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광주의 평범한 청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되새기고, 오월정신과 삶을 연결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각으로 풀어내며, 오늘날 청년 세대가 바라보는 5·18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비연결, 연결, 재연결’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모두를 위한 오월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광주 청년들이 다시 손을 맞잡고 기획한 이번 전시는,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시민공모사업으로 추진됐다.
전시를 기획한 김꽃비 문화기획자와 최진웅 사진작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오월정신을 교과서 속 역사로만 남기지 않고, 지금의 언어와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전시에는 색색의 털실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중심을 이룬다. 이 털실은 '연결'의 상징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오월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관객들에게 “내게 5·18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참여한 최진웅 작가는 “더 많은 청년들이 오월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연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민주·인권·평화’라는 오월정신에 대한 추상적 담론을 넘어서, 현재 광주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일상과 경험 속에서 그 의미를 되새긴다. 군중의 역사 속에서 개별의 감각으로, 교과서의 구절을 넘어 일상의 장면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기록은, 5·18을 세대 간 연결의 매개로 삼는다.
오는 23일에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도 열린다. 오후 7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연결된 나의 재발견’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김꽃비 기획자가 좌장을 맡고, 최진웅 사진작가, 김혜선 5·18기념재단 글로컬센터 활동가, 박제상 마을청년활동가가 패널로 나선다.
이들은 ‘오월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그 정신이 지금의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색한다. 특히 청년들의 경험과 언어로 오월을 새롭게 풀어내며, 5·18의 세대 확장을 실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Everything May All at Once)’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이들은, 5·18과 혐오·차별 반대, 공정사회, 다양성·연대 같은 현재의 청년 가치들이 밀접하게 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광주 청년들이 오월로 만나고 연결되는 기록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