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경기도지사 여론조사는 현재 경기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음을 수치로 확인시킨다. 여론조사는 후보 선호도와 정당 지지도, 국정 수행 평가, 가상대결 구도까지 포함하고 있어 경기도 정치 지형의 구조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6~27일 경기도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은 누가 출마하더라도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우세한 가상대결 결과를 기록했다. 이는 개별 후보 경쟁력 이전에 정당 구도 자체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가상대결이 말해주는 ‘정당 프리미엄’
가상대결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군은 모두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 1위인 김은혜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추미애 의원은 15.8%p, 한준호 의원은 12.4%p, 김동연 지사는 10.4%p 차이로 우세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특정 후보의 인지도나 개인 호감도보다 경기도 유권자 다수가 현재의 정치·정책 방향에 대해 여권에 더 높은 신뢰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경기지사 선거가 인물 경쟁을 넘어 정권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선거 구도가 이미 ‘정당 선택’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 민주당 후보군 선두는 추미애…그러나 본질은 ‘누가 나와도’
민주당 내부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추미애 의원이 20.3%로 선두를 형성했다. 김동연 지사와 한준호 의원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뒤를 잇고 있다. 이는 경선 과정에서 충분한 변동 가능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다만 더 중요한 지점은 후보 간 순위보다 민주당 후보군 전체가 야당 후보를 앞선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당이 후보 선택 과정에서 비교적 넓은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국정 수행 평가·정당 지지도, 경기 민심의 방향성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56.3%로 과반을 넘겼다. 이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여권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 변수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이 48.7%로 국민의힘(23.7%)을 크게 앞섰다. 이 수치는 가상대결 결과와 맞물리며 경기도 유권자 다수가 현 정부와 여당의 정책 기조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도는 수도권 경제·산업·주거 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중앙정부와의 정책 연계성이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점에서 여권에 대한 긍정적 국정 평가는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경기 민심의 특징: 안정 선호와 정책 연속성
전문가들은 경기 민심의 특징으로 정책 연속성과 행정 안정성에 대한 선호를 꼽는다. 대규모 인구와 복합적인 산업 구조를 가진 경기도 특성상, 급격한 정치 변화보다는 익숙한 정책 기조와 행정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 후보군이 전반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것은 단기 이슈보다는 누적된 정치·정책 평가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누가 더 잘 싸우느냐’보다 ‘어느 정치 세력을 선택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경기 민심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민주당 후보군 내부 경쟁은 치열하지만, 전체 구도에서는 여권에 유리한 흐름이 분명하다.
향후 변수는 후보 확정 이후의 경선 후유증, 야권 단일화 여부, 그리고 선거 직전 발생할 정치·경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시점에서 경기 민심은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점만큼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 이번 조사는 무선 ARS 전화조사(100%)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