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임종룡 연임, 모피아 카르텔의 노골적인 자기 연장이다

  • 등록 2025.12.23 06: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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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어도 살아남는 모피아 생존 공식
한진해운 파산 논란, 책임 회피의 반복
은행 의존 구조 고착…지주 개혁은 실종
임종룡 연임, 금융 개혁의 시험대

정권은 바뀌었지만 임종룡은 살아남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가도에 본격적으로 올라섰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요직을 지낸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권은 바뀌어도 모피아는 영원하다”는 냉소와 함께, 우리금융이 관료 출신들의 ‘노후 보장용 안식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연임 절차는 진행 중이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말 외부 전문가 면접과 심층 평가를 거쳐 차기 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형식상 4인의 후보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임종룡의 이력은 보수 정권 핵심을 관통해 온 관료 엘리트의 전형이다. MB 정부 청와대 경제비서관, 박근혜 정부 금융위원장, 윤석열 정부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그는 정권 변화 속에서도 핵심 보직을 이어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관료 권력이 민간 금융으로 이동한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이름 앞에는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이라는 논란이 따라붙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이었던 임 회장은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의 핵심 정책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한진해운 파산은 글로벌 해운 경기 침체와 기업 자체의 재무 악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다만 당시 금융당국의 정책 판단이 결과적으로 국적 원양선사의 붕괴를 초래했다는 비판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논란 앞에서 그는 끝내 ‘원칙’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최순실 씨 외압설 등 정치적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임 회장은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과정에서 정책 결정에 따른 정치·사회적 책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런 인물이 개혁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 체제에서도 연임을 시도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 적폐가 구조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이 내세우는 경영 성과 역시 착시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내부 통제 강화를 성과로 강조하지만, 실제 수익 구조는 여전히 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금융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주사’로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익의 질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우리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다. 구체적인 비중과 순위는 시점과 통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과 비교할 때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 금융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은 금융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위기의 순간조차 임 회장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 당시 임 회장은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했지만, 금융당국 수장의 강경 발언이 ‘관치 금융’ 논란으로 번지며 국면은 반전됐다. 결과적으로 임 회장은 책임론의 중심에서 비켜섰다.

 

연임 유력설은 실력보다 구조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경영 성과의 결과라기보다, 관료 출신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금융권 인사 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우리금융 임추위의 선택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임종룡 연임 논란은 한국 금융이 관료 카르텔을 넘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과거의 구조에 발목 잡힐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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