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신 칼럼] 생산성, 재정지출, 인플레이션 그리고 변형된 세계화

2024.07.09 16:12:42

경기상황 지수(Current Activity Tracker)는 다양한 통계를 종합해 경기 국면을 판단하는 지표다. 소프트 데이터(심리+경기선행)와 하드 데이터(경기동행), 시장지표를 구성항목으로 설정할 수 있다. 경기상황 지수(CAT) 구성 항목(제조업 경기 전망,소비심리,생산자물가,산업생산,실업률,회사채 스프레드 등)은 정해진 것은 아니다.

 

20년 전에 Cyclical 산업이 급성장할 때는 룩셈브르크철강 생산이 유의미한 글로벌 경기상황 지수 항목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상황 지수 세부 항목 가운데, 최근 상승을 주도하는 항목은 회사채 가격(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이다. 선진국 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비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경기상황 지수는 글로벌 전체를 파악한 것이므로, 국가 간 또는 섹터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WORDS 김주신

 

재정지출 증가와 제조업 재고 보유 능력 확대가 현재 미국 경기확장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향후 미국 경제가 수년간의 확장을 더 지속하고, 다음 침체는 지난 40년간 경험한 것과는 다른 유형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경기침체는 주로 통화 긴축(Fed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 불안(자산 가격 버블 붕괴)으로 발생했다. 미국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작아지면서, 70년 이상 제조업 위축은 경기침체의 원인이 되지 못했다.

중국은 두 개의 측면에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첫째, 가계 소비성향이 낮아(=과잉 저축) 수입을적게 하면서 무역 갈등의 원인이 생긴다. 둘째,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주요 제조업 제품을 대량 생산하면서(=과잉설비) 다른 국가 제조업체 수익을 악화시킨다. 현재 미국의 對中 정책은 중국의 과잉 저축 해소(무역흑자 축소)가 아니라, 공급망 개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수년 뒤에는 미국까지 가세한 과잉 설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투자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급망 개편 관련 투자가 있는 한편,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AI 관련 투자가 있다. 2022년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전 세계 1위로 210위 국가의 지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2023년 미국의 AI 투자금액은 전 세계 1위로 210위 국가의 투자를 합한 것보다 2배 많다. AI가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그 영향은ㅁ 주로 미국에서 나타날 것이다.


또한 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로 전력수요가 증가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Chat GPT는 구글 검색보다 6배~10배 수준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의 혁신이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하면 AI가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에너지 소비가 늘어 관련 비용이 증가한다. 미국은 AI 투자를 주도하며, 에너지(원유/천연가스) 순 수출국에 근접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주요국 가운데 AI의 긍정적 영향은 가장 크고, 부정적 영향은 적다.


2024년 미국 경제의 상황은 과거 기준으로 보면 여러 사례가 섞여 있다. 1990년대 인터넷처럼 지금은 AI가 생산성 개선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美 대선 이후, 바이든 정부의 지출 확대가 지속되거나 트럼프 정부의 복귀로 1980년대와 유사한 감세가 가능한데 모두 재정적자를 편성하는 정책이다. 공급망 개편 관련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반세계화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생산성 향상의 결과 미국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 (Tech 주식 ↑ + 달러 ↑)되거나, 재정지출 확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면 기업들이 단위 비용을 낮추는 것에 투자를 늘리거나 (원자재 ↑ + Tech 주식 ↑),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의 위상에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 (원자재 ↑ + 달러 ↑)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정리하면, 2024년 연초 이후 5월 말까지 흐름이 미국 Tech 주식과 달러, 원자재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6번의 비슷한 연도는 1967년(복지지출 확대와 베트남 전쟁:  인플레이션), 1983년(재정적자 편성과 무역적자: 재정 확대), 1996년과 1999년(인터넷 혁명: 생산성 개선), 2016년(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반세계화), 2021년(바이든 정부 현금 지급: 재정 확대)이 꼽힌다. 미국 위주 성장은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한국의 對美 수출금액은 對中 수출금액에 근접했다. 이제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그룹에 포함된다. GDP 항목을 보면, 소비와 건설투자는 부진하지만 수출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두 차례에 걸쳐 급증했다. 1971년 닉슨 쇼크 이후, 미국의 GDP 대비 소비 비중이 급증하면서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10년간 10%에서 20%로 높아졌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10년간 20%에서 40%로 높아졌다.

 

이후 코로나19 발생 무렵까지 30%로 하락한 수출 비중은 현재 40%로 높아졌다. 2000년대 수출 비중이 높아질 때는 원화 강세가 동반되었으나, 1970년대 수출 비중이 높아질 때 원화는 약세였다. 2018년 이후 한국의 GDP 성장률은 미국에 못 미치므로 원화 약세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원화 약세와 GDP 대비 수출 비중 확대가 미래 한국 경제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김주신 기자 zeil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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