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K푸드와 K뷰티가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산업계는 이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 진출과 한류 상품 수요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공식 선물로 전달됐다. LG생활건강의 '더후 환유고'와 CJ올리브영의 K뷰티 패키지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CJ올리브영 황남점은 정상회의 기간 중 외국인 매출 비중이 평소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곳에서 화장품 13종을 구매하며 SNS에 인증샷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 다이애나 카니 여사도 CJ올리브영을 방문하면서 “딸이 올리브영 쇼핑 리스트를 보내줬다”고 말해, K뷰티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경주의 황룡원에 마련한 체험 공간에서도 한류 뷰티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특히 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LG생활건강의 '더후' 아트 헤리티지 라운지를 직접 찾아 리얼한 사용 후기를 전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K뷰티의 품격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장면이 연출됐다. 아모레퍼시픽의 ‘AI 기반 개인 맞춤형 화장품’ 체험도 각국 인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푸드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경주의 명물인 황남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맛있게 먹었다”고 전하면서 주목받았다. 대통령실이 준비한 황남빵 200상자는 중국 대표단에게도 전달되며 소통의 매개가 됐다.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는 농심과 교촌치킨 등이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신라면, 치킨 등 대표 메뉴를 선보여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가장 주목받은 장면 중 하나는 K푸드+C레벨의 조합이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함께한 ‘치맥 회동’이다. 세 총수가 서울 삼성동의 깐부치킨에서 치맥을 즐기며 우호적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CNN에도 보도됐다. 젠슨 황 CEO는 “한국 치킨은 세계 최고”라며 극찬했고, 다음 날 해당 매장은 배달앱 검색 1위에 오르며 일약 성지가 됐다. 회동 중 함께한 테라 맥주, 참이슬 소주, 바나나맛우유도 국제적 관심을 받으며 관련 기업 주가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APEC을 계기로 K푸드와 K뷰티는 단순한 인기 상품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문화와 산업 경쟁력을 겸비한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거듭났다. CJ올리브영은 이를 발판 삼아 미국에 첫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고,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세계 각지에 수십~수백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세계 시장을 향해 한국의 식품과 뷰티 산업을 적극 홍보한 무대였다”고 강조했다.
APEC이 남긴 것은 단순한 외교적 성과를 넘어서, 한류 산업이 세계인의 일상과 식탁, 뷰티 루틴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K푸드·K뷰티가 그 기대를 넘어선 글로벌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