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피플] 만능 스포츠맨 윤순재 선수, “장애를 넘어 삶과 커뮤니티를 잇다”

  • 등록 2026.04.07 15: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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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사이클·파크골프까지…도전과 희망의 여정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윤순재(33세) 광주 장애인 파크골프 선수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지적장애(자폐· 발달 중복장애)를 극복하며 수영, 사이클 선수에 이어 필드에서 괄목할 성적을 올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즐겨 찾았으며, 중학교 시절 수영에 입문해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고교 시절에는 일반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전자출판기능사 자격증을 최상위권으로 취득했고, ‘2010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역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사례로 주목받았다.

 

 

윤순재 선수의 삶은 장애를 넘어서는 가족애와 도전,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를 보여주는 서사다. 2022년에는 광주 장애인 파크골프 대표로 선발돼 전국대회에 입상했고, 파크골프채 브랜드 ‘K파크로’ 모델로 활동하며 파크골프 대중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전남대학교병원 약제실에서 근무하며 사회 구성원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엄마와 함께한 학교, 가능성을 키운 시간

윤순재 선수는 밝고 활달하다. 인터뷰 내내 웃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주변 분위기까지 환하게 만든다. 그러나 어린 시절은 사뭇 달랐다.

 

“생후 24개월이 지나도록 말을 잘 못했어요. 지체장애와 발달장애가 함께 나타나면서 부모님의 걱정이 컸죠. 제가 이렇게 말 잘하는 수다쟁이가 될 줄은 부모님도 몰랐을걸요.”

 

윤 선수는 부모와 외조부모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공기업 직장을 내려놓고 아들의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매일 함께 등교했다. 주위에서 지적장애인 특수학교를 보내라고 하였으나 그의 어머니는 특수반을 운영하는 일반 중학교를 선택했다. 오전에는 일반 학생들과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특수반 수업에 참여하며 학교 적응을 도왔다.

 

어머니의 헌신으로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고등학교 시절 전자출판기능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작은 성취들이 쌓이면서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커졌다.

 

 

물속에서 찾은 자신감, 수영이 만든 변화

운동과의 첫 인연은 수영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수영선수로 나서 불과 6개월 만에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꾸준한 훈련과 타고난 집중력, 운동능력이 덕분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전국체전에 참가하며 후배 장애인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아버지 윤안석 씨가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 물속에서 적응하던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했습니다. 운동을 통해 인내와 성취감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순재가 모든 일에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20대 중반을 넘어서며 수영 기록 향상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대표가 될 기회를 주고 싶었다.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게 됐다.

 

 

아버지와 달린 길, 사이클이 남긴 인내

그가 선택한 운동은 사이클이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체력을 길렀고, 아버지와 함께 국토대장정에 도전했다. 부자는 긴 여정을 완주했고, 전국자전길 종주에도 성공했다. 아버지와 길 위에서 달린 시간은 그에게 특별한 추억이다.

 

“사이클을 통해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해내는 법을 배웠어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고, 이러한 경험은 지금의 삶에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하면 세상 어떤 어려움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버지 윤안석 씨는 “순재의 끈기와 성실함이 지금 파크골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파크골프, 사람을 잇는 새로운 운동

2021년, 윤 선수는 파크골프를 만났다. 단숨에 파크골프 매력에 빠졌고, 먼저 시작한 아버지의 스코어를 앞질렀다. 이듬해 광주 장애인 파크골프 대표 선수로 선발됐고,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아버지와 라운드를 돌며 얘기하고, 동호인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한다.

 

“파크골프장은 저에게 또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파크골프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져요. 집에서 가깝고, 돈은 거의 들지 않으며, 언제 가도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동반자들이 있으니 꿈에서도 파크골프를 치곤 해요.”

 

 

직장과 운동, 그리고 롤모델의 하루

그는 2017년 전남대학교병원 장애인 채용에 합격하여 약제실에서 하루 4시간 근무하며 약품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 병원에서의 일은 그에게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여가는 운동과 독서, 영화 감상으로 보낸다.

 

최근에는 파크골프채 브랜드 ‘K파크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이자 생활체육 동호인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파크골프 저변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윤안석 씨는 아들의 삶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들 키우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아내도 그렇고요. 순재의 33년은 도전과 응전, 극복과 성취,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순재의 이런 여정이 지적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롤모델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윤순재 선수의 여정은 장애 극복 서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가족과 함께 성장하며,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과 연결되는 삶의 이야기다. 아버지와 함께 걷는 페어웨이는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삶의 길이기도 하다. 그의 도전은 지금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다.

문채형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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