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수로 만나는 세계명화] 모네 〈해돋이〉

  • 등록 2022.09.02 14: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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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은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과 같은 사이즈로 작업한 세계명화 작품 이야기를 전한다.

 

WRITER 이용주

 

모네는 누구인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1926년 노르망디 근교 지베르니에서 86세에 죽었다.


모네는 소년 시절 ‘르 아브르’에서 실외에서의 기초 화법을, 네덜란드 풍경화가 용킨트로부터 빛을 포착하는 법을 배웠다. 19세에 파리로 갔다가 20세 때 군에 입대해 알제리에서 복무했다.

 

22세에 병으로 제대했고, 파리로 돌아와 샤를 글레르 미테서 르누아르, 비지유, 시슬레와 교류했다. 27세에는 사귀던 동시외가 첫아들을 낳았고, 30세에 그녀와 결혼했다.


이어 발발한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전쟁으로 가족을 데리고 런던으로 간 모네는 존 컨스터블과 윌리엄 터너 등의 풍경 화가와 교류하면서 명쾌한 색채 표현법을 익혔다.


모네가 31세가 되던 해 다시 파리로 돌아왔고, 그가 33세 때 미술가들로 조직한 무명예술가협회는 인상주의의 모태가 됐다. 38세 때 아내가 사망했고, 43세에 지베르니로 이사해 그곳에서 평생을 살았다.

 

34세 때 연 그룹전에 〈인상, 해돋이〉를 출품했는데 평론가 루이 르로이가 그 작품을 보고 조롱하는 의미로 ‘인상주의’라고 불렀다. 이후 ‘인상파’라는 이름이 모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
집단에 붙여졌다.

 

그러나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연작을 통해 같은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모네는 46세가 될 때까지 8번의 인상파전시회에서 5번에 걸쳐 많은 작품을 출품해 인상파 대표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인상파’ 호칭의 유래는 조롱

모네의 〈해돋이〉는 1874년 살롱전과 별개로 모네, 르누아르, 드가를 포함한 일군의 화가들이 개최한 ‘앵데팡당전(展)’에 출품한 것이다. 이때 전시한 작품들은 대부분 풍경의 사실적 묘사보다 순간의 느낌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때 모네가 출품한 이 작품은 작업실이 아니라, 건너편 르 아브르 항구가 보이는 창문에서 그린 것이다. 모네는 재빠른 붓질로 새벽에 깨어나고 있는 근대의 도시 르 아브르 항구의 모습을 그렸다. 해 뜨는 순간의 시각적 인상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그린 것이다.

 


순간 포착 vs 붓질 서툰 아마추어
일출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신속하게 그린만큼 바닥의 캔버스 천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얇게 채색했다. 강렬한 주황색으로 태양이 아침 안개를 뚫고 떠오르는 것 같은 효과가 창출됐다.

 

그러나 주위 환경과 같은 밝기인 태양은 실제로는 흑백사진처럼 거의 분간이 되지 않는다. 대상에서 반사된 빛들이 우리의 망막에 포착되는 ‘인상’을 포착한 것이었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붓질조차 서툰 아마추어”라고 비난하며, 자연의 본질은 그리지 못하고 피상적인 ‘인상’만을 그렸다며 조롱하는 의미로 ‘인상파’라 불렀다.


인상파가 연작을 그리는 이유
이후 ‘인상’이란 명칭은 그들의 정체성이 됐고, 모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집단을 인상파라 부르기 시작했다.

 

기존 화가들은 사물에 고유색이 있다고 믿었지만, 모네와 그의 친구들에게 색이란 그저 반사광에 불과했다. 대상의 색상은 빛과 시간,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고, 그 변화를 화폭에 담기 위해 빛에 따라 같은 사물을 여러 번 반복한 연작을 그렸다.


“신의 눈 가진 유일한 인간”
50세 이후부터 하나의 주제로 〈건초더미〉, 〈포플러 나무〉, 〈루앙 대성당〉, 〈수련〉 등 연작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연작을 통해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줬다.

 

그의 눈은 초마다 변하는 빛을 잡았다. 세잔느는 모네에 대해 “신의 눈을 가진 유일한 인간”이라고 표현했다.

 

53세 때 땅을 더 구매하고 연못을 만들어 수련을 심고 다리를 놓았다. 그의 마지막 작품 〈수련〉 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빛을 직접 보며 작업하던 모네의 시력은 점점 쇠퇴했다. 모네는 결국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지만, 붓을 놓지 않았다.

 

 


변하는 빛을 반영하는 혼자수
혼자수는 변하는 빛을 한 화폭에 담으려 노력한 모네의 의도를 완성한 방식이라고 필자는 자부한다. 여태껏 본 칼럼에 실린 작품 사진들은 세계적인 명화를 혼자수로 작업한 것을 촬영한 것들이다.

 

혼자수는 단면적이 둥근 삼각형인 비단실로 수놓아 만드는 작품으로, 이 비단실들은 마치 프리즘처럼 빛을 분산시킨다. 비단에서 우아한 광택과 간혹 무지갯빛마저 볼 수 있는 이유다.

 

혼자수는 이러한 비단실의 특성을 활용한 작업이다. 비단실의 꼬임과 수를 놓은 방향에 의해 빛의 반사 방향을 의도대로 바꿀 수 있다. 혼자수 작품들은 그래서 변하는 빛을 표현하고, 숨겨진 빛을 드러낼 수 있다. 혼자수 작품은 한 작품 속에서 아침과 점심, 저녁의 빛을 모두 담아낸다.

 

이는 지금껏 그 어떠한 회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법이며, 빛의 화려한 춤사위와 시간을 담은 혼자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꼭 있기를 바란다. 혼자수 전시가 시작되기 전 지면을 통해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박준영 기자 jypk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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