과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마을형 정원이다. 조경을 넘어 마을과 관광객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생태관광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행정동우회 회원들은 그늘 아래 걸터앉아 바람을 느끼며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고, 공동체 기반 자원 개발의 의미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화순파크골프장은 특히 노년층에게 인기 있는 여가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탐방단은 골프장 운영 시스템과 주민 참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간단한 시타 체험도 진행했다.
“주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행정이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지,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시설은 체육 공간을 넘어 주민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도곡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공간이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이 모델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탐방단은 운영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지역 농산물 유통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행정적 시사점도 함께 논의했다.
광주광역시 행정동우회 관계자는 “자연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행정의 결도 보였다”며 “화순은 생태와 공동체, 문화와 경제가 고르게 연결된 지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화순군문화관광재단 구종천 대표이사는 “이번 탐방은 지역 자원을 더 넓게, 더 깊이 알릴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며 “광주와 화순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역사·문화적으로도 끈끈한 이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교류를 통해 상생의 발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화순군의 관광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최근에는 체험형 관광 콘텐츠 개발, 관광안내 인프라 정비, 인접 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 강화 등 실질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번 탐방은 관광 행사를 넘어, 행정 경험과 지역 자원이 만나는 실질적인 교류의 장이었다. 앞으로도 광주와 화순이 생활권을 넘어 마음까지 이어지는 이웃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