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감액 예산안' 야당 단독 통과...673조3,000억 원 규모

  • 등록 2024.12.11 08: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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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 정부 여당과 합의 못하고 끝내 일방 처리
-정부안보다 4조1,000억 원 줄어
-민주 "정부안에서 0.6%만 줄어들었을 뿐"…최상목 "안타까운 심정"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감액(減額) 예산안’이 10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간 극단적인 정치 대립으로 국가 예산마저 합의하지 못하고 다수당이 일방 처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673조3,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677조4,000억 원에서 4조1,000억원(0.6%)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비상금’인 예비비가 4조8,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 수준으로 깎였다. 국고채 이자 상환 비용 5,000억원, 대통령비서실과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가 전액 삭감됐다.

 

세부 삭감 내역을 보면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82억 5,100만 원 △검찰 특정업무경비 506억 9,100만 원 △검찰 특활비 80억 900만 원 △감사원 특경비 45억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 원 △용산공원 예산 352억 원 등 정치적 성격을 지닌 예산의 감액 조치가 이뤄졌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예비비 2조 4,000억 원과 △혁신성장펀드 238억 원 △원전산업성장펀드 50억 원 △기초연금 급여 500억 원 △아이돌봄 지원 돌봄수당 384억 원 △일경험 지원 46억 원 등 정부 정책 사업 예산도 삭감됐다.

 

정부와 여야는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감액 예산안 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기획재정부는 정부 예비비 1조8,000억 원 등 총 2조1,000억 원을 되살려달라고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했다. 그 대신 민주당이 요구한 증액안 중 이재명 대표의 공약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예산 4,000억 원, 고교 무상교육 예산 3,000억 원 등 총 9,000억 원을 증액하겠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도 감액된 예산 중 1조6,000억 원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요구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3,000억 원을 포함해 총 1조8,000억 원을 증액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 1조 원을 포함해 정부가 요구한 2조1,000억 원 규모에 상응하는 증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 예산 656조6,000억 원보다 16조7,000억 원(2.5%) 늘어난 규모다. 

 

민주당 소속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정부 예산안에서 0.6%를 삭감했을 뿐”이라며 “국민과 기업에 피해가 간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도 "정부는 통과된 예산을 기반으로 민생안전과 대외 불확실성의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산의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민생예산 등의 증액이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는 국가재정법상 정한 재난, 경기침체 등 추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본예산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추경 편성으로 해결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추경 편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도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 지출마저 줄어들 경우 경제에 더 큰 타격이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인 만큼, 감액된 예비비를 어느 정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정부는 내년도 예산 집행이 시작되는 즉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준비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대진 기자 djkim98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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