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임종룡 회장의 ‘소비자 보호’는 구호였나

  • 등록 2025.09.29 14: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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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 외치던 임 회장, 벨기에 펀드 불완전판매엔 침묵
투자자 피해는 현재진행형, 우리은행의 무책임한 태도 도마에
본지 질의에도 답변 회피…책임 있는 금융기관의 자세인가
금융권 신뢰 흔드는 방관, 정부의 철저한 개입 절실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벨기에 부동산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앞에서 임 회장과 우리은행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피해자들이 실질적 보상과 책임 있는 대책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은 “검토 중”이라는 무책임한 언급뿐이었다.

 

 

우리은행은 실적 개선을 강조한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상반기 8,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특히 수수료 이익은 WM·IB뿐 아니라 카드·리스 등 비은행 부문까지 고르게 성장하며 분기 5,000억 원대 이익을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 뒤에 불완전판매로 전 재산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절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은행이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임 회장의 이중적 태도다. 그는 그룹 워크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을 만들겠다며 불건전 영업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 사태에는 눈을 감았다. 말로는 소비자 보호를 외치면서 행동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금까지 임 회장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언론의 비판을 덜 받았지만, 이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은행의 최고 책임자로서 불완전판매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라도 전면에 나서 피해자 보호 대책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 의지를 밝히는 것이 그의 책무다.

 

피해자들은 상품의 성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경험과 위험 선호도와 무관하게 고위험 상품에 편입됐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오해나 실수가 아니다. 금융회사의 구조적 모럴 해저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실질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은행에 질의서를 보내 불완전판매 여부, 보상안 마련 계획, 금융당국 조사 인지 여부 등을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없었다. 소비자에게도, 언론에도, 시장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금융회사가 보여서는 안 될 최악의 태도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고난도 상품 판매와 불완전판매를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의 현재 행태는 당국의 제재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책임 있는 보상과 제도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은행이 잃게 될 것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은행으로서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금융회사의 생명은 신뢰다.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고, 언론의 질문마저 외면하는 은행은 결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임종룡 회장의 ‘소비자 보호’가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구호만 남기고 외면으로 일관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우리은행과 임 회장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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