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건강 칼럼] 소리와 빛, 그리고 균형을 잃어가는 ‘어셔증후군’

  • 등록 2026.02.09 11: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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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증후군은 청각과 시각에 손상을 주고, 몸의 균형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성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청력이 저하되거나 점차 사라지고,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며, 전정기관 이상으로 균형 감각까지 영향을 받는다. 듣는 것과 보는 것, 그리고 걷고 서는 일까지 동시에 어려워지는 병이다.

 

이 질환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출생 직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거나, 성장하면서 서서히 증상이 드러난다. 유병률이 매우 낮아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며,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알려진 게 없다.

 

어셔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청각장애다. 난청은 선천적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며 점점 진행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시각장애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고, 점차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진행된다. 세 번째는 평형감각 이상이다.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해 자주 넘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난청의 정도와 전정기관 이상 여부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제1형 어셔증후군은 가장 중증 형태다. 출생 직후부터 양쪽 귀에 심각한 청각장애가 나타나고, 전정 기능이 거의 완전히 소실된다. 균형을 잡기 어려워 걸음마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10세 이전에 야맹증이 시작되고, 청소년기에 망막색소변성증이 나타난다. 전체 어셔증후군 환자의 30% 이상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제2형 어셔증후군은 출생 시 중등도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다. 사춘기 무렵부터 야맹증이 나타나며, 균형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시각 손상의 진행 속도는 제1형보다 느리다. 전체 환자의 약 40~60%가 이 유형으로,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마지막으로 제3형 어셔증후군은 비교적 드문 유형이다. 출생 시에는 청각, 시각, 균형 모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면서 점차 청력손실이 진행되고, 전정 기능 이상과 함께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시야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 어셔증후군의 약 3~20%를 차지한다.

 

어셔증후군은 부모로부터 유전적 돌연변이를 물려받아 발생한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방식이기에 부모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 모두가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25% 확률로 유전될 수 있다.

 

진단은 여러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유전자 검사와 순음청력검사, 청성뇌간반응검사, 이음향방사검사 등이다. 전정기능검사로는 회전의자검사, 온도안진검사, 전기안진검사, 자세검사가 있고, 안과적 검사로는 시력검사, 안저검사, 시야검사, 망막전위도 검사가 활용된다.

 

현재 어셔증후군 치료 방법은 없다. 조기 진단으로 재활과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독성 약물이나 소음 노출을 줄이고, 청력 손상 정도에 따라 보청기 착용이나 인공 달팽이관 이식술을 통해 청각 재활을 진행할 수 있다. 균형 감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평형기능 훈련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A 투여가 망막 변성의 진행을 일부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어셔증후군은 듣는 것, 보는 것, 균형을 잡는 것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유전 질환이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겪는 혼란과 절망은 쉽게 말로 다 담을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의학 기술이 발전해, 이 병을 멈출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바랄 뿐이다.

 

 

정순옥 원장

Audiologist(전문 청능사)

대한이비인후과 청각사

벨톤보청기 광명난청센터 부설: 정순옥 난청 연구소

유튜브 채널 〈친절한미녀청능사〉

한국청능사협회 정회원

한국보청기판매자협회 국제이사

한국청각언어재활학회 정회원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대한청각학회 정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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